대우조선해양건설, 재무개선 목표 '궁여지책' 유증 추진 [지배구조 분석]'한국테크놀로지 현금+우즈베키스탄 기업 주식 현물' 출자
김경태 기자공개 2019-10-15 14:12:5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4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테크놀로지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재무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현금을 출자하는 것뿐 아니라 해외법인을 넘기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전액 현금을 납입하기는 어려워 시장가치가 있는 주식을 현물출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이번 조치로 부채비율 하락 등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한국테크놀로지 현금+우즈베키스탄 기업 주식 현물' 출자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이달 11일 이사회를 열고 유증을 결의했다. 액면가 5000원의 새로운 보통주 300만주를 발행한다. 총금액은 150억원이다. 납입일은 올해 12월 20일이며 그다음 날 신주권교부가 이뤄진다. 유증 후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보통주는 424만9975주, 종류주는 6만2500주가 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건설은 김용빈 회장이 이끄는 한국테크놀로지가 지배하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인베스트먼트뱅크(옛 DSC밸류하이1호)를 통해 대우조선해양건설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유증에 한국인베스트먼트뱅크를 내세우지 않고 한국테크놀로지가 직접 나선다. 총금액 중 43억원을 현금으로 납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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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만한 부분은 한국테크놀로지가 대부분의 유증 자금을 해외법인 현물출자로 마련한다는 점이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총 유증금액 150억원 중 107억원을 우즈베키스탄에 소재한 욜레프트렌스(YO'LREFTRANS)의 주식 720만924주(32.9%)를 현물출자하는 방안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테크놀로지는 신한은행 등과 함께 2008년 욜레프트렌스 지분 47%를 인수했다. 해당 기업은 우즈베키스탄의 국영 냉장 철도 운송회사다. 우즈베키스탄 측에서 지분 50%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는 올해 들어 욜레프트렌스의 주식 매각을 추진하려 했지만, 현지의 문제 등으로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다.
그 후 한국테크놀로지는 이달 4일 관계사로 알려진 글로벌익스프레스가 보유하고 있던 욜레프트렌스 주식 720만924주(32.9%)를 넘겨받았다. 한국테크놀로지는 글로벌익스프레스에 대해 기타투자자산 88억원, 선급금 10억원, 대여금 30억원 등의 채권이 있었다. 이 채권에 대한 대물변제 계약을 통해 욜레프트렌스의 주식을 받았다. 회계법인 오현의 정형호 회계사가 평가한 양수도가격은 107억원이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욜레프트렌스의 지분을 넘겨받자마자 대우조선해양건설에 넘기게 됐다. 한국테크놀로지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지배력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실탄이 모라자 '궁여지책'으로 진행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측면이 있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는 "산업은행 채권단과 올해 연말에 부채비율 목표한 것이 있는데 그것을 맞춰야 한다"며 "올해 영업이익이 당초 계획보다 안 나와 부채비율을 맞추기 힘들어 최대주주 측 관계사에 출자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테크놀로지가 당장 현금으로 유증을 할 수는 없다고 했고, 시장가치가 있는 지분과 현금을 합쳐 유증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변화·부채비율 하락 전망
한국테크놀로지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유증에 직접 참여하고, 해외법인을 현물출자하면서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게 됐다. 기존에는 한국테크놀로지가 지분을 보유한 한국인베스트먼트뱅크가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지배했다. 이번 유증이 완료되면 한국테크놀로지가 한국인베스트먼트뱅크와 함께 공동으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변하게 된다.
욜레프트렌스의 지분을 현물출자하면서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거느린 법인도 늘어나게 됐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애초 자회사가 없었다. 그러다 한국테크놀로지가 인수한 작년에 삼수개발과 엘크루에너지용인을 종속사로 만들었다. 삼수개발은 1980년대 탄생한 소규모 법인인데 지분 51%를 취득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엘크루용인에너지는 에너지사업을 위해 직접 설립한 곳으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유증 납입일(12월 20일)이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올해 연말 부채비율은 하락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역시 재무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적자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58억원을 기록했고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원인이 됐다. 이번에 현물출자로 지분을 받게되는 욜레프트렌스 역시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반기 손실 규모에 따라 유증으로 인한 재무개선 효과가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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