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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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확 달라진 중견건설사들…존재감 부각 [건설리포트]반도그룹, 한진칼 주식 과감한 매집…호반·중흥그룹 등 영역확장 사례 늘어

김경태 기자공개 2019-10-16 09:24:58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5일 07: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그룹이 한진칼의 지분을 갑작스럽게 매집해 주요 주주로 올라서면서 최근 중견건설사들의 보폭 확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그룹처럼 2010년대 주택자체개발사업을 통해 급격하게 성장한 호반그룹과 중흥그룹은 이미 인수합병(M&A)과 외부 지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도그룹 역시 현금을 넉넉히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사업다각화와 투자 차원에서 과감한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반도그룹, 침묵 깨고 존재감 과시…호반·중흥 '데자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국내 부동산경기는 침체됐다. 건설 및 부동산디벨로퍼업계에 따르면 2010년대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공급하는 택지가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중견건설사들은 기회를 포착하고 공공택지를 매입한 후 직접 공사하는 자체개발사업을 펼쳤고 분양이 이뤄지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건설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이 시기 두각을 드러낸 중견 건설사로는 호반건설과 중흥건설, 반도건설 등이 있다. 급격히 몸집을 불리면서 주택건설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분양하는 건마다 흥행했고, 실적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곳간에 현금은 쌓여갔다.

이들은 준대기업집단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채워지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 주택자체개발사업만 하다 보니 사업구조가 지나치게 단순했고 부동산 위기가 올 때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컸다.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또 지방에서 올라왔고 갑작스럽게 컸다는 기존 재계의 시선도 넘어야했다.

이 중 가장 먼저 적극적인 M&A·외부투자에 나선 곳은 호반그룹이다. 호반그룹은 2001년 스카이밸리 컨트리클럽(CC), 2010년 미국 하와이 와이켈레CC, 2011년 KBC광주방송을 차례로 인수했다. 하지만 시장의 큰 이목을 받았던 투자는 아니었다.

호반그룹의 존재가 시장과 일반에 각인됐던 때는 2014년이다. 같은 해 11월 금호산업의 지분 5% 이상을 매집하고 인수를 추진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호반그룹은 금호산업 인수전을 완주하면서 의지를 보여줬다. 그 후에도 크고 작은 M&A에 모습을 드러냈고, 대우건설 인수전에도 참여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중흥그룹은 호반그룹만큼 많은 M&A를 하지는 않았지만, 언론사업에 관심을 쏟았다. 2017년 호남 지역신문인 남도일보를 인수했다. 서울신문과 '이코노미서울'이란 전국 경제지 창간을 추진했지만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다 올해 5월 홍정욱 전 회장이 이끌던 헤럴드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중앙 언론에 진출하게 됐다.

반도그룹은 권홍사 회장이 1980년 창업한 후 주택 외길을 걸었다. 일부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골프장을 운영하기는 하지만 본업인 주택사업에 집중했다. 그러다 침묵을 깨고, 이슈가 불거지는 곳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호반그룹과 중흥그룹보다는 비교적 늦게 시장의 이목을 끌었지만 이번에 존재감을 한껏 과시하게 됐다.

M&A업계 관계자는 "반도그룹이 한진칼을 지분을 매입하는데 3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때문에 우발적이고 갑작스러운 투자로 보기는 힘들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들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그룹은 경영권 분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고, 단순 투자 목적으로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했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실제 물밑에서 진행되는 상황이 어떻든 간에 한진그룹과 강성부 펀드(KCGI), 둘 중 어느 한쪽의 편이라고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은 반도그룹의 행보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미그룹 덩달아 주목

재계에서는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 매집을 시발점으로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영역 확장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반도그룹의 지주사인 반도홀딩스의 작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19억원이다. 이 외 계열사 퍼시픽산업이 726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등 실탄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반도그룹이 과감한 행보를 보이면서 우미그룹도 덩달아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 2010년대 급격하게 성장한 중견건설사 4인방에는 호반·중흥·반도그룹 외에 우미그룹이 포함된다. 우미그룹 역시 주력사 우미건설과 계열사들을 내세워 주택자체개발사업을 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M&A나 외부 투자에 거의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오너 2세인 이석준 사장이 외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본업인 건설업을 더 잘하기 위한 행보다. 그는 최근 프롭테크(proptech: property+technology)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국내 프롭테크포럼 출범부터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고, 이 사장은 포럼 이사를 맡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 등 신진사업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어 외부 지분 투자나 M&A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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