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도 '혹한기'…부정적 전망 '우세' [Market Watch]투자등급도 하향 압력 확대…연말 추가 액션 가능성 제기
임효정 기자공개 2019-10-18 15:15:1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6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의 신용도가 혹한기를 맞고 있다. 등급 방향성을 나타내는 상하향배율(등급상향개수/하향개수)이 1배를 밑돌고 있다. 이는 등급이 상향된 기업보다 하향된 곳이 많다는 의미다.하향기조는 BBB급 이상인 투자등급에서 더 뚜렷하다. 지난해 2배 수준이었던 등급 상하향배율은 평균 1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신용주기상 침체기를 지난 후 조정단계에 접어든 것을 감안하면 연말에 이어 내년 초까지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다는 게 크레딧 업계의 중론이다.
◇신평 3사, 등급 상하향배율 1배 밑돌아
국내 기업의 신용도 방향성은 연말로 갈수록 하향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신평사 3곳의 등급 상하향배율(선순위 무보증사채 기준)은 올 8월말 기준 평균 0.73배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기업에 우호적으로 평가한 곳으로 꼽히는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의 관련 지표가 크게 낮아지면서 전체 평균을 끌어 내렸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신평과 나신평의 등급 상하향배율은 각각 1.71배, 1.31배였다. 등급 하향에 비해 상향이 높았던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방향성을 바꿨다. 두 신평사의 해당 지표는 각각 0.89배, 0.83배로 1배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한국기업평가도 0.88배에서 0.47배로 줄었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전체 등급군의 상하향배율은 지난 2015년 저점을 기록한 이후 상승했지만 올해 2분기 들어 하락우위 강도가 심화됐다"며 "'침체→조정→회복→확장'의 신용주기에서 현재는 조정기로 산업 전반적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저하 추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등급 하향기조는 투자등급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2배를 웃돌았던 투자등급 상하향배율은 1배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BBB급 미만 투기등급이 전체 상하향배율을 끌어내렸다면 올해에는 오히려 BBB급 이상 투자등급의 방향성이 더 위태로운 형국이다.
지난해 2.2배였던 한신평의 투자등급 상하향배율은 올 8월말 기준 0.88배로 하락했다. 이는 투기등급을 포함한 전체 등급의 상하향배율(0.89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기평의 투자등급 기준 해당 지표도 같은 기간 1.75배에서 0.62배로 하락했다. 나신평의 경우 1.11배로 유일하게 등급 상향 비중이 높았지만 지난해말 2.83배였던 것을 감안하면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부정적 아웃룩 건수도 일제히 증가
그렇다고 등급 조정이 마무리된 건 아니다. 향후 등급 하향 액션 가능성도 높은 수준이다. 올 3분기까지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의 부정적 전망 비중이 눈에 띄게 늘면서 신용등급 하방 압력은 더욱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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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의 경우 지난 5년간 집계한 수치 가운데 가장 많은 부정적 아웃룩을 부여하고 있다. 한신평이 부정적 아웃룩을 부여한 기업 수(9월5일 기준)는 총 31곳이다. 지난 2014년 30곳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나신평도 23곳 기업에 부정적 아웃룩을 부여한 상태다. 지난해 15곳에 비하면 크게 증가했다.
등급 하향 기조가 내수업종으로 확대되면서 부정적 아웃룩을 받아든 기업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롯데와 CJ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이마트, 하이트진로, 해태 등이 부정적 전망을 달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해 경기방어산업의 등급 안정성도 취약해진 상태"라며 "부정적 아웃룩을 받은 기업의 분포를 보면 AA급우량 신용도를 가진 기업의 등급하향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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