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공전의 히트' 양매도 ETN 비즈니스 '답보상태' 수익률 악화·DLF 사태 '이중고'…단일상품판매 관행 지속, 여전한 리스크

최필우 기자공개 2019-10-21 08:20:4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7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상장된 대다수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이 올들어 추가 발행 없이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수익률이 악화된 데다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로 파생상품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업계에서는 포트폴리오 영업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양매도 ETN이 위축되면서 단일상품 판매 관행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절세·환금성' 장점 불구 수익률 악화에 발길 '뚝'

최근 ETN 사업자들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핵심 상품인 양매도 ETN이 추가 발행 없이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사업자별 양매도 ETN 누적 발행규모 추이를 보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이 올들어 추가 발행이 없었다. 하나금융투자의 '하나 코스피 변동성추세 추종 양매도 ETN' 정도가 지난 3월 500억원을 추가 발행해 누적 25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과 달리 ETN은 발행량이 판매량을 의미하지 않는다. ETN은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기 때문에 발행 후 사업자가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맡는다. 추가 발행 후에도 투자자 매도가 늘면 이를 LP가 매수해야 한다. 발행 정체가 장기간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현재 투자자가 아닌 LP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매도2
*출처:한국거래소

수익률 악화가 투자자 발길이 끊어진 대표적 요인이다. theWM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의 6개월 수익률은 -1.62%다.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코스피200이 같은 기간 5% 가량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심한 부진으로 보기 어렵지만 전년도에 미치지 못한다. 변동성 확대로 프리미엄 수익이 추가된 작년과 달리 올해는 코스피200이 간헐적으로 상승 또는 하락하고 있어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선진국금리 DLF에서 대거 손실이 발생하면서 양매도 ETN도 타격을 입었다. 양매도ETN 주력 판매사는 은행권이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한국투자증권 상품을, KB국민은행이 삼성증권 상품을 특정금전신탁에 편입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시중은행이 판매한 DLF에서 손실이 나면서 파생상품 판매에 힘을 싣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이에 다른 판매사도 소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파생상품 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양매도 ETN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대중적인 파생상품인 ELS의 경우 조기상환이 지연되면 일정 기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없고, 예상치 못한 시점에 환매될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된다. 양매도 ETN은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해 ELS와 함께 투자하면 절세와 유동성 측면에서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 동시에 특정 파생상품 의존도를 낮추는 게 가능하다.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부진하더라도 파생 포트폴리오 중 하나의 상품으로 활용될 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일상품 판매 지속시 리스크 여전할 것"

시중은행이 지난해 양매도 ETN 편입 특정금전신탁 판매에 열을 올린 건 지나치게 높은 ELS 투자 비중을 줄이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HSECI)가 급락할 때마다 ELS 손실 또는 조기상환 우려가 불거지는 만큼 다양한 구조와 기초자산을 활용하자는 취지였다.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F가 리테일 고객에게 소개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DLF 손실 사태로 파생상품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면서 포트폴리오 영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현재 파생상품 판매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향후 투자 심리가 회복된다고 해도 낯선 상품에 대한 거부감 탓에 단일 파생상품 판매 관행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대외 불확실성이 축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DLF 손실 사태와 유사한 위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파생상품에 대한 공포심이 확산되면서 업계에서 추진하던 포트폴리오 영업에 제동이 걸렸다"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려면 상품개발자와 판매사가 단일상품 판매로 수수료수익을 쌓는 관행에서 벗어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