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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1조 유동화 3개월 만에 가능했던 배경은 롯데리츠가 연 부동산 흥행 기류 탑승…KB증권·마스턴운용 협업 눈길

이충희 기자공개 2019-10-21 14:05: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8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자산규모 1조원에 달하는 점포 매각을 3개월만에 속전속결로 끝낼 태세다. 최근 임대수익률이 확약된 부동산 상품에 대해 기관 투심이 살아나면서 유동화 전략도 예상보다 쉬운 마침표를 찍게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국 13개 점포를 묶어 마스턴투자운용 부동산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총 매각액은 9525억원 규모다. 다음달 1일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될 예정이다.

이마트와 KB증권은 올 8월 중순 점포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투자자 물색에 나서왔다. SPA 체결이 성사되면 단 3개월이 안되는 짧은 시간 만에 부동산 매각이 완료되는 것이다. 앞서 홈플러스와 롯데쇼핑이 리츠 설립을 통해 상당기간 자산 매각 과정을 겪었던 것과 차이가 크다.

앞선 두 유통 공룡은 리츠 전문 운용사 설립, 상장 주관 증권사 선정, 상장 청구 등을 거치면서 최소 1년여 시간을 두고 부동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는 기관 수요 예측 흥행에 실패하며 결국 리츠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마트가 짧은 시간 만에 부동산 매각을 완성할 수 있었던 건 기관들의 투심이 살아난 데 큰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롯데리츠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롯데리츠는 이달 초 끝난 상장 전 기관 수요예측에서 358대1 경쟁률을 이끌어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사모펀드의 연 확약 수익률은 6%대로 알려졌는데 이는 시중 예금 금리 대비 3배는 높은 수준"이라며 "롯데리츠를 통해 투심이 유통 부동산 상품에 경쟁적으로 유입된 게 긍정적 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번 매각 점포를 세일즈앤리스백(sales&leaseback) 형태로 10년 간 책임임대 한다는 점, 13개 점포 중 대부분을 서울 수도권 소재 알짜 매장으로 구성했다는 점은 투자 매력을 한층 더 올려 놨다. 아울러 사모펀드가 만기 7년 뒤 다시 자산을 매각할 수 있는 방식의 옵션을 부여 받은 것도 투심을 자극한 요인이 됐다.

매각 주관사로 딜에 깊숙히 참여한 KB증권과의 협업도 빛났다. KB증권은 이마트가 점포 유동화 전략을 고려하기 시작한 올 상반기부터 세부 전략을 제시해 주관사 지위를 따냈다. 최근 전체 부동산 펀드 업계에서 다양한 딜을 완수해내며 강자로 떠오른 마스턴투자운용을 내세우고, 투자자(LP)들까지 직접 끌어오는 열의를 다한 끝에 딜을 조기 종료하게 됐다.

마스턴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기준 전체 펀드 운용 규모를 9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린 곳이다. 최근 1년 사이 규모가 약 6000억원 급증하는 등 최근 부동산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력과 펀드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최근 공모 운용사 전환을 신청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마트가 경쟁사와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강박 탓에 사모펀드 협업을 선호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쇼핑의 롯데리츠를 통한 자산 매각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라이벌과 똑같은 절차를 밟는다는 건 내부에서 환영 받지 못했다.

이마트가 1조원 자금을 조달하면서 경쟁사 대비 빠른 결과지를 받아들었다는 호평이 나온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사모펀드의 확장성이 리츠 대비 낮다는데 주목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이번 리츠 상장이 마무리되면 향후 다른 부동산 자산을 순차적으로 매각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 리츠는 상장 뒤에도 다양한 부동산 자산을 편입하거나 매각하는데 용이하다"면서 "롯데쇼핑은 앞으로도 롯데리츠를 활용해 부동산 매각을 쉽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마트가 다른 부동산을 추가 매각하기 위해서는 다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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