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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기계, '외형 축소·수익성 악화' 이중고 2016년 적자전환 후 어려움 지속…5년째 제품 가격 동결

김성진 기자공개 2019-10-22 12:05:55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8일 1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대 초반 전성기를 구가하던 화천기계가 국내 제조업 경기 침체 탓에 지속적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매출 감소에 더해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하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제품 가격이 5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수출과 내수 판매가 모두 부진한 데 따른 결과다.

화천기계는 국내 가장 오래된 공작기계업체인 화천기공의 관계회사로 지난 1975년 설립됐다. 범용선반, 범용밀링, 중대형 수치제어반(CNC) 선반 등 대형 공작기계를 직접 생산·판매하는 동시에 최대주주인 화천기공으로부터 상품을 공급 받아 내수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매출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난 2010년부터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실린더블럭 등 자동차부품도 생산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연간 1조원 생산시대를 연 화천기계는 201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이어갔다. 세계경기 침체라는 악재가 있었으나 IT 관련 산업, 자동차 부품, 금형 등 공작기계 수요업종의 경기가 상승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2011년에는 매출액 3000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올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곧바로 실적이 꺾이며 부진이 시작됐다. 2016년 매출액은 26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12.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24.9% 줄어들었다. 이후 실적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2015년 매출규모는 2300억원으로 2011년 3000억원과 비교해 21.7%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70억원에서 37억원으로 78%나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5.8%에서 1.6%로 4.2% 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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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위기는 2016년에 닥쳤다.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매출규모가 2000억원을 밑돌았으며 3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2017년 다시 매출액 2000억원 턱걸이에 성공하며 흑자전환하긴 했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3억원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8년 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또다시 적자를 냈다. 화천기계는 올 상반기 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악화 주요 원인으로는 제조업 경기 침체가 꼽힌다. 공작기계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마더머신·Mother Machine)'라 불리며 제조업 경기에 따라 수요가 증감하는 경향을 보인다.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 규모를 늘리면 수요가 늘고 반대로 업황 불황으로 투자가 줄어들면 수요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공작기계 업체들은 경기가 나빠지면 선행적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경기가 좋아지면 후행적으로 실적이 개선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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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제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화천기계 실적과 다소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BSI는 경기 변화와 예측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을 설문조사를 통해 정량화한 지표다. 100을 웃돌면 경기호전이 예상되고 100을 밑돌면 경기 악화가 예상된다는 의미다. 2010년대 초반 한 때 110을 넘어섰던 BSI는 2012년 후반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올 2분기 88을 기록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제품 가격이 동결된 것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화천기계 사업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범용공작기계의 경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내수는 3311만9000원, 수출은 3223만4000원을 유지하다 지난해 각각 252만7000원, 245만9000원 인상했다. CNC공작기계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내수와 수출 각각 1억6943만4000원, 1억5210만3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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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가격 동결은 현금창출력을 악화시켰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에비타(EBITDA)는 2011년 실적이 가장 좋았을 때 190억원을 기록했으나 2014년 100억원 이하로 감소했고 이후 실적 악화가 지속되며 지난해 12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화천기계 관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는 제조업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며 최근 몇 년 사이에 특별한 이슈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실적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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