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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우리아메리카, 선제적 AML 대응 '호실적 기반'②막대한 IT 투자, 자금세탁방지 방화벽 역할...미 금융당국 신뢰 up

뉴욕(미국)=김현정 기자/ 손현지 기자공개 2019-10-23 09:30:00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1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의 미국 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미국의 엄격한 자금세탁방지(AML: Anti-Money Laundering)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최근 규제 비용을 일정 수준 이하로 수렴시키는 데 성공했다. 우리은행 해외사업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우리소다라은행 다음으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게 한 중요한 배경이다.

우리은행 미국법인은 올 상반기 국내 다른 한국계 은행들이 AML 관련 판관비가 증가한 탓에 부진한 성과를 낸 것과 비교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했다. 올 상반기 1003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났다.

김홍구 우리아메리카은행장은 "한국 본사에서도 오래 전부터 컴플라이언스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말라는 방침"이라며 "도구가 필요하면 도구를 운용할 인력도 있어야 한다는 데도 경영진의 선견지명이 있어 미 금융당국의 요청사항을 미리부터 준비했던 편"이라고 말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
*사진설명 :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 있는 우리은행 미국법인과 우리은행 맨해튼 지점.

미국에서 은행업을 지속하려면 미국 금융당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비해놓아야 한다.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및 미국 제재법규 모니터링 시스템 최적화 비용, 현지 관련 IT전문업체 비용, 미국 감독당국 검사 대응을 위한 컨설팅 비용 등 관련 비용 금액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이르지만 이를 만들어내야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미국 시장에서 AML 이슈가 중요한 리스크가 될 것을 미리 감지한 덕에 이를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법인의 IT 시스템도 많이 정교화됐다.

김 법인장은 "전산에서 이상거래를 걸러줘야 하기 때문에 IT 분야는 자금세탁방지 부문과 굉장히 연관이 많다"며 "미국 금융시장에서 IT는 AML 및 컴플라이언스에 충실히 대응하기 위한 방화벽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뉴욕 금융감독청(DFS)은 전산을 통해 은행을 스쳐지나가는 자금들이 적절히 컨트롤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미 금융당국은 거래가 일어나는 해당 은행의 거래처의 5% 지분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가 이란 등 제재국가의 국적을 갖고 있는지까지 은행이 통제하길 원한다. 사실상 수기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업무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부분을 전산화하지 않으면 영업이 감당이 되지 않는다.

취재 기간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계정계 시스템 가운데 메인센터가 막 뉴저지 이전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계정계 시스템은 매일 들어오는 거래(transaction)를 처리하는 서버를 말하는데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메인센터를 '파이저브(Fiserv)'라는 로컬 전산관리 전문업체로 이전해 전문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는 미 금융당국의 신뢰 측면에서도 큰 이점이 있다. 조용권 우리아메리카은행 경영지원본부 수석본부장은 "파이저브에 IT 시스템 관리를 맡기는 은행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현지 감독기관도 파이저브의 전산시스템 관리 메뉴얼을 훤히 잘 숙지하고 있다"며 "미 금융당국의 신뢰 측면에서도 외주가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이밖에 '패트리어트 프로그램'이라는 전산 시스템을 통해 AML 부문에서 이중 방화벽을 치고 있었다. 파이저브의 계정계 시스템에 들어오는 거래 가운데 이상 거래를 한번 더 걸러내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면 생전 폴란드에서 돈을 쓴 일이 없는 사람인데 폴란드에서 이 사람의 이름으로 거액의 자금이 나갔다는 거래가 감지되면 경보를 띄우는 것이다. 파이저브의 시스템과 페트리어트 시스템의 결과물을 맞춰보는 대사팀도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마잘'라는 현지 전문기관으로부터 전산 시스템의 기능과 효과성에 대한 검증(validaion)도 따로 받고 있다. 마잘은 우리은행 미국법인이 혐의거래 또는 규정 위반사항과 관련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업데이트 등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는지 등을 평가해 보고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아메리카은행 사무실.
*사진설명 : 우리아메리카은행 사무실 내 AML부서 인력들이 일하는 모습.

덕분에 AML과 관련해 우리은행 미국법인에 대한 미 금융당국의 평가도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올해 1월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뉴욕 금융감독청(DFS)으로부터 종합검사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부문검사 외 정기검사는 매해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내년 1월에도 검사 일정이 잡혀있다.

김 법인장은 "미 감독당국의 규정에 맞춰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지적사항에 대한 개선 정도가 어디까지 왔는지 체크하고 있다"며 "컴플라이언스와 관련한 경영진의 지식과 전문성, 의지가 중요한 만큼 직접 면밀하게 관리·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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