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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협력사 투자 성적표]국내 첫 지재권 전문기업 ID, 지속된 부실에 '허덕'삼성전자도 출자한 정부 주도 특허획득 전문회사, 누적손실 탓 454억 무상감자

김슬기 기자공개 2019-10-22 08:09:41

[편집자주]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대기업과 협력사간 공동 연구를 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만드는 것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나아가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를 하면서 관계를 더 공고하게 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한 사례를 통해 상생 모델의 성적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1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초 지적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 전문회사인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ID·Intellectual Discovery)는 2010년 정부주도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내로라할만한 기업들이 당시 공동출자했다. ID는 IP 매입과 거래·라이센싱, 분쟁 지원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자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엄밀히 보면 당시 기업들의 ID 출자가 협력사 투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 국내 최초의 IP 전문회사를 만드는데 기여를 했다는 의미가 더 짙다. 다만 ID 수익이 곧 출자기업들의 실익으로 반영되고 있다. ID는 2010년 설립 후 누적적자만 400억원에 달해 출자기업들의 ID 장부가액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1일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보유한 ID의 지분은 35만7000주다. 지분율로는 15.7%다. 해당 기업의 장부가액은 19억22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1년 5월 최초취득금액은 50억원이었으나 그해말 취득가액은 100억원으로 기재됐다. 2011년말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따지면 지분가치는 5분의 1수준으로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2년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장부가액을 89억1800만원으로 조정했다. 2013년에는 장부가액 재평가를 통해 52억4100만원까지 낮췄다. 2017년까지 해당 장부가액을 유지하다가 2018년에 무상감자와 평가 등을 반영해 장부가액을 현 수준인 19억2200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각 회사의 반기보고서 등을 통해 명시된 출자내역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외에도 다수의 기업이 ID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 8.81%(최초취득금액 50억원), SK하이닉스 7.05%(40억원), LG전자 6%(31억원), 현대자동차 5.29%(30억원), 기아자동차 5.37%(20억원), SK텔레콤 4%(20억원), SK이노베이션 3.52%(20억원), KT 2.57%(42억원), LG이노텍 0.7%(4억원), 삼성SDI 0.32%(2억5000만원) 등이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SDI는 최초취득금액과 현재 장부가액을 동일하게 기재했고 나머지 기업들은 장부가액을 하향 조정했다.

ID 지분

장부가액 하향조정의 가장 큰 이유는 ID의 실적부진을 꼽을 수 있다. ID 설립 초기 자본금은 5억원 선이었으나 대기업 등이 출자하면서 자본금이 400억원대로 확대됐다. 2013년 7월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KIAT이 신주를 인주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자본금 역시 567억원대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실적악화로 인해 2018년 무상감자를 단행하면서 자본금이 113억원까지 떨어졌다. 소각된 자본금은 454억원이었다.

ID는 영업수익에 비해서 영업비용이 큰 구조로 사업이 이뤄졌다. ID는 특허관리 전문기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초기 특허권을 확보하는데 비용이 발생한다. IP풀을 확보해 기업에 제공해 수익을 올리는 사업을 하고 있으나 비용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2011년 영업수익은 0원이었으나 영업비용만 47억원이 들었고 당기순손실이 6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에는 영업수익 9억원, 영업비용 77억원으로 영업손실이 68억원이었다. 2013년 영업손실폭은 92억원, 2014년 59억원, 2015년 68억원, 2016년 18억원이었다. 2017년 처음으로 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2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2011~2018년 누적 영업손실은 366억원이었고, 누적 순손실 규모는 448억원이었다.

ID 재무현황

최근에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설립 이후 ID가 매입한 특허는 6248건이었다. 이 중 권리기간이 지나 권리행사가 불가능한 소멸특허가 1567건, 특허가치가 없어서 유지비용 등의 문제로 특허를 포기한 클랜징 특허가 1944건이었다. 매각한 특허는 752건이었다. 전체 매입한 특허 중 활용한 특허는 1851건(매각 특허 포함)이었다. 부진한 활동을 근거로 ID가 방만 경영을 해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정부 주도로 대기업들의 출자가 이뤄졌으나 제대로 된 경영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주주로 있는 대기업들은 지난해 9월 결손금보전 목적으로 보통주와 우선주 자본금 각각 298억원, 156억원을 소각하는 무상감자에 동의했다. 기업들의 지분 매각 역시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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