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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보폭 넓히는 교직원공제회 '눈길' 안정성 보다 수익률…에쿼티 비중 확대 기조

김혜란 기자/ 김병윤 기자공개 2019-11-01 15:33:31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1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대출이 아닌 지분(에쿼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글로벌 대체투자 분야 옥석 가리기에 대한 자신감이 과감한 베팅의 바탕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는 북미 지역 대체투자자산을 연달아 인수하며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미국 명문대학교 기숙사와 하와이주 유명 관광지에 있는 호텔을 잇달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직원공제회는 한국투자증권과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이 미국과 영국의 명문대학교 인근 민자기숙사 다섯 곳을 약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에서 에쿼티로 85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이번 딜의 전체 지분 투자 규모는 약 1350억원, 나머지는 대출로 자금을 조달했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이 전체 지분 투자를 한 뒤 850억원가량을 교직원공제회에 주식양수도 방식으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교직원공제회는 전체 지분 투자금액의 63%가량을 투자한 셈이다.

정확한 매입 대상은 미국 미시간대 앤아버캠퍼스와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근처에 있는 기숙사 각각 두 곳, 플로리다주립대 탤러해시캠퍼스 인근 기숙사 한 곳이다. 이들 기숙사 다섯 곳에는 1600명이 입주할 수 있다.

민자기숙사는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아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미국과 유럽 지역의 대학교 기숙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도 해당 기숙사 수요가 앞으로도 탄탄할 것이라고 보고 에쿼티 투자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미국 하와이에 있는 호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와이키키(holiday inn express waikiki)을 인수했는데, 에쿼티 금액의 절반을 책임져 지분 50%를 확보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호텔 인수 금액 약 2억550만달러(약 2400억원) 가운데 지분 투자 규모는 7350만달러(약 858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교직원공제회는 약 3680만달러(약 430억원)을 에쿼티로 투자했다.

앞선 두 투자 사례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교직원공제회가 대출 형태의 투자 뿐만 아니라 지분 투자 비중을 상당히 높게 가져갔다는 점이다. 원금 회수와 이자 수입 확보를 노리는 대출 투자에 비해 지분 투자는 배당 등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지분 투자자는 디폴트(채무불이행) 발생시 변제순위가 대출보다 후순위에 있다. 공제회는 특히 투자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만큼 지분 투자에 나서려면 수익성과 안전성이 모두 담보되는 자산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국내에 마땅한 투자처가 줄어들면서 해외 대체투자 확대는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대세처럼 자리 잡았지만 아직까지는 공제회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지분 대비 변제순위가 우위에 있는 대출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교직원공제회처럼 대체투자 전문 인력과 확실한 리스크 관리 역량, 노하우가 있다면 수익률 제고를 위해 지분 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 대해 대체투자 업계에선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교직원공제회는 안전한 대출 위주로 투자하려는 관성이 있었지만 최근엔 에쿼티 투자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금리가 오르기 시작할 때는 대출 투자가 좋아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자자산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쿼티 투자 중심으로 운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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