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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를 움직이는 사람들]'신사업 전문가' 김준, 석유·화학 미래 그린다⑨32년 근속 정통 SK맨, 전략기획통

최은진 기자공개 2019-11-06 13:19:18

[편집자주]

재계 서열 3위에 이름을 올리는 SK그룹은 빠르게 몸집을 키우며 선두권 경쟁 대그룹을 압도하는 성장을 이루고 있다. 섬유사업에서 시작해 석유화학·텔레콤·반도체 등 전혀 다른 영역에 과감하게 도전한 결과다. 상위권 대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등 독특한 의사결정기구를 마련하며 효율적이고도 투명한 경영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벨은 SK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조직과 인물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1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통한 성격에 재치있는 말솜씨, 직접 현장을 누비는 적극성'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사진)을 잘 아는 이들은 그를 '유쾌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유려한 언변, 타고난 유머감각을 갖고 있다고 전해진다.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에 오른지 3년이 됐지만 여전히 직접 해외 바이어(buyer)들을 상대하며 때로는 대화로, 때로는 술잔을 부딪히며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고 있다. 이런 그의 적극적이고도 외향적인 성향 덕에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줄곧 그룹 내 의전서열 상위권을 유지했던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자리를 꿰찬 배경에는 김 사장이 가지고 있는 추진력과 전략가적 기질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2차전지 사업을 그룹 핵심 동력으로 강드라이브 걸고 있는 데 따라 그의 신사업 추진 및 전략기획 능력과 경험이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수펙스커뮤니케이션위원장 겸직…2차전지 추진 적임자 평가

김준
김 사장은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계열사 대표이사와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3인 가운데 한사람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17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로 발탁되면서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도 맡게 됐다. 첫 보직은 그룹 에너지 사업 관련 총괄협의기구인 에너지·화학위원회 위원장이었다. 그러나 1년만인 지난해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으로 이동했다.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SK그룹의 대관 및 홍보 업무를 담당한다.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산하에는 PR팀(홍보)과 CR팀(대관)이 있다. 정부의 정책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우고 특정 이슈에 대한 언론·미디어 홍보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그룹을 둘러싼 전반적인 대외 홍보는 물론 각종 규제 및 정책 등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셈이다. 이에 소속된 계열사는 그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SK㈜·SK케미칼·SKC·SK에너지·SK루브리컨츠·SK건설·SK가스가 있다.

김 사장은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함 외에도 그룹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상당하다. SK그룹을 사실상 재계 상위권 반열에 올린 정유 및 석유화학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에 오른건 지난 2017년이다. SK에너지 대표이사를 맡던 당시유가 하락의 여파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턴어라운드 시킨 공을 인정받아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의 후임으로 발탁됐다.

김 사장은 신사업을 지휘하는 추진력과 전략수립 역량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호탕한 성격과 30여년간 SK그룹에 몸담으며 쌓은 신뢰 및 네트워크 그리고 주요 임원진들과의 친밀감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김 사장은 최태원 회장은 물론 오랫동안 최 부회장과도 손발을 맞추었다.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 내부적으로 항상 딥체인지(Deep Change)를 강조하며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그는 SK이노베이션 내 직속 조직으로 신사업 발굴만 전담하는 팀을 따로 두고 있다. 이들 팀원들은 회사에 상주하는 것이 아닌 미국 실리콘밸리 등 해외 각지를 돌아다니며 성장 동력이 될만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아 다닌다. 김 사장은 해당 조직에 대해 "한달에 얼굴 한번 보기 어려운 직원들이지만 성장을 만드는 동력"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와 함께 일하는 고위 임원들은 그를 '두뇌 회전이 빠르고 체력까지 좋은 상사'로 표현한다. 한 임원은 그에 대해 "새벽까지 함께 해외 바이어들과 논의를 이어갔는데,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더라"며 "솔선수범하고 직접 나서는 리더라서, 임원들도 그를 인정하고 존경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주로 신사업 부서 경험…친정 복귀후 2년만에 SK이노 대표 등극

김 사장은 SK그룹에 30여년간 근무한 정통 SK맨이다. 196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27세인 1987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 석유화학부문에 입사해 SK네트웍스, SK㈜ 등을 거쳤다. 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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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SK네트웍스에서 2006년부터 3년간 SK모빌리언 본부장으로 근무하며 당시 야심차게 추진하던 수입차 직판사업을 지휘했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전국적인 주유소 네트워크로 자동차 정비망 등을 구축하고 계열사를 동원해 고객마케팅을 추진하는 등 모든 전략이 그에게서 비롯됐다. 이 사업은 시작한지 몇 년만에 환율 및 경영상황 등을 고려해 철수했지만, 현재 SK네트웍스의 주력사업이 된 렌터카 사업의 초석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수입차 직판사업을 접으면서 김 사장은 지주사인 SK㈜로 이동해 물류서비스실 실장,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부문장을 거쳤다. 유공과 SK네트웍스에서 보여준 사업추진 역량과 신사업 개발 및 전략 수립 역량을 인정받아 지주사로 이동해 중장기 투자를 조율하는 업무를 지휘하게 됐다. 이 때 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과도 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지주사가 맡던 그룹 업무 일부가 수펙스추구협의회로 이관되면서 2014년 수펙스추구협의회 사업지원팀장으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도 그룹의 전체적인 중장기 투자와 신사업을 추진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2015년 친정인 SK에너지로 이동해 에너지전략본부장에 선임됐고, 6개월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 때 그는 수익구조를 혁신하며 석유사업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높이 사 1년 반만인 2017년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취임 후 김 사장은 사업 및 수익 구조에 대한 과감한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취임하자마자 역대 최고치의 매출을 올리고 3조원대 영업이익을 이어갔다. 특히 화학·윤활유·석유개발 사업 중심의 비정유 부문 개선을 위해 사업 관리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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