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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공개·데이터' 기반 '제조·바이오·헬스' 융합 [AI 스타트업 리뷰]VC, 3년 뒤 시장 선도기업 모색...인력부족 등 해소 과제

안경주 기자공개 2019-11-05 08:08:24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가 'AI 정부'를 표방하면서 관련 산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사고나 학습 등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로 이미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에 스며들었고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AI의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 본 벤처캐피탈의 대규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역들을 만나 이들의 현주소와 성장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4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삶에 파고들고 있다. 구글 '알파고(AlphaGo)'로 대표되던 AI는 불과 3~4년만에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AI를 통한 경제·사회 혁신과 새로운 도약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도 이 같은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대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은 "미래 산업의 향배는 AI의 경쟁력 확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AI가 다양한 영역에서 융합과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기술' 다양한 산업과 융합

이세돌 바둑기사와 대국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알파고 이후 우리는 인공지능 또는 AI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는 바이오·헬스케어를 비롯한 교육, 미디어 등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AI와 융합을 시도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3~4년 전에 알파고를 통해 AI를 처음 접했고 1~2년 전부터 AI 기술을 스터디하고 어떤 산업에 접목해야 하는지 고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홀로그래피를 이용한 3D 현미경과 같은 의료 AI는 실시간으로 세포를 관찰하면서 질병을 진단해 준다. 또 수학문제를 사진으로 찍으면 AI가 5초만에 풀이를 검색해 주거나 딥러닝, 영상합성기술을 이용해 AI아나운서를 만들기도 한다. 예술분야에서 AI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저명한 인간 작가 보다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이강수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부사장은 "자율주행, 교육, 미디어, 의료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AI와 융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대다수 분야에 (AI 기술이) 스며들면서 진화된 서비스로 무장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제조업 융합
▲출처 : KISDI, 4차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AI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자료집 발췌.

그렇다면 AI와 산업간 융합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이유는 뭘까. AI업계에선 AI 기술 공개와 데이터를 꼽는다.

우선 구글이나 애플 등이 AI 관련 기술을 무료로 공개하면서 기존 산업과 AI의 융합 속도라 빨라졌다는 관측이다. AI를 접목한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도 구글이나 애플이 공개한 AI 관련한 오픈소스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조차 자신들이 개발한 AI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외부에서 가장 좋은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며 "빠른 속도로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방법을 통해 AI 기술이 공개되고 있는 만큼 최근엔 기술개발 보다 어떤 산업과 접목(융합)시킬지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AI의 빠른 확산을 얘기하면서 데이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AI를 원하는 산업에 접목시키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그만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구현을 위한 툴을 구성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로 성공적으로 AI 서비스를 개발한 곳을 보면 데이터 채집과 정제, 색인화 하는 작업을 꼼꼼하게 진행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국내 VC 시드투자서 후속투자까지 활발

눈에 띄는 부분은 AI와 산업의 융합에 벤처캐피탈(VC) 역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단발성 투자에 그치지 않고 후속투자(팔로우온)에 참여하면서 AI 관련 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탈의 AI 투자 규모는 1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벤처투자와 'AI 투자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AI 벤처·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선 소프트뱅크벤처스를 비롯해 컴퍼니케이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벤처기업 사상 가장 높은 금액인 2000억원 이상의 몸값을 받고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코그넥스(Cognex)에 매각된 토종 AI 스타트업 '수아랩(SUALAB)' 역시 스톤브릿지벤처스, 인터베스트 등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로부터 30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이 외에도 제이엘케이인스펙션, 아이지에이웍스 등 다수 AI 관련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VC업계 관계자는 "벤처캐피탈은 산업의 흐름을 바꿀 AI 관련 회사를 찾고 있다"며 "3~5년 뒤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고 투자처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생태계 현황

◇인재양성 외치지만 현실은 '글쎄'

다양한 산업영역에 AI가 융합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인력 문제는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국내 AI 관련 개발인력은 대략 1만여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적으로 미국은 세계 AI 전문 인력의 10%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미국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AI기술 공개 등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 국내 AI 관련 산업이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인재양성과 함께 제도적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AI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선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해야 하지만 법과 제도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장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3법' 개정안이 1년 동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다른 AI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미국 코그넥스가 최근 수아랩을 인수한 것은 AI기술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쌓은 데이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그만큼 AI를 활용하는데 있어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반증"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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