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아시아나항공 M&A]'삼성·현대차·신세계·현대百·하림' 모두 접촉한 KCGI강성부 "SI 밝힐 수 없다, 잊어달라"…중견기업군 연합 가능성도

최은진 기자공개 2019-11-06 13:19:31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5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KCGI에 돌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딜(Deal)에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KCGI의 의지가 전략적투자자(SI)를 확보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시선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예비입찰부터 이미 아시아나항공 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SK, GS 등 유수의 대그룹 집단들이 또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며, KCGI와의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KCGI는 여전히 '비밀엄수'를 강조하면서 본입찰을 넘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그 어떠한 SI의 실체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은 7일로 예정 돼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본입찰 이전에 인수 자격을 미리 검증하는 차원에서 5일 오후까지 숏 리스트 후보군들에게 SI의 실체와 전략을 공개하도록 요청했다. 현재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는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이 올라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KCGI만이 SI의 실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날 CS 측에 SI를 공개하게 되면 KCGI가 어떤 기업과 연대를 했는지 적어도 금호그룹과 KDB산업은행은 알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딜에 있어 KCGI에 대한 이미지는 최약체에 불과했다. SI를 확보하지 못한 채 인수자격도 갖추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KCGI가 완주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데다 유수의 대그룹 집단과 접촉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시 KCGI가 어떤 대그룹과 연대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면세와 호텔사업이 주력인 대그룹들이 가장 유력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KCGI를 이끄는 강성부 대표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의외로 느긋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위권 대그룹 집단과 접촉했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특정 대그룹과의 연대가 확정됐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비밀엄수'를 강조하며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본입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 아니라 SI들이 원하는 바도 아니라는 게 주된 이유이다. 예비입찰 초반부터 KCGI가 매각주관사에도 강력하게 요청한 '비밀엄수' 전략이 본입찰이 가까워져 오는 현 시점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는"삼성, 현대차,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항공업에 관심을 둘 상위권 모든 대그룹 집단을 만나면서 타진했다"며 "다만 특정 누군가와 연대를 했느냐, 이 문제는 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딜과 관련해선 강성부도, KCGI도 잊어달라, 잊혀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잊혀지고 싶다는 강 대표의 말이 의도하는 바가 뭘까. 말 그대로 시장의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의미일까. KCGI가 그간 한진그룹과의 전면전에서 보여왔던 전략을 감안하면 이번 행보는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그렇다면 이는 고도의 M&A 전략 중 하나로 해석하면 될까.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는 뭐가 있을지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대그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KCGI는 최근까지도 상위권 대그룹 집단과 접촉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대한 대그룹을 딜에 끌어들여 확실하게 승기를 쟁취하겠다는 게 목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딜 개시 이전부터 유력 원매자로 꼽히던 SK·GS·한화·현대백화점 등은 물론 최근 거론된 호텔신라·신세계, 그리고 호남기반 기업인 하림·호반그룹 등까지 손이 뻗쳤다.

물론 이들 대그룹 집단을 접촉했다는 사실만으로 연대가 확정됐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오히려 KCGI의 최근까지 행보만 볼 때 아직 확정된 대그룹 집단이 없기 때문에 여전히 SI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그럼에도 KCGI가 접촉한 이들 대그룹 집단이 최종적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 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대그룹 참여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끝까지 '비밀엄수'를 요구하면서 실체를 공개하지 않는 KCGI의 속내도 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KCGI가 특정 대그룹이 아닌 중소 및 중견그룹들과 연합해 SI를 구성하고 있다는 얘기도 거론되고 있다. KCGI 펀드의 기존 주력 고객군인 중소 및 중견기업들이 자금을 모아 SI 연합체를 구성하게 되는 독특한 구조를 선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강 대표가 지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SI가 큰 규모의 자금 지출없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는 딜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도 일맥상통 한다.

일종의 SI로 구성된 펀드를 꾸리겠다는 발상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강 대표는 다양한 투자자들이 공존하는 딜 구조가 마련된다면 집단 의사결정체제를 구축하거나 특정 경영진을 내세우는 방식의 경영활동을 고민할 수 있다고도 말한 바 있다. 중소 및 중견기업들과의 연합으로 SI를 확보하는 방식이라면 특정 기업만을 내세울 수 없는만큼 그 실체를 외부에 밝힐 수 없는 명분이 되기도 한다.

KCGI는 본입찰을 넘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SI의 실체를 최대한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딜의 막바지까지 KCGI가 전면에 나서 딜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종합해 보면 KCGI가 SI를 확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실체는 대중에 공개하기 어려운 복잡한 딜 구조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 M&A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KCGI가 SI를 확보하긴 했지만 유수의 대그룹이 아닌 여러 중견그룹들을 모아 만든 연합군 체제로 파악하고 있다"며 "특정 기업을 내세울 수 없는만큼 SI 실체를 비공개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항공업 경영에 이같은 구조가 바람직할 지는 고민해 볼 문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