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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리는 쿠팡 나스닥 상장…'제2 위워크' 우려 공존 손정의 비전펀드 투자 전략 의구심…상장해도 가치하락 가능성 존재

정미형 기자공개 2019-11-06 08:35:33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5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에 대한 미국 나스닥 상장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쿠팡의 기업공개(IPO)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쿠팡의 최대주주인 비전펀드가 잇단 투자 실패로 투자 전략 전체가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도 위워크(WeWork)처럼 상장 실패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쿠팡은 최근 나이키와 월마트를 거친 마이클 파커 최고회계책임자(CAO)를 영입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이사를 지낸 케빈 워시 전 이사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해왔다. 쿠팡은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잇단 미국 재무전문가 영입에 나스닥 상장 작업을 본격화한 것이라는 관측이 굳어지고 있다.

쿠팡의 상장은 자금 문제와 연결된다. 쿠팡은 2017년에는 6389억원, 지난해 1조9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1조5000억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추가 수혈이 필요하다. 아직 일부 자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쿠팡이 지금 같은 꾸준한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원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동안 쿠팡은 비전펀드를 중심으로 막대한 자금을 수혈해왔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LLC의 최대주주다. 비전펀드는 쿠팡에 총 27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해 말에는 2조3000억원의 자금이 비전펀드로부터 들어왔다.

그러나 현재 이를 기대하는 것마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들어 비전펀드가 투자한 스타트업 회사들이 부진을 겪으면서 비전펀드에 대한 입지가 좁아져 추가 자금을 끌어모으는 게 어려워진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사막의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해 연설했지만 이전처럼 구름 관중이 몰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투자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쿠팡이 상장을 통한 자금 수혈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문제는 쿠팡의 상장에 나서더라도 여건이 우호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현재 시장에는 비전펀드와 손 회장에 대한 투자 전략 전체가 의심받고 있다. 지난 9월 상장 실패를 겪은 위워크가 불씨가 됐다. 위워크는 사무실 공유 업체로 비전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소프트 뱅크가 올해 470억달러치 지분을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위워크 개요
하지만 위워크가 기업공개 상장을 신청한 이후 막대한 손실이 공개되면서 사업모델의 수익성과 기업 지배구조 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위워크는 지난해 19억달러, 올해 상반기에만 9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한때 900억달러까지 치솟았던 위워크 기업 가치는 150억달러로 급락했다.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도 상장 준비 기간을 거치며 가지고 있는 위워크 가치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쓴맛을 봐야 했다. 현재 해당 손실만 1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전펀드의 실패가 위워크만이 유일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번지고 있다.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가 막대한 기술 투자에 나선 다른 회사들도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다. 이에 비전펀드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쿠팡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쿠팡도 수십 개 투자자들의 현금을 태우고 있지만 수익성에서는 불확실한 경로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상장 자체로 장밋빛 미래가 담보되는 것도 아니다. 이미 차량공유 스타트업 우버와 오피스 메시징 플랫폼 업체인 슬랙의 상장에서 경험한 바 있다. 두 곳 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곳들이다. 우버는 주식이 공식 거래되기도 전에 가치가 하락했고 슬랙도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30% 넘게 하락했다. 이런 사례는 쿠팡이 더욱 쉽게 상장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쿠팡에 대한 추가 자금 투입도 기대되고 있다. 비전펀드 2호를 통해 쿠팡이 추가 투자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지난 7월 비전펀드 2호에 대해 1080억달러를 목표로 자금 모집에 나섰다. 그러나 비전펀드 2호는 손 회장의 투자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목표치를 크게 밑돌 것이란 예상이 큰 상태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IPO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며 "투자 자금 관련해서도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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