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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때문에...은행권 펌뱅킹수수료 85% 감소 내년 상반기 177억원 추산 "은행몫 빼앗아 핀테크 주는 셈"

이은솔 기자공개 2019-11-07 12:32:56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6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금융회사 앱으로 여러 은행의 계좌를 사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막을 열었지만 은행권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간편송금업에서 발생하던 펌뱅킹 수수료 수익을 고스란히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은행권이 거둔 펌뱅킹 수수료가 1178억원(추산치) 정도인데 내년 상반기에는 85%나 감소할 전망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10개 은행(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부산·제주·전북·경남은행)이 오픈뱅킹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SC제일·한국씨티·수협·대구·광주·케이뱅크·카카오뱅크·산업은행이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12월 중에는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핀테크 업체가 운영을 시작한다.

금융결제원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들고 나오면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핀테크 산업 육성이다. 그동안 고객이 핀테크 업체를 통해 간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업체는 은행 전산망이 송금 업무를 대행해주는 대가로 펌뱅킹 수수료를 지불했다. 금융결제원은 건당 400~500원 정도였던 이 수수료를 10분의 1인 50원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펌뱅킹 수수료를 낮춰 핀테크 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미다.

현재 펌뱅킹 수수료는 은행과 결제·송금업체 사이의 개별적 계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당국의 관할 사항은 아니다. 금융결제원에서 발표한 400~500원은 기준 수수료이고 여기서 업체와 은행 간 여러 조건에 의해 수수료를 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용 건수가 많으면 수수료를 조정하는데 현재 금융권에서는 평균 수수료를 300원 정도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간편송금서비스 이용 건수는 일평균 218만1000건이다. 이 가운데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가 205만건, 우리은행 위비모바일페이나 하나멤버스 등 금융사가 12만 5000건을 차지한다. 사실상 간편송금의 대부분은 전자금융업을 통해 이뤄지는 셈이다.

만약 이용자가 토스 어플을 이용해 A은행에서 B은행으로 이체할 경우 실제로는 토스가 A은행에는 출금을, B은행에 입금을 요청하는 구조다. 은행은 전산망을 통해 이를 대행하고, 토스는 입·출금에 대한 펌뱅킹 수수료를 각각 지불한다. 수수료를 건당 300원으로 계산했을 때 하루동안 이뤄지는 간편송금에 대한 수수료는 6억 5000만원 가량이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전체가 송금대행 업무에 대한 수수료로 수취한 금액은 1178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은행 간편송금
출처 : 한국은행

내달부터 전자금융업에도 오픈뱅킹이 적용되면 수수료는 개별 계약이 아니라 금융결제원이 결정한 금액으로 통일된다. 대형사는 출금 50원, 입금 40원, 중소형사는 각각 30원, 20원의 오픈뱅킹 이용료를 지불하게 된다. 즉 전자금융업자가 은행과의 계약에 따라 각자 다른 수수료를 내는 게 아니라 일괄적으로 출금은행에는 50원을, 입금은행에는 40원을 내는 것이다.

금융결제원에서 홍보한 금액처럼 10분의 1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입·출금을 합쳐 최소 600원 이상이었던 송금수수료는 일괄 90원으로 줄게 된다. 2019년 상반기 거래건수를 오픈뱅킹 수수료율로 계산하면 1일 9800만원 가량, 상반기 전체 177억원 가량이 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펌뱅킹 수수료 수익이 85% 감소하는 셈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그동안 수수료 부담 때문에 성장하지 못했던 핀테크 기업들의 육성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몫을 떼어 핀테크 기업에 주는 것"이라며 "사실상 토스를 위한 정책"이라고 토로했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금융업자는 토스, 네이버, 카카오페이, NHN페이코, 쿠콘(체크페이), 코나아이(코나머니), 핀크, 신세계I&C(SSG머니) 총 8개사다. 지난해 8월 금감원 조사를 보면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전체 간편송금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오픈뱅킹 이용을 신청한 핀테크 업체는 지난달 29일 기준 138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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