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구주·신주' 배점비율 1대1…인수가 확정 변수로신주 하한선 8000억, 구주 시장가 4000억…사실상 '구주 가중치'
고설봉 기자공개 2019-11-07 08:27:27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6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는 후보들의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최종 인수자 확정을 위한 가격 평가에서 구주와 신주의 배점비율이 1대 1로 동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으려면 구주와 신주 모두 경쟁 후보를 압도해야 한다. 그만큼 전체적으로 인수가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6일 인수합병(M&A)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평가에서 구주와 신주의배점 비율이 동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배점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격 평가의 배점 원칙은 '구주 평가 만점이 10점이라면, 신주 평가 만점도 10점'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들의 고민도 더 깊어졌다. 인수 후보들은 본입찰 참여를 위한 인수가를 써 낼때 구주와 신주를 따로 분리해서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이후 매각자 측은 각 후보들이 제시한 구주가와 신주가를 각각 평가해 따로 점수를 매긴다. 최종적으로 이를 합산해 정성평가 최종점을 부여한다. 이때 구주가와 신주가 중 어느 한쪽에서라도 낮은 점수를 받는다면 총점이 낮아질 수 있다.
|
인수 후보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구주다. 신주의 경우 인수 뒤 회사 경영 정상화의 마중물이 되는 투자금이다. 인수자 입장에서 신주가를 낮게 쓸 이유가 없다. 오히려 자금 동원력 등을 고려해 최대한 많은 금액을 써내는 데 대한 부담이 적다. 대부분 부채 등을 고려해 초기 재무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수준에서 최대한 신주가를 높게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구주가 산정은 인수 후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주는 그야말로 경영권 인수를 위해 지불하는 일회성 비용이다. 향후 회사의 자본금으로 유입되는 신주와 성격이 다르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들은 '구주를 무한정 높게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초기부터 고수해 왔다.
이런 가운데 인수에서 상대 후보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구주가를 높게 써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추가로 얼마나 더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느냐에 따라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주의 하한선이 존재하지만, 그 기준에 맞추면 상대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그렇다고 구주가를 무한정 높이는 것은 자금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한 인수 후보 측 관계자는 "구주와 신주 배점비율이 1대 1이다"라며 "하지만 사실상 구주에 가중치가 더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주가 최소 8000억원이고, 신주는 최대한 높게 평가해 현재 주가를 고려한다고 해도 4000억원"이라며 "가격은 두배 차이 나는데 배점은 동일하다면 구주가 가중치가 2배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주의 경우 산업은행이 하한선으로 8000억원을 제시했다. 구주의 하한선은 공식적으로 외부에 밝혀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최대한 높게 평가해도 현재 주가 수준을 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녹아 있는 가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구주의 가격을 4000억원으로 추정해 계산해도 신주와 구주의 배점비율이 같다면, 구주 가중치가 신주에 비해 2배에 달한다.
인수 후보들의 최종 인수가 확정이 길어지는 이유도 이 배점 비율 때문이다. 사실상 구주 가중치가 있는 만큼, 인수에 성공하고 자금 부담도 낮출 수 있는 선에서 구주가 책정을 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상대가 제시한 가격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을 써내기 위해 눈치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후보자들 사이에서 특히 구주가격 산정을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주와 구주 모두 가이드라인을 줬지만 하한선만 줬지 상한선은 주지 않았다. 절대평가 보다는 오히려 상대평가가 돼 버렸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주와 신주 모두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크게 오바하지 않는 선에서 결정을 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전북현대, '돈방석' 기회 끝내 놓쳤다
- 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 [Art Price Index]시장가치 못 찾은 퍼포먼스 작품
- 이익률 업계 톱인데 저평가 여전…소통 강화하는 OCI
- 대외 첫 메시지 낸 최창원 의장의 속내는
- KG모빌리티, 라인 하나로 전기차까지
- [이사회 분석]갈 길 바쁜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 없이 간다
- [캐시플로 모니터]현금창출력 저하 SK케미칼, 3년째 '순현금' 유지 배경은
- 발전 자회사 관리 맡은 윤병석 SK가스 사장, SKMU 의장 겸직
- [LG화학의 변신]배터리 사업 분할 이후 4년, 뭘 얻었을까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 도입 후 계약부채 확 줄었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서 자본력 강화 비결은
- 신한은행, 5년만의 가족초청 행사…'일류신한 초석은 신한가족'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부채 줄였다…건전성 회복 발판 마련
- [은행권 신경쟁 체제]‘기업·농협·산업’ 시중은행 위협하는 특수은행들의 선전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킥스 도입으로 한층 더 탄탄해진 적정성 지표
- [은행권 신경쟁 체제]신한은행, 영업극대화·경영효율화 전략 통할까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IFRS17' 도입에도 자본 우려 못 지웠다
- [은행권 신경쟁 체제]KB국민은행, 리딩뱅크 관건은 '충당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