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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본입찰 아침, 산으로 떠난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굳은 표정, 말없이 차에 올라…예비입찰 때는 자택서 시간 보내

고설봉 기자공개 2019-11-07 11:25:31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예정된 7일 아침,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산으로 떠났다. 지난 30여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일궈온 장본인인 그는 오전 9시30분 즈음 무덤덤하게 집을 나섰다. 검은색 등산바지와 등산자켓을 입고, 검은색 벙거지 모자를 눌러썼다. 큼지막한 선글라스로 얼굴 절반이 가려져 있었다.

박 전 회장은 평소와 달라 보였다. 표정은 무거웠고, 입가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경영일선에 있을 때, 그는 늘 웃는 얼굴로 기자들을 맞았다. 옛 광화문 사옥 로비에서 기자들이 다가가면 박 전 회장은 늘 먼저 악수를 청하고, 소소한 질문에 답변도 잘 해주곤 했다. 때때로 기자들과 로비에 서서 10분 넘게 대화를 이어가곤 했다.

하지만 이날 박 전 회장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본입찰 소회를 묻는 기자의 길문에 고개를 숙인채 아무 말도 없이 차에 올랐다. 차는 빠른 속도로 골목길을 빠져 나갔다.

박 전 회장은 금호그룹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주로 자택에 머물거나, 서울 근교로 등산을 다니며 건강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평소처럼 등산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예비입찰 때는 자택에 머물면서 상황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 때와 다른 이날 행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에서 물러난 뒤 서울 근교로 등산을 다니거나, 주로 집에 머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 자택

아시아나항공은 박 전 회장에게 자식이나 다름 없는 회사다.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옛 서울항공) 설립을 계기로 호남을 벗어나 전국 단위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할 때, 박 전 회장도 본격적으로 서울의 경영 무대에 데뷔했다. 박 전 회장은 초대 아시아나항공 부사장이었다. 오너일가를 대표해 서울에 기반을 둔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자로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이 첫 취항한 1998년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전 금호그룹 회장이 타계한 뒤, 장남인 박성용 전 금호그룹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을 때였다. 당시 형제들은 모두 호남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 금호타이어, 금호고속 등 법인들의 경영을 맡고 있었다.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금호그룹의 대표 계열사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박 전 회장의 장인은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총재를 지낸 고 이정환 전 재무장관이다. 항공산업이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규제산업이다 보니, 박 전 회장의 인맥은 음양으로 아시아나항공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금호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가장 큰 법인으로 성장했다. 금호고속을 기반으로, 타이어, 석유화학 등으로 사세를 키우며 성장한 금호그룹이었지만 박 전 회장의 노력으로 아시아나항공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항공사(FSC)로 발돋움 했다. 이 때부터 호남 기반의 금호그룹은 전국 단위 대기업집단으로 우뚝 섰다.

앞선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금호그룹의 명실상부한 대표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아이덴티티를 확립한 것은 박삼구 회장"이라며 "'금호'라고 하면 '호남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아시아나'라고 하면 한국 대표하는 FSC가 떠오른다. 이런 이미지를 만들고 회사를 성장시킨 것은 박삼구 회장의 공"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은 이날 오후 2시 마감된다.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본입찰 당일 각 원매자들에게 직원을 파견해 현장에서 입찰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입찰에는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KCGI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외 인수후보자가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본입찰 결과 발표는 아직 구체화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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