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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장' 송용덕 부회장, 롯데 BU장 연임 '1호' 되나 신동빈 회장 두터운 신뢰+대체 인물 부재+호텔롯데 상장 미션, 유임 가능성 '무게'

박상희 기자공개 2019-11-13 13:16: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이하 호텔BU) BU장(부회장·사진)이 다음달 정기 임원 인사에서 유임될지 관심이 쏠린다. 송 부회장이 유임할 경우 2017년 BU체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BU장 연임 사례가 된다.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교체설이 제기되는 유통BU와 달리 호텔BU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중요한 미션을 앞두고 있어 유임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1955년 생인 송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4개 BU체제를 도입한 2017년 초대 호텔BU장으로 선임됐다. 초대 BU장 4명 가운데 1956년 생인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과 함께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1955년생)과 더불어 그룹의 부회장단에 속한다. 지난해 선임된 김교현 화학BU장(1957년생)과 이영호 식품BU장(1958년생)은 사장급이다.

송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때문에 연말 인사에서 호텔BU장이 바뀔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그룹 안팎에서는 유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송 부회장이 그간 호텔BU를 잘 이끌어온데다 무엇보다 그를 대체할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호텔및기타BU장 부회장 송용덕
송 부회장은 롯데호텔이 개점한 1979년 입사해 40여 년간 호텔업계에 종사한 국내 최고 전문가다. 영업, 마케팅, 총지배인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거쳤다. 호텔롯데 뉴욕사무소장(1988년), 롯데호텔월드(2006년)·롯데호텔제주(2007년) 총지배인, 롯데루스(러시아호텔) 본부장(2008년)을 거쳐 2011년 롯데루스 대표를 지냈다.

2012년 금의환향한 송 부회장은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맡아 성장을 이끌었다. 2017년 2월 BU 체제가 도입되면서 호텔BU장으로 선임됐다. 자사 출신 1호 대표이사를 거쳐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까지 오른 호텔업계 입지전적 인물이다.

BU체제 도입 이후 롯데그룹 BU장 인사는 각 BU에 속한 계열사 대표의 내부 승진 인사로 이뤄졌다. 호텔BU에는 호텔롯데(호텔·면세·월드·리조트사업부), 롯데렌탈, 롯데정보통신 등의 계열사가 속해 있다. 송 부회장이 교체된다면 호텔롯데가 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무게감을 감안하면 호텔롯데 대표가 호텔BU장을 이어 받는 게 자연스럽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이사(부사장)다. 호텔신라 출신인 김 대표는 서울신라호텔 총지배인을 거쳐 2012년 롯데호텔 개발총괄 전무로 입사해 롯데호텔서울 총지배인을 역임했다. 2015년부터 개발부문장으로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인수,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L7명동' 및 프리미어 랜드마크 호텔 '시그니엘서울' 론칭 등을 지휘했다. 송 부회장이 호텔BU장으로 선임될 때 호텔롯데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1983년 호텔신라에 입시한 김 대표의 이력도 송 부회장 못지 않다. 40년 가까이 호텔업에만 몸담아온 전문가다. 호텔롯데 입사 이후 보여준 성과와 공로를 인정 받아 대표이사 자리에도 올랐다. 다만 '정통 롯데맨'이 아니라는 게 BU장 자리를 꿰차기에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이 '순혈주의'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BU장 자리가 갖는 상징성이 크다. 김 대표는 롯데맨이 된 지 10년이 안 된다.

호텔BU에 속한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도 차기BU장을 노리기엔 중량감이 떨어진다.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1959년 생으로, 직급이 부사장이다. 롯데면세점 대표를 맡고 있는 이갑 대표는 1962년 생이다. 이훈기 롯데렌탈 대표는 지난해 대표이사로 선임된데다 1967년 생이다. 박동기 대표 역시 호텔롯데에 속한 사업부의 하나인 롯데월드 대표에 불과하다.

호텔롯데가 상장 작업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송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게 하는 부분이다. 호텔롯데는 2016년 기업공개를 추진했다. 그 해 5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6월부터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 및 배임 의혹과 관련한 검찰조사가 시작되면서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호텔롯데는 투자자 보호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오너 리스크'를 해소한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숙원인 '원 롯데(one lotte)' 체제를 갖추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송 부회장은 호텔BU장을 맡기 이전부터 호텔롯데 상장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롯데그룹은 2015년 경영권 갈등 이후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와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에 의뢰해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다. 정책본부 축소, 계열사 책임경영 지향,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 등이다. 송 부회장은 당시 맥킨지를 비롯한 외부그룹과 롯데그룹 간의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했다. 지배구조 개선 관련 중책을 맡았다. 호텔롯데 상장은 지배구조 개선안의 핵심이다.

더욱이 호텔롯데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다. 오너일가와 지배구조가 얽혀 있기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진두지휘 할 호텔BU 자리는 특히나 신 회장이 신뢰할 인물에게 맡길 것이란 관측이다. 송 부회장은 오래 전부터 신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 상장이 갖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정책본부 출신 지주사 실장이 호텔BU장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는 딜 구조에 따라 지배구조 측면뿐아니라 재무적 측면에서도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사장)이 올 3월 호텔롯데 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역대 BU장 가운데 지주사 출신은 없었다. BU장은 업태에 대한 높은 전문성과 이해도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각 사업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이사 출신 베테랑들이 BU장을 맡아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송용덕 부회장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신뢰가 상당하기 때문에 연임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도 "깜짝 파격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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