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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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구주 3080억, '박삼구 회장'은 손해봤다?2015년 '금호산업+아시아나' 7228억에 인수…'터미널·고속' 통해 지주사 살찌워

고설봉 기자공개 2019-11-20 08:20:52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14: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9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7228억원에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매입했다. 이번에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을 지분 31.05%를 3080억원에 매각할 예정이다. 두 금액의 차이가 약 4000억원 이상이어서 박 전 회장은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예전 금호산업 매각 당시 박 전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사실상 금호그룹 전 계열사의 인수를 감행했다. 금호산업으로부터 시작해 아시아나항공을 거쳐 에어부산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짜여졌었기 때문이다. 당시 박 전 회장은 아들 박세창 사장과 함께 보유하고 있던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지분을 모두 매각해 총 약 170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이어 금호기업이란 법인을 만들고, 각종 인수금융을 통해 투자금 7228억원을 마련했다.

전 재산을 들여 인수한 금호산업 및 계열사들 중에서 이번에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를 매각한다. 매각대금이 3080억원에 불과하면서 시장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손해를 봤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2015년과 2019년의 금호그룹 지배구조 및 각 계열사들의 실제 자산 가치 등을 종합해 박 전 회장이 결코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린다.

금호그룹 2014년 자산

2015년 당시 박 전 회장 측은 입찰의 형식을 빌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박 전 회장은 금호타이어 및 금호산업 주식 매각 대금과 여러 경로의 외부 차입을 통해 인수금을 마련했다.

2019년 11월 현재와 마찬가지로 2015년 매각 때도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으로 봐도 무방할 만큼 2015년 금호산업 M&A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비중은 컸다. 2104년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은 금호그룹 전체 매출의 62% 정도를 담당했다. 그룹 자산총액의 65%, 자본총액(순자산가치)의 43% 정도가 아시아나항공에 속해 있었다.

반면 당시 금호산업 등 아시아나항공과 직접 지배구조가 연결되지 않은 금호그룹 계열사들의 그룹 내 비중은 작았다. 금호산업 및 케이아이 등 재단이 실소유주인 회사들은 2014년 말 기준 금호그룹 전체 매출의 15%만을 담당했다. 그룹 전체 자산총액의 13%, 자본총액 16%에 그쳤다.

이러한 금호그룹 내 자산 분포와 매출 비중 등을 따져보면 2015년 금호산업 M&A에서 박 전 회장 측이 평가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의 가치를 추정해 볼 수 있다. 2015년 12월31일 기준 금호산업의 재무제표에 평가한 아시아나항공 장부금액은 2416억원이고, 2015년 12월31일 아시아나항공 종가 기준 공정가치는 2717억원이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이 2015년 금호산업 인수에 제시한 금액과 금호그룹 내 자산 및 매출 비중 등을 고려해 다시 산정해 보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가의 평가가 달라진다.

금호그룹 모든 계열사의 자산총액에서 아시아나항공(자회사 포함)의 자산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놓고 보면, 2015년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투자한 자금은 6035억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순자산가치로 평가해 보면 인수비용은 5236억원으로 재평가할 수 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자산 현황과 금호산업 및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소속 회사들의 자산을 비교하고, 그 비중을 인수가에 대입해 산출한 금액이다.

이런 차원에서 살펴보면 박 전 회장은 손해를 본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소 5236억원의 자금을 주고 인수한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를 3080억원에 매각한 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4년 사이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 등의 자산 변동을 살펴보면 박 전 회장이 꼭 손해를 본 것은 아닐 수 있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금호그룹 2018년 자산

최근 4년 사이 아시아나항공 및 계열사들의 자산 이동, 증권시장 상장(IPO)에 따른 지분율 변화 등을 종합해 보면 오히려 박 전 회장이 2015년 금호산업 인수와 2019년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꼭 손해를 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부실이 2017년 이후 급격히 심화됐고, 이 과정에서 오히려 부동산 등 자산들의 옛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으로의 이동이 일어난 점 등은 다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2015년 금호산업 M&A 때와 매각 대상 회사들의 구성이 바뀌었다. 금호터미널, 금호고속이 4년사이 인수의 주체였던 옛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으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자산이 모두 이동했다. 두 회사의 추정 자산은 금호터미널 약 1조원, 금호고속 약 6000억원이다. 두 법인의 이동으로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등에 속한 계열사들의 자산규모는 그룹 전체 자산의 26% 수준으로 불어났다. 순자산가치는 37%로 늘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쪽에 속한 계열사들의 자산 규모는 전체의 74% 수준으로 감소했고, 순자산가치도 63%로 낮아졌다.

2015년 당시 박 전 회장이 제시한 매입가 7228억원에 2019년 금호그룹 내 계열사들의 자산 비율을 대입해 비교해 보면 추정 인수가는 달라진다. 아시아나항공 및 계열사들의 평가 인수액은 4530억원으로 낮아진다.

더불어 박 전 회장 일가가 지분 71.24%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고속(옛 금호기업)은 최근 4년 동안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며 자산규모를 키웠다. 금호기업은 차례로 금호터미널과 금호고속을 흡수합병했다. 2014년 12월말 자본총액 3249억원, 자산총액 6737억원이던 회사는 2018년 말 자본총액 4710억원, 자산총액 1조7587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0원에서 4233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순손실 361억원으로 수익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단순히 구주가를 보고 평가해서는 안된다. 4년 동안 자산 이동 및 계열사 지배구조 변경 등의 이슈가 있었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의 IPO 등도 이뤄졌다"며 "하지만 단순히 외형을 놓고 보면 금호고속이 외형을 불린 것은 맞고, 아시아나항공에 속했던 자산이 금호고속으로 이동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떨어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박 전 회장이 설립한 옛 금호기업이 현 금호고속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등을 통해 자산을 대거 불렸고, 이는 박 전 회장 측에 이익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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