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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IPO 해도 안해도 그만?…느긋한 속내 FI 지분 4000억원 대…IB "재매입 부담 없어, 상장 의지 낮아"

이경주 기자공개 2019-11-21 15:29:39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투자은행(IB)업계를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IPO 주관사 선정작업에 착수했지만 현대카드가 원한 것은 아니었다. 2년 전 유치한 재무적투자자(FI)가 주주간계약을 근거로 IPO를 요청한데 따른 비자발적 행보였다.

현대카드는 IPO를 하지 않을 경우 FI 지분을 되사줘야 하는 상황도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이 충분해 감수할 용의도 있다는 설명이다. 즉 현대카드에게 IPO는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IPO 사전준비 없었다…FI 요청 탓에 비자발적 추진

IB업계 관계자는 19일 "현대카드는 올 하반기까지 IPO에 대한 생각도 준비도 하지 않고 있었다"며 "주주간계약에 따라 FI들이 최근 IPO 요청권을 행사해 급작스럽게 주관사 선정작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카드는 지난달까진 IPO 담당 인력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야 IR(investor relations) 전문가 모집을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중순부터 IPO 주관사선정 작업에 착수했는데 담당 실무진도 없이 진행한 셈이다. 그만큼 급작스럽게 추진된 IPO다.

현대카드는 FI와 맺은 주주간계약 탓에 비자발적으로 IPO에 나서게 됐다. FI인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년 전인 2017년 2월 현대카드 지분 24%(3851만1669주)를 3747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당시 FI는 주주간계약을 맺어 현대카드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 등 현대차그룹에 IPO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FI는 IPO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특정가격에 보유 지분을 현대카드에 처분할 수 있는 풋옵션(Put-Option)도 보유하고 있다. 반대로 현대차그룹도 FI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Call-Option)을 갖고 있다.

◇FI 풋옵션 부담 없어…최대 4000억원 대 비용

현대카드가 IPO에 느긋한 모습을 보인 건 FI 풋옵션 행사가 부담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FI 지분 매입으로 인한 재무충격이 크지 않다. 현대카드는 올 3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만 1조061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 현금화시킬 수 있는 유가증권도 8780억원 어치 보유하고 있다.

IB업계에선 FI 지분매입 비용을 최대 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위축되겠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란 설명이다. 2년 전까지 유지됐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오랜 합작 덕에 재무지표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건전하게 관리한 결과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유동성관리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관리해온 덕에 당장 가용가능한 현금만 1조5000억원이 넘는다"며 "FI 풋옵션 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큰 문제가 안된다고 보고 있다. IPO를 서두르지 않고 있는 배경 중 하나"라고 말했다.

때문에 IPO 주도권에서 현대카드보다 FI가 열위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카드와 FI간 주주간계약에는 종료시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I는 종료시점까지 IPO나 풋옵션 행사를 통해 자금회수를 해야 한다. FI들은 풋옵션보다 IPO를 통한 자금회수가 더 이득이 된다고 판단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현대카드는 의지가 크지 않다. 최근 현대카드가 IPO 연기를 시사한 것도 같은 이유다. 정 부회장은 이달 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IPO를 2021년까지 연기하길 바란다"며 "2020년 전에 IPO를 준비하겠지만 그 때까지 IPO를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선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풋옵션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기 때문에 IPO를 통해 더 큰 차익을 남기려는 FI들이 아쉬운 상황"이라며 "FI들이 주주간계약을 다시 맺어 현대카드가 원하는 시기까지 IPO를 기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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