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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 국내 세컨더리, 활성화 위한 조건은 성장 가능성 높아…충분한 실사·안전장치 등이 핵심

김혜란 기자공개 2019-11-21 16:09:22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0일 18: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끼리 포트폴리오 기업을 사고파는 '세컨더리'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PEF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세컨더리 시장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컨더리 투자에서는 성장 잠재력에 대한 검증과 밸류에이션 평가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서울 중구 밀레니멈 힐튼호텔에서 열린 더벨 사모투자포럼(Private Markets Investment Forum)에서는 'PE시장 내 세컨더리마켓 활성화 가능성'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은 박병건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의 사회로 최형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모투자실장, 남동규 LB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최용진 아주IB투자 본부장, 조효승 SKS프라이빗에쿼티 전략투자사업부 대표가 참여했다.

우선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가 해외 세컨더리 펀드에 대한 출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최형돈 실장은 "해외 세컨더리 펀드는 투자초기에 J커브(사업 조정과 전략 수정에 따른 일시적인 실적 악화)가 낮고, 순자산가치(NAV) 대비 디스카운트 된 매입가 등으로 인해 초기 IRR(내부수익률)이 상당히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초기 J커브를 완화하고자 하는 공제회나 보험사 등에 세컨더리펀드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이어 "지난해 국민연금도 국내 세컨더리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위탁운용사 두 곳을 뽑았다"며 "국민연금은 세컨더리펀드의 경우 공동 무한책임사원(GP)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효승 대표는 "세컨더리 투자에 나서는 GP들이 다양한 딜 소싱을 위해 네트워크 확충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공동GP(CO-GP)가 세컨더리 펀드 운용에 유리하다"고 동의했다.

국내 세컨더리 펀드 시장의 활성화 가능성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남동규 대표는 "국내 프라이머리(초기 투자)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연동해 세컨더리 시장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 PEF운용사들의 경우 다른 PEF 운용사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는 비중이 30%가량 되는데, 국내의 경우 이 비중이 14% 수준이다. 국내 PEF 운용사들의 세컨더리 시장을 통한 투자회수 비율이 여전히 낮다는 점을 볼 때 향후 세컨더리 시장 역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남동규 대표는 이어 "현재 운용 중인 세컨더리 투자 전문펀드들의 투자성과가 좋을 경우 세컨더리 펀드에 대한 LP들의 관심은 더 커지고 세컨더리 투자펀드 시장은 훨씬 많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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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병건 대신PE 대표, 남동규 LP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최용진 아주IB투자 본부장, 조효승 SKS프라이빗에쿼티 전략투자사업부 대표

세컨더리 펀드는 투자회수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LP 입장에서 자금운용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남동규 대표는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프레킨 등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컨더리 펀드의 경우 리스크-리턴 프로파일이 프라이머리 펀드 보다 우수하고, 투자금 회수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반면 GP와 GP간의 거래에서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와 투자대상회사로부터 실사 협조를 충분히 받지 못할 가능성 등을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투자 성패의 관건으로 지적됐다.

시장에서는 세컨더리 펀드는 프라이머리 펀드와 비교해 밸류업(기업가치제고) 여지가 적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많은 게 사실이다. 보통 기존 투자자가 다음 PEF 운용사로 넘길 땐 IPO 직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셀러와 바이어 간 가격 협상 시 밸류에이션 눈높이 격차가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조효승 대표는 "기존 투자자가 설정한 투자보호 장치가 있는데 세컨더리에 넘어갈 경우 이러한 보호 장치가 사라지게 되는 약정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이 또한 거래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용진 본부장은 "기존 펀드는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어느 정도 투자한 금액을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이 변하고 보통 상향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투자금액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주주 간 계약이 100% 승계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PEF가 투자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경영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며 "대주주가 어떻게 엑시트를 도와줄 수 있느냐, 얼마나 협력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투자자가 지분을 넘길 때 투자조건을 그대로 승계하거나, 일부 조건을 변경하더라도 구주 매입에 더해 신주 매입까지 병행하는 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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