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PLP 넘기자 적자 10분의 1로 감소 저수익 기판 베트남 이전·PLP전문가 新기판 개발 주도
이정완 기자공개 2019-11-22 08:27:27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1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 기판솔루션사업부가 활발한 사업 재편 기조 덕에 영업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삼성전자에 PLP(패널레벨패키지) 사업을 넘기고 고부가가치 반도체용 기판 판매가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하반기 들어서는 적자 폭이 컸던 스마트폰 메인기판(HDI) 생산라인을 부산사업장에서 베트남사업장으로 옮기고 있다. 저수익 기판 사업을 줄이고 고수익 미래 기판 분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아직까지 빠른 시일 내에 연간 흑자 전환은 조심스럽다는 게 회사의 전망이다.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기 기판솔루션사업부는 3분기 누적 매출 1조2005억원, 영업적자 1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매출 1조1173억원, 영업적자 1165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영업적자 폭을 10분의 1 가까이 줄인 셈이다.
삼성전기는 기판솔루션사업부의 연간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스마트폰 메인기판 사업 구조조정과 고성능 기판 확대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반도체용 기판과 5G용 기판 등 기판 성능이 고사양화돼서 회사에 우호적인 시장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가 기판솔루션사업부 올해 적자 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삼성전자에 PLP 사업을 양도한 효과가 컸다. 분기보고서에 공시된 삼성전기의 PLP 중단영업손익 산출내역을 살펴보면 해당 사업은 올해 3분기 동안 매출 78억원에 영업적자 967억원을 기록할 만큼 적자 폭이 크다. 매출원가가 784억원, 판매비와관리비가 262억원에 달한다.
삼성전기는 이처럼 대규모 비용이 드는 PLP 사업을 삼성전자에 넘기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PLP 사업 육성을 위해 조 단위 투자가 필요한데 투자금 조달에도 삼성전자가 유리하다. 만약 기판솔루션사업부에서 여전히 PLP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면 3분기 누적 10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다만 PLP 양도 효과를 제하고도 삼성전기가 사업 재편을 통해 기판 사업 수익성 강화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 기판솔루션사업부는 크게 스마트폰용 기판과 반도체패키지용 기판으로 나뉜다. 부품업계에서는 영업적자의 원인을 스마트폰용 기판에서 꼽는다. 삼성전기 기판솔루션사업부는 2013년(당시 ACI사업부문)까지만 해도 흑자를 기록했으나 스마트폰 시장 성장 자체가 둔화되면서 기판 사업에도 약영향을 끼쳤고 저가 전략을 택한 경쟁사도 크게 늘어 적자를 지속해왔다.
삼성전기는 올해 하반기 들어 부산사업장에서 생산하던 스마트폰 메인기판(HDI) 생산 설비를 2013년 세운 베트남 생산법인으로 이전하는 작업(Samsung Electro-Mechanics Vietnam Co., Ltd.)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만 10개 이상의 스마트폰 기판 공급 업체가 있다"며 "스마트폰 수량이 워낙 많이 늘어 수익을 내기 위해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HDI 생산을 맡은 또 다른 법인인 쿤산법인의 구조조정설도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폰용 기판을 만드는 쿤산 생산법인(Kunshan Samsung Electro-Mechanics Co., Ltd.)은 구조조정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이다. 쿤산법인은 2014년 순이익 12억을 기록한 후 줄곧 순손실을 기록하는 법인이다. 매출 역시 2000억원대 중반에서 꾸준히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는 매출 1808억원, 순손실 44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용 기판 사업에 대해선 구조조정을 실시하나 반도체용 기판을 비롯한 5G·전장·네트워크용 기판에는 힘을 싣고 있다. 고수익 기판과 관련한 선제적 기술 개발은 삼성전기에서 PLP 사업을 담당하던 강사윤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3분기 중 인사를 통해 강 부사장에게 기판선행개발팀장 임무를 맡겼다. 삼성전기 PLP솔루션사업팀 임직원 600여명이 삼성전자 DS부문 TSP(Test & System Package)총괄로 이동하면서 강 부사장의 이동도 점쳐졌으나 이윤태 사장이 직접 강 부사장의 이동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기는 인텔에 CPU용 패키지기판을 납품하며 오랜 거래 관계를 이어왔는데 최근 기판솔루션사업부의 적자 폭 축소에도 인텔이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아이스레이크(Ice Lake) CPU 신규 출시에 따라 10nm CPU용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판매가 크게 늘었다. 삼성전기는 향후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서 4~6층 대비 12층 이상 고다층 기판 전략을 추진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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