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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대책 후폭풍]'KB·하나·BNP' ELS변액보험 생보사 '불똥'"고난도 상품 분류 우려, 이미 시장한파"..금융위 아직 확정못해

허인혜 기자공개 2019-11-25 08:17:03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도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변액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생명보험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KB생명, 하나생명 등 ELS변액보험을 취급하는 생명보험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KB·하나·BNP', ELS변액보험 고난도 지정 '노심초사'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보험사도 은행과 함께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을 판매하지 못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이같은 내용을 고지했다.

금융위원회는 '파생상품 내재 등으로 가치평가방법 등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가 어려운 상품으로,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 이상인 상품'을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으로 분류할 계획이다. 우선 파생결합증권과 일부 파생상품에 먼저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보험업계는 ELS변액보험이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ELS변액보험이 파생결합상품인 주가연계증권 ELS와 변액보험을 결합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6월 금융위원회는 고령자가 가입할 때 가족이나 지인에게 고지해야 하는 '어려운' 금융상품에 ELS변액보험을 포함하기도 했다.

ELS변액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KB생명, 하나생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채널 확보가 쉽고 계열 자산운용사에 펀드를 위탁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ELS변액보험을 팔았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하나생명은 올해 ELS변액보험 판매를 크게 확대했다. 올해 10월까지 초회보험료를 기준으로 전년 대비 BNP파리바카디프가 595억원에서 1154억원으로 약 두배, 하나생명은 647억원에서 1842억원으로 약 세배 세력을 넓혔다. KB생명의 초회보험료는 줄었지만 여전히 1379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보험업계는 ELS변액보험이 공모 성격에 가깝다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 ELS변액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 관계자는 "최종 판단은 당국에서 하겠지만 ELS변액보험은 공모 특성을 띠기 때문에 고난도 금융상품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 중"이라고 전했다.

보험사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변액보험 시장의 고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ELS변액보험의 주요 창구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소극적인 전략으로 돌아섰다는 전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홍콩 시위가 불거지며 ELS변액보험 상품에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모두 제외했다"며 "하나를 해결하면 하나가 터진다.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 규제와 IFRS17, 방카슈랑스 채널 축소, 홍콩 시위까지 겹치면서 변액보험 시장 존속조차 안갯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ELS변액보험을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분류할지 여부를 정하지 않은 상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ELS변액보험을 고난도 상품으로 분류할 지 여부는 보험업계의 입장 청취가 끝난 뒤에 정할 일"이라고 답했다. 다만 당국과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ELS변액보험 외에는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분류될 만한 상품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저축성 보험 줄이고 변액 늘렸던 중소형사 타격 더 커'

ELS 변액보험을 취급하지 않는 대형사와 ELS 변액보험을 먹거리로 삼았던 중소형사간 입장차도 크다.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 규제 태스크포스(TF)에서 대형 생명보험사와 중소형 생명보험사간의 의견이 극명히 갈리기도 했다.

IFRS17 대응책으로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는 대신 변액보험으로 방향타를 잡았던 중소형사들은 길을 잃었다. 보험업계는 부채를 시가 기준으로 평가하는 IFRS17에 대응하려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여왔다. 빈 자리는 적립금 부담이 적은 변액보험과 보장성 보험이 차지했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ELS변액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들은 사실상 ELS변액보험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 수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IFRS17 탓에 저축성 보험을 늘리기도 어렵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수익을 보전하는 원론적인 해결책 뿐"이라고 답했다.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계 TF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에 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불완전판매 여지가 있는 고위험 상품은 아예 팔지 말자는 게 대형사들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은 지난해와 올해 자살 보험금·암 보험금 미지급 논란으로 입에 오르내렸다"며 "생명보험협회와 대형사들이 모여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활동을 논의하는 등 '불완전판매' 등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자 했는데 변액보험으로 또 다시 불완전판매 문제가 터지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소형사들은 '판매 중단' 논의에 반감을 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를 넘어가는 상품은 취급하지 않아 판매 중단에도 손실이 없겠지만 중소형사들은 큰 수입원을 잃게 된다"며 "ELS변액보험이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지정되면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의 골도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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