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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대책 후폭풍]전문투자자 장벽 낮추면 사모펀드 경색 완화될까PB들 "큰 손 고객 보유한 은행 채널 막혀 부정적"

정유현 기자공개 2019-11-28 08:11:37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5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을 낮추면 사모펀드 시장 위축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영업 채널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자격 요건이 완화되도 일반 투자자들이 전문투자자로 전환하는 비율이 높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큰손들의 자금이 대부분 은행 채널을 통해 유입됐는데 판매 창구가 막히며 전체 사모펀드 시장 사이즈가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억원 이상 고객층이 두텁지 않은 증권사들이 자격 조건이 되는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전문투자자 전환을 권유하는 등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반사이익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PB들의 시각이다.

◇ 금융위 DLF 사후 대책 발표 1주일만에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큰 영향 없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정례 금융위원회를 열고 '금융투자업 규정'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일반 투자자보다 고위험 영역의 투자를 할 수 있는 개인 전문투자자의 완화된 진입요건이 담겼다.

전문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투자계좌 잔고 기준이 기존 '5억원 이상'에서 '초저위험 상품 제외 '5000만원 이상'으로 낮아진다. 잔고 산출시 인정하는 투자 경험 요건은 지난 8월 시행령보다 제한했다. 금융투자상품은 A등급 이하 회사채나 A2등급 이하 기업어음증권, 주식, 원금비보장형 또는 부분보장형 파생결합증권, 주식형·채권형·혼합형·파생상품펀드 등이다.

이같은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금융권의 비판이 이어졌다. 불과 일주일 전에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개선방안'을 발표한 여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방안에는 개인 일반투자자들의 전문 사모펀드 최소 가입 금액 규정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반 투자자들의 가입 조건을 강화한 후 일주일만에 기존의 정책 방향대로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은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의 사모펀드 관련 정책이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금융위는 이례적으로 참고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DLF 대책과 전문투자자 제도 개선은 투자자 보호장치 강화와 투자자 책임원칙 구현을 균형 있게 고려해 추진하겠다"며 "DLF 대책은 전문성이 부족한 투자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했다면, 전문투자자 요건 합리화 방안은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금융위의 발표에 대해 업권별 PB들의 분석은 세부적으로는 달랐지만 큰 틀에서는 영향이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A증권사 PB는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한다고해서 전환하는 일반 투자자들의 비율이 크지 않을 것이다"며 "은행 고객들은 자금력을 보유했지만 증권사들은 도전 성향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사고객들이 전문투자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으나 결국 자금력이 고객을 쥐고 있는 은행권의 판매 창구가 막혔기 때문에 결국 사모펀드 시장의 전체 규모는 축소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B보험사 PB는 "증권사는 영업 커버리지가 넓다보니 전문투자자 완화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되지만 보험사 채널은 큰 영향이 없다"며 "특히 사모쪽은 VIP 고객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규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센터별 어떤 고객층이 있냐에 따라 규제 여파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증권사 PB는 "은행과 보험사에서 고난도 사모 펀드 판매가 불가능하며 증권사 반사 이익 전망도 나오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며 "증권사는 3억원 대 자산가의 풀도 많지 않다. 자금력이 큰 고객들은 대부분 은행과 보험사 고객들이다. 전문투자자 완화되면 고객이 늘어날 수는 있으나 결국 자금력이 되는 고객들이 많지 않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 증권사 전문투자자 완화 영향 가장 커…각사별 영업방식에 따라 판가름 날 듯

이번에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 완화와 함께 전문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이 함께 나오면서 증권사들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에는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는 전문투자자에 대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와 투자권유 준칙 의무가 없는 등 다소 규제에 자유로웠다.

하지만 이번에 전문투자자들 대상으로도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이 나오며 증권사들이 개인 전문투자자 유치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투자자 전환을 권유하고 등록 작업을 주관하는 증권사 입장에서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향후 전문투자자 대상으로 불완전판매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

전문투자자의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이 나온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증권사는 최근 영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금융 상품 교육을 진행하며 금융당국의 규제 동향을 공유했다. 이 증권사 소속 PB는 "아무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괜히 전문투자자 전환 추천 했다가 불완전판매 분쟁이 생길 수 있다"며 "오히려 투자자 보호 의무 가이드라인이 나왔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서 증권사들이 일반투자자들에게 전문투자자 전환을 추천해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해석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업계의 반응에 금융위 관계자는 "전문투자자 보호 조치를 강화한 것은 개인 전문투자자라고 해도 일반 투자자들처럼 투자자 보호 조치가 적용되는 것을 알리려는 의미다"며 "이러한 투자자 보호 강화 조치가 있어야 안전하게 영업할 수 있다고 해석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하는 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금융 분야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국내 모험자본 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련 상품 개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취지지만 회사마다 보는 입장이 다르고 각 사별 영업방식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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