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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을 움직이는 사람들]'식(食)의 달인' 이학림 전무, 신임 두터운 기획·전략통⑤'종합식품 밸류체인' 좌표 그리는 인물…워커홀릭 일화 유명

김선호 기자공개 2019-12-03 08:54:23

[편집자주]

2015년 팬오션 인수를 계기로 단숨에 대기업으로 우뚝선 그룹이 있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으로 출발해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하림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1978년 창립부터 42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하림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조직문화는 없다. 아니, 조직문화를 만들지 말자는 게 하림의 기업문화다. 한번 입사하면 '평생 직장'이 되는 마법이 일어나는 곳, 단 한번의 뒷걸음질 없이 앞만 보며 성장해 온 하림그룹을 이끄는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7일 09: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지주에서 기획을 맡고 있는이학림 전무(사진)는 하림그룹이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그 동력을 마련하는 데 톡톡한 공헌을 해왔다. 농축산업의 근간인 '사료'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그는 하림그룹의 '브레인'으로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청사진을 그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학림 하림그룹 전무이사이 전무는 1985년 서울대학교 농교육학과, 1987년 서울대학원까지 졸업한 뒤 1989년 제일사료에 입사했다. 2001년 하림그룹이 제일사료를 인수하면서 이 전무도 김홍국 회장과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인수 6년 후인 2007년 이 전무는 당시 제일사료 상무로 4년을 지낸 뒤 2012년 하림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이 전무는 지주 내 기획팀을 맡아 운영 중이다.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인재"

이 전무의 주전공은 '사료'다. 서울대학교에서 농교육학과를 전공한 그는 가축의 사육목적에 맞게 영양소를 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배합사료를 제조하는 데 역량을 지녔다. 그는 가축의 '식(食)'을 책임지는 사료 분야의 달인인 셈이다. 가축이 잘 먹고 건강해야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는 경영철학을 지니고 있다. 그 경영철학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기획 전문가가 바로 이 전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이 전무의 독창적인 대표 상품은 딱 짚어서 얘기할 순 없지만 배합 '포뮬러'(배합율 등)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인재"라고 설명했다.

하림그룹은 '사료­축산­가공­제조­유통'으로 이어지는 식품 밸류 체인을 지니고 있었다. 전체 식품 밸류체인의 시작은 바로 사료다. 팬오션 인수로 곡물 트레이딩 사업을 추가하게 된 배경도 사료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그 만큼 김 회장이 사료 사업이 주력인 제일사료에 쏟는 신경은 각별하다.

김 회장이 이 전무와 첫 인연을 맺게 된 건 2001년 제일사료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이후 하림그룹은 2002년 주원산오리, 2007년 선진, 2008년 팜스코를 차례로 인수하며 축산사업을 전폭적으로 확대했다. 이와 같은 축산업 확장 속에 사료 사업이 차지하는 그룹 내 중요도도 덩달아 올라갔다. 그러던 중에 김 회장은 이 전무를 유심히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 내부 관계자는 "이 전무는 비행기에서 보고서를 작성해 바로 공항에 내리자마자 회장에서 사업 보고를 한 일화로 유명하다"며 "전형적인 워커홀릭"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이 전무의 성실성과 열정이 김 회장의 이목을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가 제일사료 상무를 맡게 된 건 2007년부터다. 이 때 해외로 눈길을 돌린 제일사료는 중국 소주하림사료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사료의 원재료인 곡물 생산이 중국에서 대량으로 이뤄짐에 따라 빠르게 해외 시장을 선점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해외 시장 개척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게 된 제일사료는 2012년 창사 50주년을 맞이했다. 이 전무가 하림지주로 옮긴 때다.

◇이제는 '펫푸드' 시대…숨은 '조력자' 전면에 나서다

하림그룹은 지주사의 역할에 대해 '내비게이션'이라고 입을 모은다. 각 계열사가 사업을 진행하되 지주사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일 뿐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때문에 회장 이외에 지주사 임원이 사업 전면에 나서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이 전무가 최근 펫푸드 사업에 있어서는 전면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림그룹이 신 성장동력으로 HMR(가정간편식)과 펫푸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 전무가 한 축인 펫푸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펫푸드를 통한 하림그룹의 재도약이 이 전무의 현 최대 과제로 여겨진다.

그 동안 하림그룹의 사료 사업은 축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했다. 일반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맞닿는 지점은 사실상 없었다. 그러나 펫푸드 사업은 사료의 상품화를 통해 일반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대면하게 된다. 이 전무의 사료 전문성과 기획·전략 역량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일이기도 하다.

하림이 펫푸드 시장진출을 본격화할 때에 이 전무는 "우리나라의 펫오너들은 '국산은 믿고 거른다'고 할 정도로 국내산 사료에 대한 불신이 크다"며 "하림이 이를 깨뜨리고 국내산 사료의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국내 펫푸드 시장을 바꿔나가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펫푸드 시장은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7년에는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하림펫푸드의 지난해 매출은 23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74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진입 초기인 만큼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 비용에 의한 출혈이 컸다. 그럼에도 펫푸드 업계는 하림펫푸드의 모기업 제일사료의 풍부한 재원을 바탕으로 고도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전무에게 거는 그룹의 기대감도 크다고 할 수 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열정적이고 성실하지 않은 인물은 하림그룹에 오래 남아 있기 힘들다"며 "이 전무 또한 신 사업 등에 대한 열정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시장을 바라보는 탁월한 식견으로 하림그룹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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