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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런 복합금융상품 '자본 인식'

신상윤 기자공개 2019-11-28 07:49:32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7일 07: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자본으로 인정받았다고요?"

코스닥 상장을 앞둔 코리아센터가 벤처캐피탈(VC)에 발행했던 복합금융상품인 RCPS의 전환권을 자본으로 인정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몇 주 간 계속해서 받은 질문이다.

질문자는 다양했다. VC 종사자를 비롯해 회계법인 회계사, 코스닥 상장사 CFO, 스타트업 대표 등이다. 공통된 질문 요지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 부채로 분류하는 RCPS가 자본으로 인정된 배경이었다.

반면 비슷한 시기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던 캐리소프트는 달랐다. 캐리소프트가 발행했던 RCPS는 전액 부채로 인식됐다.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RCPS는 전환권과 상환권을 모두 가진 주권이자 복합금융상품이다. VC 등이 비상장기업에 투자할 때 선호하는 방식이다. 투자금 회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코리아센터와 캐리소프트도 투자 유치를 위해 RCPS를 발행했다. 여기까진 동일했다. 하지만 코리아센터는 금융감독원의 '회제이-00094'라는 질의회신을 근거로 RCPS의 전환권을 자본으로 분류했다.

이 질의회신은 2011년 금융감독원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당시는 한국회계기준(K-GAAP)에서 K-IFRS로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지던 시기였다. K-IFRS 도입으로 인해 K-GAAP에서 자본으로 분류했던 RCPS를 부채로 평가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이 문제를 금감원에 공식 질의했다. 여기에 금감원은 시가 조정이 있는 리픽싱 조건의 복합금융상품 전환권은 자본으로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이 답변이 특수한 상황에 한정됐으며 비공개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회제이-00094'가 시장에 전해졌다. 이를 근거로 일부 기업들은 RCPS와 같은 복합금융상품의 전환권을 자본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많은 회계사는 K-IFRS와 모태가 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모두 복합금융상품을 부채로 해석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회제이-00094'는 지난 8년간 기업과 회계사 사이에 혼란을 낳는 데 중심에 섰다.

자본과 부채는 기업의 재무 상태를 평가하는 요소다. 모든 기업이 동일한 기준에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이유다. 하지만 '회제이-00094'는 이런 기준을 깨뜨린 변수가 됐다. 지난 8년간 방치된 이 문제를 이제는 다시 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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