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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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선위, 농협은행 공시의무 위반결정 보류 '신중모드' [Policy Radar]금융위-금감원 대립각 치열, DLF 사태 의식한듯…운용사 과태료는 의결

서정은 기자공개 2019-12-02 08:14:4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8일 14: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문자제조(OEM)펀드 논란에 대한 징계를 놓고 금융당국이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OEM펀드를 운용한 자산운용사에 대한 과태료 부과 안건은 의결됐으나, 공시의무 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 여부는 운용사, 판매사 모두 보류 판정을 받았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간 의견차가 첨예한데다 이번 사안이 DLF 사태 판매사 제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만큼 증선위원들 또한 '신중모드'로 돌아섰다는 후문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7일 정례회의에서 OEM펀드 및 시리즈펀드 운용과 관련해 파인아시아자산운용, 아람자산운용, NH농협은행에 대한 제재 건을 논의했다. 증선위는 당초 13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차례 연기돼 진행됐다. 오후부터 시작된 증선위는 오후 8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운용사에 이어 NH농협은행 순으로 비공개 진술 시간을 가졌다.

이날 증선위의 최대 관심사는 NH농협은행의 '증권신고서 제출의무 위반(공시의무위반)' 여부였다. 앞서 파인아시아운용과 아람자산운용이 NH농협은행의 지시를 받아 OEM펀드를 설정·운용하다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NH농협은행이 증권신고서 제출을 피하기 위해 공모펀드로 만들었어야 하는 펀드를 여러 개의 시리즈 사모펀드로 쪼개 팔았다고 봤다. 만일 판매사에게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지워진다면 이 경우 운용사, 판매사 모두 자본시장법 위반이 된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당초 판매사인 NH농협은행에 100억원, 운용사인 파인아시아자산운용, 아람자산운용에 각각 60억원, 40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통보한 바 있다. 증권의 주선인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주선인을 넓게 해석하면 판매사도 해당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있던 자본시장조사심의위에서 판매사에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부과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자조심은 펀드 운용을 맡은 혐의 당사자가 운용사라는 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파인아시아자산운용과 아람자산운용에 부과된 과징금도 한층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예정대로라면 이날 과징금 부과 여부, 수위 등이 최종확정됐어야 하지만 증선위에서는 이를 결론내리지 못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간 이견차가 큰데다 금융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NH농협은행이 제재를 받을 경우,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안의 중요성, 첨예한 의견차 등을 고려했을 때 증선위원들 또한 섣불리 결론내기 어렵다고 봤다.

최근 금융당국은 OEM펀드 규정 위반이 적발되면 운용사와 판매사를 모두 처벌하기로 한 상황이다. OEM펀드 배경이 판매사와 운용사간의 '갑을관계' 탓이라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동일자산 쪼개기' 역시 징계 대상으로 본 만큼 시리즈펀드도 앞으로는 징계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운용사, 판매사들은 이번 결과에 대해 각기 다른 불만을 표하는 분위기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번 자조심 땐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의견을 수렴했는데, 그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셈"이라며 "고객 피해도 없었던 펀드를 두고 판매사를 주선인으로 간주해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게 맞지않다"고 강조했다.

운용사 관계자 또한 "해당 펀드 운용으로 인한 이득이 미미한만큼 운용사에게 부과된 과징금은 여전히 과도하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는데,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리즈펀드 및 공시의무 위반에 대한 과징금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OEM펀드를 불법 운용한 것에 따른 과태료 부과 안건은 이날 의결됐다. 파인아시아자산운용, 아람자산운용은 건별부과로 인해 10억원 안팎의 과태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대로라면 OEM펀드는 자산운용사만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NH농협은행에 대한 제재 근거로 OEM펀드가 아닌, 공시의무 회피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밖에 영업정지 여부는 금융위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며 "12월 11일 진행되는 증선위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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