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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넘인베스트를 움직이는 사람들]'최연소 서울대 기계공학박사' 맹두진 전무, 기술투자 선봉③산업 트렌드 맞춰 투자영역 넓혀..."심사역으로 남고 싶다"

안경주 기자공개 2019-12-04 08:19:00

[편집자주]

업계 맏형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1988년 설립된 이래 척박한 투자 환경 속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벤처캐피탈(VC)이다. 다양한 국내외 경제 및 산업구조의 변화흐름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며 벤처투자 명가로 자리를 잡았다. 업계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하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 사관학교로도 불린다. 국내 VC의 펀드 대형화 물꼬를 튼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에이티엄인베스트먼트의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2일 16: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연소 서울대학교 기계공학 박사' 타이틀을 보유한 젊은 공학도는 2002년 탄탄대로를 걷던 삶을 벗어던지고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뛰어들었다. 자신을 포함해 여러 공학도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사업화 과정에서 의사결정권자의 문턱을 높지 못해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던 탓이다. 이에 그간의 경험을 살려 기술을 개발한 공학자들과 사업성을 결정하는 의사결정권자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을 해보고 싶어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맹두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전무(사진)의 얘기다.

◇기계공학과 출신 '공학도', 최우수심사역으로 변신

서울대 기계공학 박사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인 맹 전무는 10년 이상 공학도의 삶을 살아왔다. 대학교 입학 시절부터 계산하면 그 기간은 더 길다. 그런 맹 전무가 벤처캐피탈업계에 뛰어든 결정적 계기는 투자은행(IB)에 다니던 친구의 조언 때문이었다.

지금은 벤처캐피탈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산업적인 부분에서도 금융의 한 섹터로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맹 전무가 공학도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던 2001년에는 벤처캐피탈사의 수도 적었고 심사역도 많지 않았던 시절이다. 특히 공대 출신 심사역들이 많았지만 맹 전무는 벤처캐피탈을 전혀 알 지 못했다.

사실 맹 전무가 새로운 도전을 꿈꿨던 이유는 독일 유학생활의 경험 때문이다. 기술개발에 나선 엔지니어가 기업체, 투자자, 수요자 측과 연결돼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당시 맹 전무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국에선 사업화 단계부터 엔지니어(공학도)와 연계해 추진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시기였다.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던 맹 전무에게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동창이 벤처캐피탈을 추천한 게 공학도에서 심사역의 삶으로 전환한 계기가 됐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최고의 길을 걷던 맹 전무가 당시 KTB네트웍스 등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벤처캐피탈에 지원을 한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이력서를 낸 곳 모두 불러주지 않았다. 결국 맹 전무는 지인의 소개로 벤처캐피탈업계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힘겹게 첫발을 내딛은 만큼 눈에 띄는 성과도 냈다. 맹 전무는 지난 2007년 법인설립 1년차에 불과한 레이저장비회사 '엘티에스'에 14억원을 투자, 3년만에 멀티플 10.6배라는 경이적인 수익을 냈다. 그 결과, 한국벤처투자로부터 2011년 최우수심사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양한 기술분야로 투자영역 확대

벤처캐피탈업계에서 다양한 트랙레코드를 쌓은 맹 전무는 2014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기술기반 벤처투자와 관련해 승승장구해온 맹 전무는 독립형 벤처캐피탈로서 입지를 다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대기업 또는 금융회사 계열 벤처캐피탈과 달리 고객(출자자)이 맡긴 자산으로 펀드를 만들어 잘 운영하는데 집중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또 원펀드 전략을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라는 점도 맹 전무가 합류를 결정한 계기다. 실제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전체 20명의 인력으로 76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 중에서 심사역은 14명 남짓이다. 통상 7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굴리기 위해선 30~50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한 조직과 효율성부문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결국 콤팩트한 조직이다보니 각자 기여한 바에 대해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고 이 같은 조직에서 같이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합류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도 컸다. 어느 한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벤처캐피탈이란 명성을 만들고 싶었고, 현재도 이 같은 생각은 이어지고 있다.

맹 전무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후 투자영역 확대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공학도 출신으로 심사역 초기시절엔 기술기반 투자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디지털, 모바일서비스, 소프트웨어 등으로 투자영역을 넓히고 있다.

투자분야를 넓혀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탄탄(tantan)' 투자다. 탄탄이 2017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동종업체 '모모'에 인수되면서 잭팟을 터뜨렸다. 맹 전무는 2016년 300만 달러를 투자해 2018년 회수했다. 회수금액은 1260만 달러, 투자금의 4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맹 전무는 최근 스마트팩토리,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산업현장의 효율을 높이고 개선할 수 있는 기술과 관련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스나트팩토리 소프트웨어(SW)전문업체 티라유텍 역시 맹 전무가 투자한 회사다.

앞으로도 투자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게 맹 전문의 설명이다. 산업 트렌드 변화에 맞춰 투자영역도 바뀌지 않으면 벤처투자업계에서 도태될 수 있는 탓이다. 다만 무분별한 투자영역 확대가 아니라 전문성에 기반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맹 전무가 젊은 심사역들에게 전문성을 키우라고 주문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맹 전무는 "심사역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자신이 관심있고 전문성을 갖춘 분야에 70%의 에너지를 쏟고, 나머지 30%는 새로운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써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자' 통한 투자 판단, 롱런하는 심사역 원해

맹 전무는 최종 투자를 판단할 때 경영자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고 꼽았다. 하나의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최소한 30~50개 업체와 미팅을 갖기도 하는 반면,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문지방을 드나들기만 10번이 넘는 업체도 있다. 최종 결정은 '신뢰가 가는 경영진'에서 모아진다.

다만 투자 이후에는 경영자를 존중하고 동행하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파트너로서 최대한 예의를 지킨다는 얘기다. 특히 경영과 관련해 벤처캐피탈 심사역이 참여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자금이나 사업의 네트워크 등에 조언을 해 줄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경영자의 몫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사업에 100% 집중하는 경영자가 있는데도 심사역의 결정이 필요한 회사라면 잘못된 투자로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맹 전무는 "투자를 결정할 때 경엉자(창업자)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투자 아이템과 관련해 이 경영자가 왜 다른 사람과 비교해 잘할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투자를 했다면 회사 운영과 관련해 여러 정보를 줄 수 있지만 경영자가 결정해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맹 전무는 전무직을 맡으면서 직접적인 투자업무 보다는 코디네이터로서 역할도 주어지고 있다. 하지만 심사역으로 시작한 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50% 정도는 심사역 역할을 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직접 딜을 발굴하고 창업자와 인터뷰 등을 통해 투자까지 자신의 손으로 하고 싶다는 것. 결국 롱런하는 심사역으로 남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여기에 공학도 출신으로 국내 기술기반 기업들이 성장하고 활력있게 사업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맹 전무는 "많은 벤처기업들이 해외진출과 스케일업을 하는데 도움도 주고 싶다"며 "그 과정에서 펀드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써 글로벌 경기의 부침, 벤처기업 사이클 등과 관계없이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조합운용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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