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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승계 안 한 GS그룹, 새 '승계 원칙' 세웠나 허창수 회장 동생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그룹 회장 내정…구체적 기준 여전히 불확실

김성진 기자공개 2019-12-04 08:50:03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3일 1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5년간 GS그룹을 이끌어온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사임하고 그 후임으로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선임된 가운데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GS그룹만의 승계원칙에 대해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계열분리 이전 LG그룹 시절부터 이어져온 장자 승계원칙이 깨진 것인지, 아니면 향후 GS그룹 승계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새로운 승계원칙이 세워진 것인지에 대해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창수 현 GS그룹 회장
GS그룹은 3일 허 회장이 내년부터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기로 해 공식적으로는 그룹 경영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허 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아 신임 회장에 오른 인물은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다.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승계는 내년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허태수 그룹회장 선임, 장자승계 깨졌다

GS그룹이 회장직을 승계한 것은 지난 2004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한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허창수 현 회장이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구체화할수록 과연 어떤 방식으로 승계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LG그룹에서부터 이어져 온 장자 승계원칙을 지킬지, 아니면 GS그룹만의 새로운 원칙으로 승계를 이어나갈지가 재계 관심사였다.

일단 허태수 GS그룹 회장 내정자가 그룹 회장직을 물려받기로 하면서 장자승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허태수 회장 내정자는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5남인 동시에 허창수 현 회장의 동생이다. LG그룹이 장자승계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고, GS그룹 초대 회장인 허창수 회장이 LG그룹과 동업관계를 맺은 고 허준구 회장의 장자인 이유로 당초 장자승계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러나 허태수 회장 내정자가 회장직을 승계하며 장자승계 원칙은 깨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허창수 현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은 이번 그룹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그렇다면 장자승계 원칙은 쉽게 깰 수 있는 것이었을까. 허씨 일가의 역사를 창업주 시대까지 확대해 들여다보면 LG그룹 구씨일가와는 달리 장자승계 원칙이 다소 꼬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는 허씨 일가와 삼성그룹 간의 인연이 끼어있다. GS그룹 창업주 허만정의 장남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은 과거 삼성그룹 초기 이병철 삼성회장과 사업을 함께 했다. 후에 삼양통상을 설립해 독립하기 전까지 삼성물산 초대 회장에 오르는 등 삼성그룹의 중요 인물 중 하나였다.

장자승계 원칙에 따르면 허정구 명예회장과 그의 아들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GS그룹의 승계를 이어받는 것이 맞다. 그러나 허정구 명예회장이 삼성그룹과의 인연으로 형제들과 다른 노선을 택했고, 후에 허만정 창업주의 3남인 허준구 명예회장이 GS그룹을 이어받으며 장자승계 원칙은 애매해졌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현재 그룹 회장인 허창수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맡은 것이 허씨일가의 유일한 장자승계 사례인 셈이다.

여기에 대한 GS그룹의 공식입장은 별도의 승계원칙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GS그룹은 허태수 회장 내정자가 GS그룹 회장직을 승계한 것에 대해 “주주들 간에 경영 능력을 검증받고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이 차기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주주들간 합의를 거쳐 신임 회장에 최종 추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내정자

재계서는 이러한 공식 설명이 단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오너 지배 중심으로 성장해온 대기업이 원칙 없이 승계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분석한다. GS그룹이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주주들 역시 결국 대부분은 오너일가 구성원들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GS그룹 승계 원칙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어떤 합의는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4세 승계는 아직?…속도 조절 분석도

그렇다면 새로운 승계 원칙이 세워진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GS그룹의 정확한 승계원칙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GS그룹은 현재 오너일가 수십명이 그룹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경영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누가 승계를 하더라도 크게 이변이라고 보긴 어려운 구조다.

당초 재계에선 오너 4세들이 회장직을 승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오너 4세 중 최연장자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차기 승계 후보자로 급부상했고,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허윤홍 GS건설 사장 내정자도 마찬가지로 주요 후보군 중 한 명이었다. 무엇보다 오너일가 4세들이 올 들어 적극적으로 ㈜GS 지분을 매입한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왼쪽부터)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내정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단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은 것을 두고 오너 4세들이 그룹 경영권을 넘겨받기 전 속도조절을 위한 승계라는 얘기도 나온다. 4세들 간 구체적인 승계원칙이 세워지지 않은 데 따라 우선 비교적 젊은 3세 경영진이 그룹 총수를 맡았다는 분석이다. 그룹 회장직을 맡은 허태수 회장 내정자는 올해 62세로 경영자로서 한창 활발한 경영 활동을 하고 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나이차는 12살로 아주 큰 차이가 나진 않는다.

㈜GS 관계자는 이에 대해 "승계에 대해서는 주주들 간 협의를 통한 결과라고 밖에는 따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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