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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제약사 오너십 점검]대한약품, 3세 이승영 '17년 집념'으로 얻은 2대주주①100여 차례 지분매입해 지분율 5.65% 확보…친인척 지분 경쟁은 여전

조영갑 기자공개 2019-12-12 08:18:11

[편집자주]

중소 제약사 오너십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수십 년간 경영을 책임진 1세대, 2세대 오너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후계자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있다. 전면에 나선 일부 경영자들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혁신을 주도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관행을 답습하기도 한다. 중소 제약사 오너십의 전환 양상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9일 11: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

대한약품공업(이하 대한약품) 오너 3세인 이승영 이사(기획부문)의 지분확대 양상은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이사는 설립자인 이인실 선생의 손자이자, 현 대한약품 회장인 이윤우 회장의 장남이다. 2002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회사로 들어와 기획부문에서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았다.

1944년 생으로 올해 75세인 이 회장은 1969년 입사해 지금까지 경영 일선을 책임지고 있다. 50년의 세월이다. 2021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대한약품은 이윤우→이승영으로 승계 작업이 한창이다. 업계에서는 2021년 이 회장이 물러나고 이 이사가 전면에 나설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이사는 올해 46세(1973년 생)로 내후년 햇수로 입사 20년이 된다.

승계 방식은 정공법이었다. 일부 제약사가 회사 외부에 관계회사를 설립해 내부거래를 하거나 비상장사를 키워서 상장사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승계에 대비하는 것에 비하면 대한약품의 방식은 담백했다. 티끌모아 태산을 만들듯 100여차례의 지분 매입을 통해 착실히 지배력을 키웠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보통 오너의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티끌을 꾸준히 모으는 방식으로 지분을 확대해 영향력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이승영 이사의 지분 늘리기는 매우 오랜 시간 꾸준히 진행됐다. 이 이사가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공시에 등장한 2002년 말 그의 지분은 0.98%(5만8900주)에 불과했다. 당시 평균주가3000원으로 계산하면 약 17억7000만원의 지분가치다.

이 이사는 2002년 이사 선임 이후 현재까지 17년 동안 지분을 늘려 왔다. 주가와 관계없이 장내매수 형식으로 계속 지분을 매입했다. 지금까지 약 100여 차례에 이른다. 2006년 1.12% 지분율을 시작으로 2007년 1.88%를 확보해 사촌들을 제치고 4대 주주로 등극한다. 이후에도 지분은 정기적으로 꾸준히 늘려갔다.

간헐적으로 이뤄지던 주식매입은 2017년 들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5%를 넘긴 시점부터다. 적게는 700주에서 많게는 2000주 이상의 물량을 약 2주에서 한 달 간격으로 꾸준히 매입했다. 2019년 들어 매입물량은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매입의 빈도는 잦아졌다. 약 일주일 간격으로 지속적으로 매입했다. 2월 1일 500주, 15일 100주, 21일 100주, 28일 200주 등의 방식이다.

가장 최근인 11월 29일에는 496주를 매입하면서 총 33만9472주를 보유해 5.65%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지분가치는 2002년 말 17억7000만원에서 2019년 12월 초 104억원(주가 3만700원)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 관계자는 "배당이나 급여 전액이 지분 매입에 사용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집요하고 꾸준한 지분 늘리기의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대한약품 승계의 역사에 답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촌지간의 불확실한 승계 구도 상 지분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창업자 이인실 선생의 슬하에는 3남이 있다. 장남 이윤우 회장, 차남 이광우 전 대한약품 감사, 3남 이용우 씨다. 이중 장남인 이 회장은 가업을 잇기 위해 성균관대 약학과에 진학해 착실하게 경영승계를 대비했고 실제 승계를 이뤘다.

다른 형제들은 이 과정에서 박탈감을 느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3세로 내려오면서 사촌간 지분 경쟁 내지 다툼이 생길 여지가 있다.

2000년 당시 이윤우 회장 25.74%, 이광우 3.75%, 이용우 3.75% 등의 지분구조는 3남 이용우 씨가 자녀들에게 본인의 지분을 1.875% 씩 증여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9년 9월 기준 이 회장의 지분은 20.74%, 그의 장남 이승영 이사 5.63%를 갖고 있고 이광우 전 감사는 3.75%, 이용우 씨의 아들 이승경, 이승욱 씨가 각각 1.87%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이사가 부친에 이어 개인 2대 주주가 됐지만, ‘비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삼촌 및 사촌 지분을 합치면 7.5%로 이 이사를 앞선다.

업계 한 전문가는 "감사를 지낸 이광우 씨가 20년 가까이 지분을 정리하지 않고, 조카들 역시 지분을 정리하지 않는 배경에는 주요주주로서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기획 부문을 책임지는 이 이사는 경영권 승계와 사업 확대의 두가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 대한약품의 '수액제' 이후 먹거리를 제시해야 하는 검증대도 통과해야 한다.

대한약품의 사업구조는 여전히 5%포도당주사제에 80% 가량 기대고 있다. 2018년 매출액 1248억원 중 975억원(78.09%)가 수액제품에서 발생했다. 외에 앰플 및 바이알 제품(V-K1) 250억원(20.09%) 순이다. 연구개발비용은 매출대비 1% 이하로 신제품 개발에 나서지 않고 있다. 개발조직은 7명에 불과하다. 한 전문가는 "(이 이사는)회사에 입성한 이후 20년 간 사실상 경영능력을 검증받을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증여 이슈도 이 회장과 이 이사를 기다리고 있다. 향후 대한약품의 경영을 위해 이 회장의 지분 상당 부분은 이 이사에게 증여될 가능성이 높다. 주식 상속 증여세 과세표준은 30억원 이상일 경우 세율이 50%에 이른다. 현재 주가 3만원을 어림잡아 계산하면 현재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370억원에 이른다. 세율을 그대로 따르면 상속증여세만 180억원 이상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대한약품 이승영 이사의 지분확대는 지배력 강화와 동시에 절세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002년 이후 특별한 증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구주를 그대로 아들이 매입한 형국이다. 이런 지분변동에 대해 대한약품에 수차례 문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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