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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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바이오, 코스닥 러시 채비…문호 개방 원년 [Adieu 2019]거래소, 외국기업 기술특례 상장 도입…소마젠·네오이뮨텍·프레스티지 등 출격

양정우 기자공개 2019-12-06 13:58:34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5일 15: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은 한국거래소가 해외 바이오사에 코스닥의 문호를 정식으로 개방한 원년이다. 외국 기업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시도할 수 있도록 상장 제도를 과감하게 손질했다. 이런 제도 개편이 탄력을 받은 건 국내 상장을 노리는 해외 바이오 기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빅딜'의 부재 속에서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을 먹여살린 건 바로 바이오 업체다. 코스닥 공모시장의 투심은 아직까지 바이오 섹터에 머물러 있다. 국내 바이오 업체는 물론 해외 바이오 기업까지 코스닥 IPO를 시도하려는 이유다. 그간 국내 상장을 준비해온 해외 바이오사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IPO 러시에 나설 전망이다.

◇외국기업 기술특례 허용 '강수'…'조 단위' 해외 바이오 딜 예고

올 들어 한국거래소는 예상 밖의 전향적 조치를 내놨다. 해외 바이오 기업도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다. 본래 기술특례 상장 제도는 기술력이 검증된 국내 적자 기업의 IPO를 돕고자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해외 업체도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오를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이런 제도 개편이 단행된 건 코스닥에 도전하는 해외 바이오 업체가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코스닥 바이오 섹터의 높은 몸값에 매력을 느껴 한국행을 택했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해온 해외 바이오사는 기술특례의 문호 개방 전까지 테슬라 요건 상장(이익미실현 상장) 등 다른 특례 상장을 검토해 왔다. 이제 공식 루트가 마련된 만큼 모두 외국기업 기술특례 상장을 목표로 IPO 채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해외 바이오 업체 가운데 기술특례 상장 '1호'로 기록될 후보는 소마젠(미국)이다. 소마젠은 미국 유전체 분석 시장을 15년 간 공략한 끝에 현지 5위권에 진입한 기업이다.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선 DTC(Direct-to-Consumer,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등 유전체 시장이 '핫'한 섹터로 꼽힌다. 소마젠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소마젠의 바통을 이어받을 해외 바이오사 줄을 잇고 있다. 네오이뮨텍(미국)과 프레스티지바이오팜(싱가포르), 아벨리노랩(미국), 콘테라파마(덴마크) 등이 코스닥 입성 준비에 한창이다. 모두 국내 증권사를 상장주관사로 확정한 뒤 외국기업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몇몇 기업은 구주거래 단가(네오이뮨텍)와 프리IPO 밸류(프레스티지바이오팜)가 이미 6000억~1조원 수준이어서 상장 밸류가 조 단위에 이르는 IPO도 등장할 전망이다.

◇한국계 해외기업 '절반의 성공'…순수 외국 바이오로 저변 확대

코스닥 IPO를 노리는 해외 바이오 기업은 대부분 한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소마젠은 국내 상장사 마크로젠의 미국 법인이다. 네오이뮨텍도 제넥신과 공동으로 면역항암제(하이루킨)를 개발하는 관계사다. 싱가포르에 둥지를 튼 프레스티지바이오팜은 오너와 핵심 개발진이 한국인인 한상 기업이다. 이들 기업이 코스닥을 선택한 건 바이오에 대한 후한 대접 때문이지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국땅에 상장을 시도하는 게 아닌 셈이다.

순수 외국기업의 IPO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내년 해외 바이오 기업의 코스닥행은 절반의 성공에 가깝다. 하지만 이제 문호가 열린 외국기업 기술특례 상장에서 잭팟이 터질 경우 순수 해외 바이오사도 코스닥으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아직까지 순수 해외 기업으로서 국내 증권사와 상장 계약을 맺은 건 코그네이트와 페프로민바이오 정도다. 그러나 향후 IPO의 성적표에 따라 코스닥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큰 축으로 부상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최근 증권사 IB는 이런 추세에 대비해 한국과 연관이 없는 해외 바이오사로 영업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그간 국내 기업이 해외 계열사나 한상 기업을 중심으로 네크워크를 쌓아왔다면 순수 해외 바이오 업체에도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바이오 IPO를 주도하는 IB 인력은 올 한해 유독 해외 출장이 잦았다.

일단 최우선 타깃은 국내 벤처캐피탈이 선제적으로 투자해놓은 외국 바이오 업체다. 이들 기업은 한국과 직접적으로 얽힌 연결고리는 없지만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A' 등급 2개, 허들 높인 거래소…해외 바이오 행렬, 코스닥 활기

한국거래소는 외국기업 기술특례 상장을 도입하면서 한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해외 기업은 전문평가기관 2곳의 기술성평가에서 모두 'A' 등급을 받아야 기술특례 상장을 시도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기술성평가 결과 'A'와 'BBB' 등급만 받으면 상장이 가능하다. 해외 업체를 상대로 문호를 개방하는 대신 엄격한 요건을 구비해놓은 것이다.

근래 들어 전문평가기관의 기술성평가가 점차 깐깐해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바이오 기업의 기술성평가가 '등급 인플레'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후 한국거래소에서 전문평가기관을 상대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바이오 기업은 이런 여건 속에서 'A' 등급을 획득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기술성평가의 허들이 높아졌지만 해외 바이오사의 코스닥 '노크'는 계속될 전망이다. 코스닥은 세계 증시를 통틀어 바이오 섹터에 높은 밸류를 부여하는 동시에 나스닥 등 선진 시장보다 상장과 유지 비용이 저렴하다. 기술성평가에서 'A' 이상을 받을 자신이 있는 기업이라면 코스닥 상장을 고민해볼 여지가 충분하다.

해외 바이오 기업의 코스닥 행렬은 국내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빅딜이 연거푸 좌초된 후 연간 IPO 공모규모가 전성기 시절보다 큰 폭으로 위축돼 있다. 그나마 국내 바이오 IPO의 선전이 국내 공모시장의 축소 추세를 완화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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