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2월 09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3번째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인원들이 많지만 올해는 안정성에 무게를 둔 인사를 단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다만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원펌' 전략에 따른 겸직체제가 임원인사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26~28일께 임원인사를 발표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KB금융 계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가 지난주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위한 첫 회의를 진행한 가운데 내주 중으로는 결론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지주, 은행 임원인사도 연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오는 25일을 전후로 국민은행의 임원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허 행장의 연임은 일찍이 결정된 사안이지만, 은행 임원의 경우 지주와 겸직이 많은 탓에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난 뒤 지주 임원인사와 맞물려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총 19명의 임원 중 16명의 임원이 올 연말을 기점으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보열 CIB고객그룹 부행장, 이계성 여신그룹 부행장, 서남종 리스크전략그룹 부행장 등을 포함해 성채현·한동환·이우열·이재근·이환주·하정 전무와 권혁운 상무 등 총 10명이 임기 2년을 수행해 교체 대상자다.



그러나 지난해 허 행장이 부행장과 전무급 고위임원을 대대적으로 교체했다는 점에서 인사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인사전략을 취할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 인사에서는 기존 부행장 3명이 모두 물러나고 4명의 부행장(김남일·오보열·이계성·서남종)이 새로 등용됐다. 모두 전무에서 부행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로 임기가 12월 31일 종료된다.

이들 대부분 유임이 예상된다. 4명 부행장 모두 부행장직을 맡은지 아직 1년이 채 안 되는 데다가 올해 국민은행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2조67억원)으로 신한은행(1조9763억원)을 제치고 1위를 고수하는 과정에서 허 행장과 원활한 호흡을 맞추며 신뢰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신규 부행장 선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부적으로 추가적인 매트릭스 조직 구성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부행장 라인이 추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부행장 라인을 기존 8명에서 3명으로 대폭 줄인 바 있다. 실무진과 경영진간 간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작년에 4명 체제로 변경했지만 여전히 타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땐 적은 편이다.

허 행장이 디지털금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관련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을 수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몇몇 본부를 그룹으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추가적인 인사 절차가 필요할 것"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의 최대 변수는 KB금융의 원펌 전략에 따른 겸직 인사의 이동 여부다. 통상적으로 국민은행 임원 또는 금융지주 부사장이 계열사 대표로 가는 인사공식에 비춰보면 단 한명의 인사이동으로도 그룹 전체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CEO 교체로 지주사에 빈자리가 생기게 된다면 임원 도미노 인사로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국민은행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겸직 임원은 6명이다. 오보열 부행장, 김영길 전무, 성채현 전무, 신덕순 전무, 한동환 전무, 이우열 전무 등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가장 큰 변수"라며 "지주에서 보직변화가 일어날 경우 은행도 임원 연쇄이동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