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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PE 애뉴얼 리포트]성공적 펀드 청산 맥쿼리PE, 투자서도 존재감 부각5호 블라인드펀드 조성 순항…포트폴리오 다각화 고민

김혜란 기자공개 2019-12-12 14:25:59

[편집자주]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가 이제 서서히 저물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펼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도 한해를 마무리 하고 다가올 경자년 새해를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운용사들의 올해 농사는 어땠을까. 더벨은 PE 하우스별로 투자와 회수, 펀딩, 그리고 내년도에 꼭 풀어야 할 과제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1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은 올 한 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이름이 가장 많이 회자된 운용사 중 하나다. 투자와 엑시트(투자금 회수) 모두 고른 성과를 나타내며 사모투자펀드(PEF) 업계에서 단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맥쿼리PE는 올해 대형 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경쟁사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며 M&A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10년 전 조성한 55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를 두 자릿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하며 청산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0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호주계 금융그룹 맥쿼리는 내년 20주년을 맞는다. 지금까지 맥쿼리PE는 에너지·인프라 투자 전문 PEF 운용사라는 색깔이 강했지만,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로서 투자 섹터 다양화를 고민하고 있다. 기존 블라인드펀드를 모두 소진한 만큼 새 펀드를 결성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국내 M&A 시장에서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펴온 맥쿼리PE가 이제 새로운 20년은 어떤 색으로 채워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조' 대형딜 LG CNS 인수전 값진 승리

맥쿼리PE는 올해 그 어느때 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올초엔 산업용 가스회사 린데코리아(현 에어퍼스트) 인수전에 참여했고, 하반기엔 LG CNS 소수 지분 35% 인수 경쟁에 뛰어들어 막판까지 경쟁사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던 산업용가스 업체 린데코리아 인수전에선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밀려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인프라 강자로 꼽혀온 맥쿼리가 린데코리아 인수전에서 IMM PE에 밀린 건 맥쿼리 입장에서 상당한 아쉬움을 남겼다. 엄밀히 따지면 린데코리아 인수에 맥쿼리 그룹 내 국내에서 PEF투자업을 담당하는 맥쿼리PE가 인수주체로 나선 것은 아니었다. 글로벌 맥쿼리그룹 내 맥쿼리인프라스트럭쳐리얼에셋(MIRA, Macquarie Infrastructure and Real Assests)에 속한 맥쿼리아시아인프라스트럭쳐펀드가 인수주체였다. 그렇지만 맥쿼리PE가 이 딜에 개입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기 때문에 인수전 패배는 뼈아픈 일이었다.

하반기 들어선 시스템통합(SI) 업체 LG CNS 지분 35% 경쟁입찰에 뛰어들어 공을 들인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이룬 값진 결과였다. 지난 6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마무리 지었고 내년 초 딜 종결을 앞두고 있다. LG CNS는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5세대 이동통신(5G) 등 정보기술(IT) 기술력을 기반으로 교통과 유통, 물류 사업 분야에 종합적인 IT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어 매물 매력도가 컸다.

또 글로벌 맥쿼리그룹은 에너지·인프라 자산에 AI, IoT 기술을 접목해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글로벌 IT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맥쿼리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를 지렛대로 LG CNS를 세계적인 SI업체로 키우는 데 LG그룹과 맥쿼리PE 협력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더해 맥쿼리는 동종 업계 매물 대성산업가스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린데코리아 인수 불발의 아쉬움을 씻고 올 한 해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린데코리아 딜과 마찬가지로 맥쿼리아시아인프라스트럭쳐펀드가 인수주체로 나섰고 맥쿼리PE가 사실상 딜을 주도하고 있다. 맥쿼리PE의 김용환·신중섭 두 대표와 이수진 전무 등이 실무에 참여해 협상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대성산업가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달 말까지 매각 측으로부터 단독협상권을 부여받아 한 달 넘게 실사를 진행했고 이달 중순까진 SPA 체결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막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5500억 블라인드펀드 두 자릿수 IRR로 청산 '성과'

올해 맥쿼리PE 입장에선 10여년 전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 2호의 성공적인 청산이 무엇보다 뜻깊었다. 5000억원이 넘는 블라인드펀드 중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두며 청산한 펀드는 손에 꼽을 정도다. 맥쿼리PE의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Macquarie Korea Opportunities Funds, MKOF) 2호가 그 기록을 세웠다. 맥쿼리PE는 MKOF 2호를 통해 총 6개 자산에 투자해 IRR 14.5%에 달하는 성공적인 성과를 남기며 청산했다.

맥쿼리 한국법인의 두 명의 시니어매니징 디렉터(Senior Managing Director)인 김용환·신중섭 대표가 2010년 펀드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펀드 설립과 투자, 운용, 엑시트 전 과정을 함께하며 책임졌기 때문에 펀드의 성공적 청산은 의미가 더욱 깊다.

맥쿼리PE는 이 펀드를 통해 울산 지역 정유·화학 제품 저장 탱크를 운영하는 동북화학을 2011년 인수했다가 7년 뒤 에쓰오일에 약 1000억원에 매각했다. IRR은 15%안팎이었다. 2012년 세아그룹으로부터 인수한 강남도시가스는 4년 뒤 귀뚜라미그룹에 매각했는데 당시 IRR이 무려 20%에 달했다. 이외에 건설폐기물업체인 대길산업(현 WIK중부)과 대길환경(현 WIK환경), 영덕풍력발전공사와 영양풍력발전공사, 삼척에너지를 포트폴리오로 담았다.

올해 엑시트 성과도 좋았다.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 기업인 WIK경기와 WIK중부, WIK환경, 용신산업개발은 동부건설-에코프라임 컨소시엄에 넘기고, WIK그린은 어펄마캐피탈(옛 SC PE)에 매각해 10% 중반대의 IRR을 올렸다. 올해 3월엔 영덕풍력발전공사와 영양풍력발전공사를 패키지로 묶어 삼탄과 신한대체투자운용에 팔기도 했다. 이 거래를 마지막으로 맥쿼리PE는 MKOF 2호 투자 회수를 완료했다. 엑시트한 자산 모두 IRR 10%중반대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이후 조성한 MKOF 3호도 올해 모두 소진했다. MKOF 3호는 2014년 745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지난해 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한 보안전문업체 ADT캡스, 폐기물처리업체 코엔텍, 클렌코(구 진주산업) 등 6개 자산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아직 엑시트한 자산은 없다. MKOF 4호는 ADT캡스 딜을 위한 프로젝트펀드로 조성됐다. 이에 따라 맥쿼리PE는 새 블라인드펀드 MKOF 5호 조성에 나섰다.


◇최대 규모 새 펀드 조성 과제…포트폴리오 다각화 고민

맥쿼리PE는 새 블라인드펀드 MKOF 5호를 7500억원 규모로 조성키로 하고 현재 출자자(LP)를 모집 중이다. 3호 모집 금액(7450억원)을 소폭 웃도는 약정 금액이다. LG CNS의 경우 MKOF 5호를 1차 클로징해 투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과거 맥쿼리PE가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하며 비교적 우수한 성과를 냈던 만큼 LP 모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당장 맥쿼리PE가 보유한 블라인드펀드가 없어 원활한 투자 활동을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블라인드 펀드 결성 작업을 마무리 짓는 게 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맥쿼리PE의 숙제다. 그동안 MKOF 2호, 3호 투자자산에는 에너지·인프라자산에 포트폴리오가 치중돼 있었다. 하지만 맥쿼리PE가 인프라자산에만 투자하는 PEF 운용사는 아니다. 따라서 이번 5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이 완료된 후 투자하게 될 산업군이 얼마나 다양해 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군다나 맥쿼리PE는 이제 에너지·인프라 투자 시장에서 PEF 운용사 간 치열해진 경쟁을 실감하고 있다. 맥쿼리PE가 눈독 들였던 GS에너지 자회사 서라벌도시가스와 해양도시가스(현 해양에너지)도 프라이빗딜(수의계약)로 글랜우드PE 품으로 안겼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맥쿼리PE는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나 보안 업체 ADT 캡스에 투자하며 투자 저변을 넓혀왔다. 이번에 투자한 LG CNS도 전통적인 에너지·인프라 범위를 벗어난 딜이었다. 특히 맥쿼리 PE부문은 지난해 모건스탠리 홍콩법인 출신 김남선 전무를 영입한 뒤 PE사업 역량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를 시장에서 받고 있다. ADT캡스 인수를 위해 SK텔레콤과 손잡았고, LG CNS 지분 35%를 인수하면서 LG그룹과의 관계도 공고히 하게 됐다.

국내 대기업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맥쿼리PE가 내년엔 인프라 전문 운용사라는 틀을 깨고 대형 펀드를 운용하는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전문 PEF 운용사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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