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경 회장 별세, LG그룹 지배구조에 영향 없을까 오너일가 지배력 단일화 구심점 역할…㈜LG 지분 상속 향방도 관심
김장환 기자공개 2019-12-16 08:17:16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4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자경 회장 별세가 LG그룹 지배구조에도 특별한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은다. LG가(家) 일원들이 지주사 ㈜LG를 중심으로 총수 1인 체제를 굳건히 이어온 데 있어 구 명예회장의 구심점 역할이 컸다.실제 LG 일원들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 관리는 구 명예회장이 지속해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총수가 많지 않은 지분으로도 지배력을 견고하게 다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구 명예회장 작고 후 그 역할을 물려받을 일원이 누가 될지 아직 확실히 보이지 않는다.
구 명예회장이 ㈜LG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분율로는 많지 않은 수준이어서 해당 지분 상속이 지배력 자체에 어떤 영향을 줄만한 사안은 아니다. 다만 금액으로 보면 상속될 주식도 적잖은 수준이다.
재계 큰별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사진)이 향년 94세를 일기로 14일 별세했다. 1925년생인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 장남이다. 45세 때인 1970년 LG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올라 25년 동안 회사를 끌어왔다. 1995년 경영 뒷선으로 물러나면서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LG그룹을 물려줬고 이후 가족회의를 이끌며 LG가 주요 현안들을 진두지휘 해왔다. 한국의 전자와 화학 사업 부흥을 이끈 장본인이다.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경영 전면에서 물러선 지 이미 오래이고, 또 LG그룹은 총수 1인을 중심으로 한 승계도 이미 완료했다. 구 명예회장 장남 고 구본무 회장이 지난해 5월 작고하면서 장남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정점에 올라섰다.
구 회장은 아버지 구 회장으로부터 ㈜LG 지분을 대거 증여 받아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구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지분은 15%에 그쳐 확고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구 회장의 지배력을 보완해주고 있는 게 바로 LG그룹 오너일가다. 친부 구본능 회장(4.48%), 고 구본무 회장 부인 김영식 여사(4.2%) 등 일가 지분이 31% 가량에 달한다. 이들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해야만 구 회장 지배력이 견고해진다.
이들 LG 일원들의 지배력을 총수 1인으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했던 게 바로 구 명예회장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가족 회의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잘 이뤄져왔던 기업으로 유명하다"며 "구자경 회장이 작고하기 전 오랫동안 건강 관리에만 신경쓸 수밖에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집안의 가장 큰 어르신이 계시다는 상징성 하나 만으로도 가족 의사를 모으는데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구 명예회장이 작고하면서 이제 같은 '항렬'의 가장 높은 어른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됐다. 구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이다. 다만 구자학 회장은 2000년 아워홈을 계열분리해 LG그룹과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LG 지분도 갖고 있지 않다. ㈜LG 지분을 보유한 주요 일원이자 구자경 회장 직계로 보면 가족간 핵심 역할을 맡을 만한 가장 높은 어른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다.
구 명예회장이 보유 중인 ㈜LG 지분을 가장 많이 상속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 인물도 구본능 회장이다. 구 명예회장은 슬하에 고 구본무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부회장, 구본식 LT그룹 부회장 등 6남매를 뒀다. 부인 하정임 여사는 2008년 1월 별세했다. 구광모 회장에게 직접 지분 상속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구 회장 경우 거액의 상속세 부담을 이미 많이 짊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지분 상속은 부담이 엿보인다.
구 명예회장이 갖고 있는 ㈜LG 주식은 164만8887주, 지분율로는 0.96%다. 지분율 자체는 많지 않은 수준이나 지분 가치는 상당 액수다. 13일 장중에서 거래된 최고가(7만6500원)를 기준으로 보면 구 명예회장 보유 지분 총 가치는 1260억원 정도다. 단순 계산하면 이를 받을 경우 600억원 넘는 돈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한편 LG그룹은 구 명예회장과 유족의 뜻에 따라 장례를 가족장으로 최대한 조용히 치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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