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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약바이오 마켓 리뷰]공모가 괴리율 최악…"70% 이상 밴드 못 지켜"하반기 바이오 투심 냉각…수요예측서 무차별 디스카운트 이어져

민경문 기자공개 2019-12-19 08:10:02

[편집자주]

2019년 제약바이오업계는 그 어느때보다 다이나믹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몸값은 하반기들어 반토막이 났다. 임상3상 업체들이 저조한 임상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유통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자금 조달을 기대하던 IPO업체들은 투심 저하에 시름했다. 그 와중에도 조단위 기술이전과 글로벌 신약 승인 등의 낭보가 전해졌다. 더벨은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요 이슈를 되짚어보고 내년 시장 흐름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공모주 시장은 ‘상고하저’로 요약된다. 하반기 투심 악화는 IPO 수요예측 결과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70% 이상이 당초 신고서에서 제시한 공모가 밴드를 맞추지 못했는데 대다수가 하단 아래에서 가격이 결정됐다. 기존 상장주 투자 실패로 타격을 입은 기관들의 디스카운트 행보가 그만큼 무차별적이었다는 얘기다. 공모 물량 감소에 따른 주관사들의 수익 감소도 불가피했다.

천랩을 마지막으로 2019년 IPO에 나선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의료기기 포함) 기업은 총 18개다. 모두 코스닥 기업이었는데 이 가운데 공모가격이 당초 제시한 공모가 밴드 내에서 결정된 케이스는 5곳에 그쳤다. 레이(의료기기), 녹십자웰빙(건기식), 노터스(비임상CRO)는 특히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격을 확정했는데 모두 수익을 내고 있는 회사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신약개발 회사 중에서 밴드를 지킨 곳은 메드팩토가 유일했다.

아예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격이 결정된 케이스도 있었다. 지노믹트리(체외진단), 셀리드(신약), 압타바이오(신약)가 그 주인공이다. 지노믹트리는 1080억원이라는 공모 규모를 자랑하며 올해 최대 바이오 IPO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하지만 해당 3곳 모두 최근 주가가 여전히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하긴 어려워 보인다.


올해 상장한 18개 기업 중에 10곳은 아예 밴드 하단아래에서 공모가격이 결정된 경우다. 절반 이상이 밴드 하단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RNAi 기반 신약개발 업체인 올리패스의 경우 당초 밴드가 3만7000원~4만5000원이었지만 최종 가격은 2만원에 그쳤다. 공모규모는 고작 140억원에 만족해야 했다. 마지막 주자였던 천랩 역시 공모가격은 밴드 하단보다 2만원 이상 낮게 결정됐다.

프라이싱(pricing)을 둘러싼 괴리율은 상반기보다 하반기로 갈수록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6월 이후 신라젠,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 등이 임상3상에서 기대에 못 미친 결과를 공개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장주들의 주가 폭락은 유통시장 전반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결국 IPO 데뷔를 앞둔 공모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손실을 입은 기관들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IPO업체들의 사업구조나 파이프라인에 상관없이 ‘가격 후려치기’에 나선 탓이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공모기업들이 아예 코스닥 상장을 취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기업이 남은 IPO 일정을 완주했다. 어차피 시간과 비용을 들여 다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고 해도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 연말 예정된 IPO 계획을 내년 초로 연기하면서 투심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시장 관계자는 “회사별 파이프라인과 상관없이 공모 성적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주관업무를 맡은 증권사들은 역량을 차별화할 만한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며 “바이오기업들의 실적을 예측하고 밸류에이션을 산정하는 작업이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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