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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의 '피터린치' 최웅필 상무, 가치투자 '선봉' [매니저 프로파일]일상속 투자 아이디어 발굴…밸류포커스·중소형주포커스 키운 장본인

이효범 기자공개 2020-01-14 13:06:06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2일 15: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스타일은 '피터린치'에 가깝습니다. 주식을 미친 듯이 좋아하는 편이고 기업탐방을 제일 열심히 다녔습니다. 종목 선정에 탁월한 재능이 있고 바텀업(bottom-up)에 강한 매니저죠."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그의 제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 상무(사진)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월가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린치에 빗댈 정도로 기본 자질이 뛰어난 인물로, 자신과 투자 스타일이 가장 가까운 편이라고 했다.

◇소시 콘서트·서머너즈워 직접 경험…"전형적인 주식쟁이"

이 대표가 최 상무를 피터린치에 비교한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피터린치는 1977년 이후 13년간 마젤란펀드를 운용해 단 한 해도 손실이 없었던 월가의 영웅으로 꼽힌다. ‘투자 아이디어는 일상생활 속에서 발굴해야 한다’는 투자 철학으로 직장인들이 아침마다 도넛을 사먹는 모습을 보고 ‘던킨도너츠’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일화는 유명하다.

최 상무 역시 일상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투자를 이끌어낸 사례가 많다. 2009년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식을 600억 원에 사들여 3년 만에 1조 원으로 되팔아 업계에 명성을 알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녀시대의 팬이자 투자자로서 일본 콘서트 관람을 위해 자비로 출장을 간 것도 유명한 일화다.

온라인 게임사인 '조이시티'에 투자했던 것도 게임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2010년 초 5000원에도 못미쳤던 조이시티 주가는 2011년 4만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등했다. 당시에도 투자를 실시해 '대박'을 치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컴투스의 대표작인 '서머너스워'에 수백만원의 현질(?)을 해가며 플레이 할 정도다. 컴투스 역시 KB자산운용의 펀드에 편입된 주요 종목으로 수익률에 기여했다.

그를 아는 한 지인은 "일반적인 가치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은 회사 내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가가 저평가 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으로, 전통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하지만 최 상무는 실생활에서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B2C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는 점에서 다른 가치투자자들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1972년 서울 출생으로 연세대 상경대학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현대상선 LNG선부에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그러나 채 1년도 되지 않아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다. 반포지점에서 주식영업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선배이자 스승인 이채원 대표가 최 상무를 눈여겨 보고 동원증권 주식운용팀으로 영입하면서 사제지간의 연을 맺었다. 이렇다 할 투자스타일이 없었던 최 상무가 가치투자자의 길로 접어든 계기였다. 최 상무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한 번도 투자를 해 보지 않은 백지상태에서 이채원 대표를 만나 가치투자를 배운 것이 매우 잘한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2009년 또 한번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 대표와 함께 몸담고 있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떠나 KB자산운용으로 이직하기로 결심한 것. 운용사의 핵심 매니저로 자리매김한 최 상무의 퇴사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의 제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나 지금이나 최 상무의 주변 인물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얘기는 '전형적인 주식쟁이'라는 평가다. KB자산운용으로 이직한 이후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에 올랐으나, 2년여 뒤 CIO 자리를 내려놨다. 지위나 직책에 대한 열망보다는 펀드매니저로서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가 승진이나 자리에 연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최 상무의 운용철학은 '깨지지 않는 투자'다. 본질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과 성장 가능성에 비해 저렴한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로서, 지수나 경기전망을 배제하고 종목선정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차분하면서도 투자에 대한 원칙이나 철학에 대한 신념이 강하다"며 "본인이 싸다고 믿는 주식에 대해서는 흔들리지 않는다. 성격은 원만해서 조직에서 융화를 잘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 펀드 KB밸류포커스, 10년 누적수익률 '115.89%'

최 상무가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펀드는 KB밸류포커스펀드다. 지난 2009년 11월 9일 설정된 이 펀드는 올해로 운용기간 10년을 채웠다. 만 10년이 되는 지난달 8일 기준 누적수익률(대표펀드 기준)은 115.89%이다. 설정액(운용펀드 기준)은 5236억원이다. 이 펀드는 출시 2년차인 2010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연간 수익률은 46.68%를 기록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최 상무는 2011년부터 펀드를 본격적으로 늘렸다. 2011년부터 KB자산운용의 대표적인 퇴직연금 상품인 KB퇴직연금배당40펀드(채혼) 운용도 시작했다. 2006년 설정된 펀드로 펀드재산의 최대 40%를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주식운용을 맡아 꾸준한 성과에 기여했다. KB퇴직연금배당40펀드의 누적수익률은 지난 11월 기준으로 81%에 달할 정도다. 펀드 설정액도 1조원을 웃돈다.

최 상무는 또 KB밸류포커스펀드 성과에 힘입어 가치투자 전략을 중소형주로도 확장했다. 2011년 12월 KB중소형주포커스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KB밸류포커스펀드와 달리 중소형 가치주에 집중투자하는 전략이다. 출시 이듬해인 2012년 이 펀드는 연간 수익률 34.23%를 달성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 1위에 올랐다. 최 상무가 운용한 주식형펀드가 2년 연속 수익률 1위에 올랐던 셈이다.

2개 펀드가 잇따라 히트를 치면서 KB자산운용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 하우스 반열에 올랐다. 특히 2013년 11월 KB밸류포커스펀드는 출시된지 4년만에 설정액 2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내에서 손꼽히는 초대형펀드로 자리매김했다.

최 상무의 공로를 인정받았던 것일까. 그는 2015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를 총괄한다. 기존 밸류운용본부가 주식운용본부에 흡수되면서 사실상 주식을 담당하는 최고투자책임자(CIO) 역할을 맡게 됐던 셈이다.

그러나 2016년 KB밸류포커스펀드는 처음으로 연간으로 수익률 마이너스(-) 4.41%를 기록하는 등 부진에 빠졌다. 당시 삼성전자 등 대형주 중심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가치주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00선 안팎에서 머물렀던 지수는 2017년 2500포인트 대로 상승했다.

최 상무는 그해 연말 심기일전하는 자세로 CIO 직을 내려놓은 대신 밸류운용본부장을 다시 맡기로 했다. 주식운용본부는 다시 밸류운용본부와 액티브운용본부로 쪼개졌다. 다만 이후로도 여전히 시장상황은 우호적인지 않은 상태라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특히 2018년부터 컴투스, 골프존, 에스엠 등을 대상으로 한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며 또한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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