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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천 키즈' 에셋플러스 정석훈, '꾸준함'의 대명사 [매니저 프로파일]에셋플러스에서만 16년 근무..글로벌리치투게더 진두지휘, '압도적' 중장기 성과

최필우 기자공개 2020-01-15 13:00:0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0일 07: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는 근래 가장 '핫(hot)'한 펀드다. 2019년 수익률 30%를 기록하며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2008년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은 250%에 육박한다. 업계에서는 국내 펀드시장의 전설로 통하는 강방천 회장의 '신화'가 해외펀드로 재현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10년 넘게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를 책임 운용하고 있는 정석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장(사진)이 있다. 그는 스타매니저들이 줄줄이 헤지펀드로 떠나는 와중에 묵묵히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지켜왔다. 인문학적 통찰을 기반으로 하는 종목 선정과 장기 투자 철학이 주무기다. 그는 '강방천 키즈'를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해외펀드 매니저로 거듭나고 있다.

◇역사학 전공한 '주식 덕후'…17년째 '에셋플러스맨'

정 본부장은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경영 또는 경제학이 주를 이루는 자산운용업계에선 다소 이색적인 학력이다. 역사 공부 만큼이나 주식 투자를 좋아하는 대학생이었다고 정 본부장은 회고한다. 이때부터 역사와 주식 종목을 섭렵하는 '덕후' 기질이 있었지만 펀드 매니저를 꿈꿨던 건 아니었다.

그는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펀드 매니저의 길을 걷기로 한다. 서울대 국제대학원에 진학해 금융과 국제 통상 분야에 눈을 뜬 영향이다. 본인의 주식 투자에서는 영 재미를 보지 못하던 시기라 제대로 주식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자산도 성공적으로 운용해주고 싶었다 한다.

수익에 목말랐던 그에게 강 회장은 전설 같은 존재였다. 강 회장이 외환위기 후 1억원을 1년 만에 156억원으로 만든 사례는 증권가에서 두고 두고 회자된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강 회장이 대외적으로 강조하는 운용 철학이 정 본부장에게 영감을 줬다. 인문학적 통찰을 기반으로 위대한 기업을 선별하고 진득하게 투자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철학에 공감했고,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입사해 강 회장에게 도제식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투자 스타일 뿐만 아니라 커리어에도 그의 '진득함'이 묻어난다. 2020년은 그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합류한 지 열일곱번째 되는 해다. 내로라하는 공모펀드 매니저들이 헤지펀드 업계로 발길을 돌렸지만 공모펀드 운용사 중에서도 한 직장에만 다니고 있다. 인문학 공부와 기업 분석에 몰두하는 '수도승'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장기 투자를 유도하고 있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다. 이를 인정받아 올초 전무로 승진했다.

정 본부장은 "학생일 때는 전공인 역사를 투자에 접목시킨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합류하면서 운용 철학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며 "자본은 끊임 없이 성장하고 위대한 기업이 가치를 창출한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반복돼 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재테크도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를 비롯한 자사 펀드를 통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펀드만 '10년' 운용, 뚝심으로 '250%' 달성

정 본부장은 국내 주식 운용역으로 경력을 시작했고, 5년차에 해외운용팀에 둥지를 틀었다. 에셋플러스가 2008년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할 때였다. 글로벌 경제에 관심은 많았으나 본인이 해외 투자를 지망한 건 아니었다. 대학원 시절 1년간 캐나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수료한 그는 영어가 가능한 '귀한 인력'이었던 덕에 해외운용본부 출범 멤버가 될 수 있었다.


주니어 매니저 시절 강 회장의 운용 철학을 빠르게 흡수한 그는 2009년말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 책임운용역을 맡게 된다.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겸하는 강 회장이 펀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컸지만 그도 입사 6년 만에 회사의 시그니처 펀드 하나를 책임질 수 있는 매니저로 인정 받은 것이다. 2012년에는 차이나리치투게더펀드의 책임 운용역을 겸하게 됐고, 2016년 해외운용본부장을 맡는다.

커리어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첫 책임 운용을 맏았던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가 폭락한 시기었다. 공포심이 퍼지면서 철학과 논리가 통하지 않는 시장이 됐고 수익률이 수직 하락하는 상황을 속절 없이 지켜봤다. 2018년에도 미국 금리 급등으로 시장이 왜곡되면서 마이너스(-) 수익률로 한 해를 마감했다. 탁월한 수익률을 기록한 2019년에도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가 담은 종목은 고점이라는 일각의 시선은 여전했다.

정 본부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시황 탓에 주가가 일시적으로 흔들릴지언정 가치를 창출하는 위대한 기업이라면 반드시 우상향할 것이라 믿었다. 벤치마크(BM)를 추종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낸 덕에 '10년 250%'라는 눈부신 트랙레코드를 달성할 수 있었다. 2012년부터 책임 운용을 맡고 있는 차이나리치투게더펀드도 누적 수익률 120%를 넘어섰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탓에 고전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훌륭한 대안을 제공했다.

2019년 슈퍼아시아리치투게더펀드가 출시되면서 그의 경력도 후반전에 접어들었다. 이 펀드는 소수펀드 원칙을 중시하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설정하는 마지막 액티브 주식형 공모펀드다.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된 탓에 자금 유입 속도는 빠르지 않다. 슈퍼아시아리치투게더 펀드를 또 하나의 스테디셀러로 만드는 게 그에게 주어진 과제다.

◇"'노이즈' 없애는 게 장기투자 비결"…'독서·명상'이 취미

정 본부장은 흔들림 없는 장기 투자의 비결로 '노이즈 차단'을 꼽는다. 국내 주식 시장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여의도를 떠나 판교에 자리를 잡은 것도 불필요한 정보와 거리를 두기 위해서다. 정 본부장은 업계 매니저나 애널리스트와의 교류보다 같은 회사 매니저들과 토론하는 것을 더 중시한다. 젋은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본인이 포착하지 못하는 기술과 문화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서는 후배들의 추천 종목을 본질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가 수시로 탐독하는 책은 플라우비스 요세푸스의 '유대 전쟁사', 제카리아 시친의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등이다. 역사서가 주를 이룬다. 역사서를 읽다보면 인간이 자본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되고 자신도 자본은 결국 성장할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이같이 역사적 관점에서 자본의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위대한 기업을 가려내는 게 본부 수장으로서 그의 역할이다.

요가에 새로 취미를 붙인 지는 4년이 됐다. 점심 시간 등을 활용해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사옥 근처의 요가원에 다닌다. 명상이 불필요한 정보와 잡념에서 멀어지고 가치투자 철학에 몰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정 본부장은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를 선보일 때만 해도 한국 토박이인 너희가 어떻게 해외펀드를 운용하겠냐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며 "아무리 해외 종목이라도 필요한 정보는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국내에는 불필요한 정보가 난무하고 있다"며 "꼭 필요한 정보만 획득하고 남는 시간에 독서나 명상을 통해 통찰력을 기르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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