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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대림산업, 박성우 부사장 체제 2년 어땠나금융권 출신 재무통, 내실 다지기·미래 먹거리 발굴 성과···토목·플랜트 정상화 숙제

이명관 기자공개 2020-01-14 13:05:0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3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의 곳간지기는 박성우 부사장이다. 그는 금융권 출신의 재무 전문가다. 2013년 처음 대림산업에 합류했을 때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다. 이해욱 회장의 최측근이기도 한 그는 총괄사장실 담당 임원을 거치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그러다 다시 곳간지기로 돌아온 것은 2018년이다. 올해도 그의 자리는 CFO다.

박 부사장이 CFO가 된 최근 2년 대림산업의 살림살이는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다. 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형태로 곳간을 챙긴 덕분이다. 대림산업에서 CFO 역할 중 핵심은 리스크 관리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CFO의 역할은 신사업을 추진할 때 두드러진다. 사업성 평가를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에 부담을 주는 요인을 철저히 관리한다. 최근 대림산업은 해외 M&A를 성사시키고, 리츠를 활용한 임대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성과를 거뒀다. 이렇게 사업을 확대하면서도 재무 건전성은 개선됐다.

◇금융권 출신 재무통, 일명 '이해욱 사단' 핵심 멤버

박 부사장은 대림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위스콘신대 메디슨캠퍼스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MBA를 졸업했다. 체이스맨해튼은행과 JP모간을 거쳤다. 모간스탠리 서울지점 기업금융부 공동대표를 지냈고 삼성증권 IB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STX 미래연구원에서 부사장으로 있다가 2013년 대림산업에 합류해 CFO를 맡았다. 경영지원본부 실장, 총괄사장실 담당 임원으로 이동했다가 2018년 CFO로 복귀했다.

이 기간 동안 잦은 경영진의 교체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림산업 내 핵심 인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때 이해욱 사단으로 오규석 전 경영지원본부장, 김한기 전 대표, 강영국 전 대표 등이 거론됐는데, 이들 중 살아남은 이는 박 부사장이 유일하다. 그만큼 이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점은 이 회장이 영입해온 오규석 전 본부장의 소개로 박 부사장이 대림산업으로 옮겨왔다는 점이다.

박 부사장이 CFO로 복귀한 것은 내실을 다지면서 미래 먹거리를 챙기기 위한 이 회장의 의도가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2017년까지 대림산업은 수년간 이어진 주택경기 호황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이 과정에서 차입부채가 급증했다. 양호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위험을 감지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2조원 미만이던 총 차입금이 3조원을 상회할 정도로 불어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변동성이 심한 건설업종 특성을 감안할 때 미래 먹거리 발굴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건설과 함께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유화사업만으론 변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한계도 명확했다. 매출 기준 건설 85%, 유화 15% 내외의 비중을 유지 중이다.


◇리츠 활용 주택사업 확대, 유화사업 고부가 중심으로

박 부사장이 CFO로 자리한 이후 대림산업은 리츠를 활용한 임대사업에 보다 힘을 주시 시작했다. 대림산업은 2016년 7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인 대림에이엠씨를 설립했다. 그간 건설사가 리츠AMC의 주주로 참여한 적은 있었지만 주도적으로 설립한 것은 처음이었다. 대림에이엠씨의 주주는 대림코퍼레이션(82%), 대림산업(9%), 에이플러스디(9%)다.

대림산업은 2016년말에 천안 원성동에서 첫 임대주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7년엔 부산 우암2구역 개발사업을 기업형임대사업으로 진행했다. 간헐적으로 임대사업을 하던 대림산업은 2018년부터 임대사업을 확대했다. 정부 정책과 맞물리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2020가구 규모의 대구 서대구지구를 비롯해 인천도화1구역 인천숭의3구역, 청주 우암 1구역 등에서도 연계형 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부산과 천안 사업지를 합쳐 6개 구역(총 1만5057가구, 임대 9673가구)에 달한다.

이와 함께 작년엔 창사이래 처음으로 해외 M&A를 성사시키기는 성과도 냈다. 미국 크레이튼(Kraton)사의 카리플렉스(Cariflex)TM 사업부를 5억3000만달러(약 62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딜은 최근 대림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사업 육성 차원에서 이뤄졌다. 카리플렉스 사업부는 고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한다. 주로 수술용 장갑과 주사용기의 고무마개 등 의료용 소재로 활용된다. 최근 수술용 장갑은 천연고무의 알레르기 유발 위험성으로 합성고무로 대체되는 추세다.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 시장은 매년 8% 수준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건설에선 임대사업을, 유화에선 고부가 합성고무를 택했는데 공통적으로 리스크가 덜하다는 측면이 있다. 임대주택 사업은 정부 기관과 협업을 하다 보니 리스크가 덜하다. 특히 재원조달 과정에서도 정부 기금을 활용할 수 있어 금융비도 덜 든다. 사업자 입장에선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려갈 수 있는 셈이다. 합성고무의 경우 의료용 제품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필요로 할 뿐 아니라 다른 석유화학 제품에 비해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층 안정된 재무구조···토목·플랜트 수익성 회복 숙제

대림산업은 최근 2년간 사업을 확대하면서도 내실을 다지는데도 소홀하지 않았다.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수익성 증대에 주안점을 뒀다. 이 과정에서 외형은 예년에 비해 축소됐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2017년 12조3000억원에서 2018년 10조984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외려 영업이익은 54% 급증한 84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43%에서 3.27%포인트 상승한 7.7%로 올랐다.

이와 함께 실질적으로 유입된 현금은 1조원을 상회했다. 2018년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순현금은 1조1000억원 선이다. 이는 역대급 성과다. 예정된 투자지출을 제외한 잉여현금도 9000억원에 이르렀다. 작년 역시 3분기까지 순항하고 있다. 영업이익률로만 보면 3분기 기준 10.9%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달성에 성공했다.

여기에 차입금 규모도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3조원을 상회하던 차입금은 2019년 3월 2조5000억원대로 축소됐다. 차입부채가 줄고 현금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재무건전성 지표도 나아졌다. 2017년 135%였던 부채비율은 2018년 112%로 낮아졌고, 작년엔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작년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97.56%다. 1조원을 넘었던 순차입금 규모도 작년 2000억원대까지 급감했다. 작년 9월말 기준 순차입금은 2258억원이다.

내실을 챙기면서 신사업 발굴에서 성과를 냈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토목과 플랜트의 부진이 그것이다. 2018년까지 손실이 누적돼온 이들 사업부문은 작년 들어 3분기까지 흑자를 내며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아직까지 정상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잠재된 리스크가 남아있는 탓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공사손실충당금을 앞서 털어낸 만큼 추가적인 대규모 원가율 조정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라며 "다만 아직 원가율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고, 잠재 위험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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