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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전화위복 꾀하는 농협손보 농협 DT 로드맵 그린 최창수 사장, 다이렉트보험 등 신사업 돌파구 마련

손현지 기자공개 2020-01-20 11:38:5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6일 08: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손해보험이 올해 디지털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다이렉트보험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와 더불어 금융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승인받은 '혁신금융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전체적인 사업 방향성에 최창수 신임 대표의 디지털 전략에 대한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그간 농협 고유의 정책성보험 판매에 따른 손해율이 막대한데다가 채널 구조도 태생적으로 방카슈랑스에 의존해온 탓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최 사장은 농협금융그룹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으로 꼽힌다.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후 지주와 은행을 넘나들며 현장경험을 쌓고 안살림을 챙기는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전략기획팀장 △기획실 구조개혁팀장 △전략기획TF단장 △비서실장 △농협은행 지점장 △경영전략TF단장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두루 거쳤다.

그의 최근 공로는 디지털전환(DT) 로드맵 수립으로 일축된다. 작년 지주 부사장 시절 김광수 회장과 함께 그룹 전체 적인 디지털 전략과 방향성을 그려 나갔다. 계열사 농협손보가 보험업계에서 비대면 채널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었던 환경을 조성한 셈이다.

최 사장 취임 이후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농협손보의 디지털 혁신사업과 신사업 개척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농협중앙회 산하 29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모인 자리에서도 최 사장의 디지털 혁신 의지 면모가 드러났다. 그는 "올해 농협손보의 체질 개선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며 "다이렉트보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농협손보는 그룹의 DT 전략에 발맞춰 관련 조직을 꾸려나갔다. 2018년 마케팅본부 산하에 3명으로 구성된 디지털금융팀을 신설했다. 보험에 대한 지식도 갖추고 IT·전산시스템을 두루 섭렵한 직원을 배치했다. 일종의 보험사 내 스타트업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작년에는 인력을 6명까지 늘리며 디지털 신사업을 구상했다.

디지털금융팀은 보험업계의 비대면 채널에 대한 규제를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왔다. 통상적으로 보험상품은 일정한 교육을 받아야 판매 자격이 주어지는데, 온라인 비대면 채널의 경우 판매인이 모호하다는 점 때문에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보험업법 제2조 제12호에서 정의하는 ‘보험 모집’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예컨대 홈쇼핑이나 TV광고로 보험상품을 판매할 때도 해당 쇼호스트나 광고 모델이 보험판매 자격증을 갖춰야 하는 것도 같은 개념이다.

농협손보는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비대면 채널을 개척해냈다. 작년 4월(1차) '온오프(On-Off)해외여행자 보험'에 이어 6월 '모바일 보험상품권'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것이다. 특히 온오프 해외여행자보험은 일반적인 다이렉트보험 상품에서 한단계 진보된 형태다. 보통의 다이렉트 보험상품이 공인인증서를 통해서 서명을 받아야 한다면 온오프보험은 한 번만 서명하면 추가 인증없이도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서비스 기획과정에서 애자일(Agile) 조직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디지털금융팀 외에 IT, 인수관련 담당 직원들이 모여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검증했다. 이들은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에서 빛을 발했다. 금융위가 작년 한 해 동안 총 68건의 혁신금융서비를 발굴했는데 이 중 2가지가 농협손보가 신청한 사안이다. 보험업계 통틀어 혁신서비스로 지정받은 건수가 3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협손보가 디지털 금융 혁신을 거의 주도했다고도 볼 수 있다.

농협손보 최 사장의 취임 이후 디지털금융팀은 최근 모바일 보험상품권의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존 G마켓, 옥션, NH몰 등 3곳을 통해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지만 향후 제휴 오픈마켓을 5개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농협손보가 디지털 신사업 추진에 적극적인 이유는 수익성 돌파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농협손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32억원, 당기순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보다는 개선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부진한 성적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운용자산이익률도 3분기 기준 3.04%에 그쳤다.

보험영업 환경이 악화된 점도 문제지만 정책성보험 비중이 높은 탓이다. 특히 가축재해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 중에서 농협손보의 점유율은 97%에 달하는데 이로인한 손실이 만만치 않다. 정부가 2018년부터 가금류 폭염피해를 기존에 특약을 통해 보장하던 것에서 주계약으로 변경한 점이 발단이 됐다. 농민보호 차원에서 정책성보험의 보상 규모를 확대한 탓에 손실 규모는 불어나고 있다.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최근 폭염 등으로 가축재해보험 보험금 지급에 따른 농협손보의 손실 규모는 연 800억~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정책성보험의 이같은 한계점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문제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피해가 클 경우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는 인식이다. 보험가입의 유인을 낮추더라도 보험사 자체적으로 보험료 인상 등에 어려움이 있어 손실이 계속해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태생적으로 농협손보는 주 판매채널이 지역 농·축협이었기에 정책성보험 비중, 방카슈랑스 의존 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이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일반 보험사로 따지면 설계사나 GA의 비중을 줄이라는 뜻과 같은 만큼 디지털채널을 통한 새로운 전략을 꾀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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