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를 움직이는 사람들]김완식 대표, 외식업 역경 속 성장 일군 ‘탐구형 리더’⑧전자공학도 출신, 30대 초고속 승진…‘가성비’ 전략 성공
김선호 기자공개 2020-01-29 08:22:22
[편집자주]
이랜드그룹은 1980년 설립돼 의류업계 최초로 프랜차이즈 매장을 통해 성장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중국에 가장 먼저 진출해 성공한 케이스로 손꼽히기도 한다. 패션 사업에서 유통, 레저, 외식까지 사업을 확장해 온 이랜드그룹은 2010년대 중반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현재 재도약을 바라보고 있다. 더벨은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이랜드그룹을 있게 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완식 이랜드이츠 상무 대표이사(사진)는 30대 후반의 나이에 상무 승진과 함께 이랜드그룹의 외식사업을 이끄는 수장 자리에 앉은 인물이다. ‘탐구형 리더’로 꼽히는 김 대표는 이랜드의 외식사업이 역경을 겪을 때마다 ‘가성비’를 높이는 전략으로 성과를 일궈왔다. 이러한 성과는 김 대표의 초고속 승진에 있어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올해 초 창사 40주년을 맞은 이랜드그룹은 최초로 30대 임원을 선임하는 ‘파격 인사’를 발표했다. 주인공은 윤성대 이랜드파크와 김완식 이랜드이츠 대표다. 그 중 김 대표는 이랜드그룹과 각 계열사 임원을 통틀어 가장 나이가 어리다. 이와 같은 파격 인사에 이랜드그룹 내 임직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 대표가 일궈온 성과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해진다.
◇저렴한 가격에 ‘만족 두 배’ 전략
1983년 생인 김 대표는 단국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2007년 이랜드에 입사했다. 평소 외식사업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는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에 자원했다. 이랜드파크에서 외식사업부가 이랜드이츠로 분할하기 전까지 김 대표는 이랜드의 외식사업에서만 줄곧 일한 셈이다.
입사한 지 6년 만인 2013년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피자몰 브랜드장, 2016년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전략기획실장 자리까지 꿰찼다. 승승장구하던 김 대표는 2017년에 외식사업부 본부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이랜드이츠 수장에 올라섰다.
이와 같은 김 대표의 고속 승진 배경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가 추구하는 ‘대중화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고 외식사업에서 성과를 낸 인물이 바로 김 대표”라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피자몰 ‘9900원’ 전략”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피자 한 판에 9900원’ 전략을 내세운 피자몰 매장을 오픈했다. 당시 소비자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중저가 피자가게가 성행하자 피자몰이 점차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이에 2013년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피자몰 브랜드장을 맡은 김 대표는 피자 ‘한 판’이 아닌 피자뷔페 이용권 ‘9900원' 전략으로 선회했다. 같은 가격이라도 더 많은 상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의 발길을 다시 피자몰로 유인했다. 이를 통해 피자몰 브랜드 매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2013년은 김 대표가 이랜드에 입사한지 6년밖에 안된 시기였다는 점이다. 이랜드파크로서는 입사한 지 6년 밖에 되지 않은 젊은 직원에게 주요 브랜드 사업을 맡긴 셈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브랜드 사업의 경우 젊은 과장급 인사를 앉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 바로 상품 기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이랜드그룹은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인사 원칙을 지니고 있다. 이에 맞게 김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을 챙기고 경쟁사 매장까지 찾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경쟁사 매장을 찾아 음식을 맛보고 직원들과 경험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가성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실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김 대표의 역량이 '애슐리'에서도 빛날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낙점된 ‘애슐리’…선택과 집중으로 ‘흑자’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선택과 집중’에 맞춰 경영을 해나갈 방침이다. 이랜드이츠도 이에 맞게 ‘애슐리’ 위주로 실적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이츠는 애슐리, 자연별곡, 수사 등 뷔페를 비롯해 일반음식점, 카페·디저트 등 총 16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그 중 김 대표의 선택을 받은 브랜드가 바로 ‘애슐리’다.
김 대표는 애슐리를 ‘애슐리W’, ‘애슐리 퀸즈’ 등 프리미엄 매장으로 전환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먼저 ‘애슐리 퀸즈’의 메뉴를 기존 100여개에서 200여개로 늘리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외식사업의 전문성 강화해 흑자경영을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애슐리를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재설계를 하는 한편 밀키트 등 HMR(가정간편식) 사업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외식사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만큼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이랜드 외식사업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뷔페 사업이 전체적으로 침체기를 맞이했으나 이랜드의 자연별곡이나 애슐리는 다양한 메뉴개발과 ‘가성비’를 무기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김 대표는 젊은 경영자로서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언제든지 직원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사무실을 오픈형으로 운영하고 짧고 빠른 결재 시스템을 도입해 사업을 역동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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