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가치주 시대 끝 아니다, 접근법 달라질 뿐" [thebell interview]장현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신임 CIO "모든 변화는 수익률 개선에 초점"

이효범 기자공개 2020-01-29 13:14:14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최근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자산운용사 중 하나다. 첫 해외펀드 출시, 스타일별 운용조직 개편, 모델 포트폴리오(MP) 도입 등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운용사 설립 이후 줄곧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았던 이채원 대표를 대신해 신임 CIO를 발탁한 점은 더욱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수익률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 국내 가치주 하우스들이 전반적으로 겪는 시련으로 시장에서는 "가치주 시대는 끝났다"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러나 장현진 신임 CIO(사진)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국내외 경제 상황의 한 단면으로 보고 가치주에 대한 접근방식을 달리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장 CIO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구조적으로 가치주 시대가 끝난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가치주 개념도 넓어져야 한다"며 "비근한 예로 워렌 버핏이 애플이나 아마존 주식을 사는게 명확한 가치투자라고 얘기했는데 결국 이익의 성장에 기반한 것도 가치투자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워렌 버핏은 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전자상거래 상징인 아마존 주식을 매입한 것을 두고 '가치투자'라고 밝혔다. 기술주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스탠스와 달리 그가 아마존 주식을 사들인 건 월가에서도 화제였다. 시장에서는 고집해온 투자 성향이 변했다는 얘기마저 나오자 자신의 가치투자 철학이 여전히 건재함을 명확히 했던 것.

장 CIO는 이를 가치투자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로 봤다. 특히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국내외 경제상황을 아래 워렌 버핏마저 '기술주'에 눈을 뜨게 한 구조적인 변화로 해석했다.

그는 "그동안 2~3년에 한번씩은 가치주의 내재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 주기가 있었다"며 "그런데 그 주기는 점차 길어지고 있으며 절대적으로 저평가 된 주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1990년대 중반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기였다면 지금은 정체기로 돌아섰다"며 "정체가 장기화 되다보니 시장에서는 미미하더라도 성장이 나오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고, 성장에 대한 갈망이 강해지면서 싼 주식보다는 성장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기류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도 이같은 시장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변화들도 이같은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장 CIO를 발탁한 것도 내부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장 CIO는 1994년 한국산업증권 리서치조직인 조사부로 입사해 금융투자업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리서치와 운용역을 오가며 커리어를 쌓았다. 2009년에 하나UBS자산운용 리서치 팀장으로 이동했다가 주식운용본부장을 맡았다. 또 2014년 흥국자산운용가서 주식운용본부장을 역임해오다 온전히 주식만 할 수 있는 여건을 찾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새둥지를 텄다.

사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신입사원을 뽑아 도제식으로 펀드매니저를 육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같은 인재 육성책 아래 이채원 키즈로 불리는 걸출한 스타 매니저도 여럿 배출했다. 그런데 장 CIO가 걸어온 길은 이와 다른 셈이다.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그의 경험과 노하우는 운용사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CIO 자리를 맡게된 것에 대해 "이 대표님이 경영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과 함께 CIO를 중심으로 그동안 해왔던 투자와 운용에 변화를 주고 싶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다만 창립 이후 유지해왔던 운용철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CIO의 말대로 싼주식에 대한 펀드 매니저들의 관심은 종전과 다를게 없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이익이 성장하는 가치주 투자 비중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특히 장 CIO는 투자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뿐만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비롯해 영업이익 등을 복합적인 지표들을 반영해 종목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용조직 구성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운용조직에서는 각기 다른 의견들을 논의하고 이해하는 과정으로 통해 컨센서스를 만드는게 쉬운일은 아니지만, 운용조직에서는 공통된 의견으로 모아가는 건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며 "구성원들 중 대다수가 공감하는 아이디어를 포트폴리오에 반영할 수 있으면 좋은 운용시스템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가치투자를 강화해 펀드 수익률을 제고하는데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 CIO는 "가치투자는 회사 창립 때부터 지켜온 고객과의 약속이며 존립의 근거"라며 "앞으로 더 강화해 펀드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게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가치투자를 앞으로 어떻게 구현해 나갈지를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 가려고 한다"며 "운용시스템, 운용체계, 운용철학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수 있는데 구성원들이 컨센서스 이루져야 하기 때문에 소통하면서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