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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현대기아차 캡티브 '부메랑'…수익성 급락 지난해 영업익 반토막…차강판 가격 인상 '지지부진'

박상희 기자공개 2020-01-23 08:25:1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업계가 장기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캡티브마켓을 두고 있는 현대제철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다. 계열사 현대·기아자동차에 자동차 강판을 제공하는 현대제철은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지만 동시에 제품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 마진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15조6908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같은기간 15조4679억원 대비 매출은 1.44%(2229억원) 소폭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712억원에서 4792억원으로 37.86%(292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98%에서 3.05%로 하락했다. 수익성이 1년 새 악화됐다.


4분기 영업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에선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간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저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 적자 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판가협상력이 약해진 판재류 부문과 건설 시황 악화로 봉형강의 가파른 가격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4분기 실적 부진이 더해지면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영업이익(1조260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간 현대제철 평균 영업이익이 1조4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 규모가 급감한 모양새다. 현대제철은 오는 2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 무역 분쟁으로 촉발된 철강 업황 둔화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현대제철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대·기아차 차강판 거래 마진 축소 영향이 컸을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현대·기아차 차강판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하락한 제선원가(철광석과 원료탄의 가중평균 가격)는 2015년 말을 기점으로 반등했다. 원화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2015년 4분기 톤당 15만원 수준이었던 제선원가는 이후 평균 30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원가가 2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에 제공하는 차강판 가격은 2017년 2분기 톤당 약 6만원 인상에 그쳤다. 현대제철 입장에선 톤당 약 9만원 수준의 마진이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차강판 가격 인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와 6개월 단위로 차강판 계약을 맺고 있다. 시장에선 지난해 하반기 계약도 현대제철이 제품 가격 인상에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으니 제품 가격에 원가 상승분이 반영되는게 맞는다"면서도 "최근 현대·기아차와의 차강판 관련 협상에서 가격 인상이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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