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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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회장 체제 당분간 유지...정면돌파 택할까 [DLF 제재심 중징계 파장] 지배구조 유지, 우리은행장 선출 예고…문책경고 통지 후 소송 대응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20-02-07 10:47:1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16: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 사외이사들은 금융당국의 중징계(문책경고) 통보가 오기 전까지 손태승 회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중단했던 은행장 선출 절차도 진행키로 했다. 은행장을 선출하겠다는 건 결국 행정소송을 통해 손 회장의 연임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6일 간담회를 열고 기관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절차가 남아 있고, 또 개인에 대한 제재가 공식 통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장 연임 여부와 관련된) 의견을 내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룹 지배구조는 기존 결정된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손 회장 체제를 유지함과 동시에 우리은행장 선출 절차도 재개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우리금융 그룹임원임추위는 지난달 31일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김정기 집행부행장, 이동연 우리FIS 대표 3명을 후보군으로 놓고 우리은행장 선출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손 회장에 대한 금감원 문책경고가 나오면서 모든 절차를 올 스톱한 상태였다. 내주 중 그 절차가 재개될 전망이다.

우선 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은 금융기관장은 3년간 취업이 제한되고 연임도 할 수 없다. 효력은 금융위원회의 징계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발생한다. 따라서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거쳐 연임이 결정된 손 회장은 3월24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과해야만 이를 확정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위는 3월 초까지 우리은행에 대한 기관제재 수위를 확정, 통보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기관 제재를 결정한 뒤 손 회장 중징계도 함께 통보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이를 통보받을 때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는건 사실상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면돌파'를 택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손 회장의 유일한 연임 방법은 행정소송 가처분 신청으로 징계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손 회장 측은 이번 사안이 은행장까지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DLF 사태가 내부통제 미비로 인해 발생한 사안이며 그 책임은 결국 은행장이 짊어져야 한다는 논리를 펼쳐왔다. 은행법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지배구조법)을 근거로 한다.

은행법 제54조 임직원에 대한 제재 조항에는 '금융위가 은행 임원이 건전한 운용을 해치는 행위를 한 경우 금감원장 건의로 해당 임원의 업무집행 정지 혹은 해임 권고 등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내부통제에 따른 기관장 제재 근거는 은행법이 아닌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있다. 법안 제35조에는 '내부통제기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임원은 해임요구, 6개월내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제재를 내릴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손 회장 측이 중징계에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법을 기반으로 해야 할 '은행장 제재'를 두고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기준까지 끌고 들어와 그 근거를 짜맞춘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차치하고라도 금감원이 내부통제 '위반'이 아닌 '미비'를 징계 사유로 삼았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된다. 위반이면 몰라도 미비는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준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징계를 위한 징계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전에 없는 사례인데다 당국이 확실한 잣대를 가지고 수위를 결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법정에서 충분히 다퉈볼 수 있는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

은행의 투자상품이 손실을 냈다고 해서 그 책임을 은행장에게까지 과연 물을 수 있는지 자체도 법정에서 따져볼만한 사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에 고객이 투자한 상품의 손실을 가지고 모든 소비자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거나 그 책임을 사장에게 묻는 경우는 없지 않느냐"며 "물론 DLF의 불완전판매는 문제를 삼을 만 하지만 은행장에게까지 책임이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외이사들이 당분간 손 회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당국과 우리금융의 기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도입 등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할 다양한 이슈를 안고 있다. 이를 승인받지 못하면 당장 자본비율을 올릴 수 없어 M&A 등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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