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우리금융 이사회, 손태승 회장에게 공 넘겼나 [DLF 제재심 중징계 파장] 손태승 회장 거취 관련 유보적 태도...추후 연임 절차 진행 가능성↑

김현정 기자공개 2020-02-10 11:21:5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 이사회가 파생결합펀드(DLF) 제재 효력이 발생되기 전까지 손태승 회장이 현 체제 하에서 우리금융의 지배구조를 안정시킬 말미를 줬다. 이사회가 손 회장에게 공을 넘겼다는 평이 나온다. 향후 진행 상황 역시 이사회가 아닌 손 회장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6일 회의를 열고 지배구조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아직 제재 효력이 실제로 발생되지도 않은 만큼 최고경영자의 거취나 추후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 절차도 내주 재개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손 회장의 거취를 놓고 유보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의 연임 혹은 사퇴 두 가지 갈림길로 방향이 모아지는 가운데 현재 상황에서 우리금융 이사회가 당장 손 회장에게 거취에 대해 결정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말이다.

행정소송 등과 관련한 얘기 역시 이날 일절 논의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부담스런 일이기에 그 누구도 손 회장에게 당장 결단을 내리라는 압박을 하지는 않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기의 문제이지 손 회장이 연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현재 방향을 먼저 정하며 상황을 주도하기보다 손 회장의 결정에 큰 하자가 없는지를 검토하는 정도로 상황을 풀어나가고 있다.

손 회장 측은 이번 사안이 은행장까지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감원이 '미준수'가 아닌 '미비'를 징계 사유로 삼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해왔다. 미비는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동종업종을 끌고 와야 하는 것인지 등의 기준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미비에 대한 임원 징계 근거는 있고 미준수는 없다.

사퇴는 손 회장 개인 입장으로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금융위 의결이 3월4일 이뤄진다고 가정했을 때 2023년 3월에야 금융권 취업 제한이 풀린다. 손 회장 나이는 65세가 된다.

행장 인선을 재개하는 것도 손 회장의 연임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금융 그룹임원추천위원회는 우리은행장 숏리스트(압축후보군)을 선정하고 후보자 3명의 면접까지 진행했는데 이후 절차를 그대로 시작한다.

은행장은 사실상 지주 회장과의 합이 중요한 만큼 두 자리가 공석이라면 회장 먼저 인선 절차가 진행되고 이후 행장을 뽑는 것이 순리다. 이런 점에서 회장이 공석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퇴를 생각했으면 3월 초까지 미루는 것이 아니라 이날쯤 발표를 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손 회장이 혼란스러운 우리금융의 지배구조를 어느 정도 정돈해놓고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우리금융엔 전례 없는 상황에 조직혼란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DLF 통보 시점까지라는 말미를 두고 하루 빨리 이를 정리하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불확실성 탓에 지난해 11월부터 은행 임원 인사와 자회사 사장단 인사 등이 속절없이 지연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승인,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을 위한 대주주 적격성 승인 등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일이 산적한데 금감원과의 법원에서 싸움을 벌이는 일은 아무래도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