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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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한국조선해양 "기분 좋은 출발"…'빅1' 자신감?'부정→긍정' 분위기 전환, '골치' 해양 부문 영업이익 39.6%, 조선업 회복 희망 확인

구태우 기자공개 2020-02-11 10:43:0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5: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루 아침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기분 좋은 출발이다"

한국조선해양 성기종 상무(IR 담당)는 지난 6일 연간 실적 발표회를 시작하면서 이같이 운을 뗐다.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조선 '빅3'의 실적 발표회에는 부정적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을 발표했는데, 마이너스(-)를 가리켰던 실적 지표들은 대체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 전망보다 긍정적 전망이 많았다.

이전과 달라진 실적에 애널리스트는 "모처럼 좋은 실적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박 발주량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이뤄지면서 조선사의 실적도 개선되는 분위기다.

◇전체 연결 실적, 자료집 하단서 도입부로 이동

한국조선해양이 배포한 연간 실적발표 자료집에서도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IR을 위해 작성한 자료에는 △사업부문별 경영 실적 △매출 및 영업이익 분석 △영업외손익 △재무비율 등이 기재됐다.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5조1826억원, 영업이익은 29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2조216억원, 영업이익은 771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132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8581억원 늘었다.

앞서 지난해 발표된 '2018년 경영실적 자료'에는 2018년 4분기 각사별 실적만 간략히 기재돼 있다. 전체 연결 기준 매출은 자료집 말미(16P)에 담겼다. 반면 올해 발표된 자료에는 전체 매출이 자료 도입부(5P)에 기재됐다. 지난해 실적이 개선되면서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조선해양 IR 자료 갈무리

실적 설명 자료도 이전과 달라졌다. 수주가 줄면서 이전 실적 발표 자료에서는 '감소'라는 설명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반면 지난해 자료에서는 '큰 폭 증가', '대폭 개선' 등 긍정적인 표현이 주를 이뤘다. 성 상무는 "수주가 증가해 매출이 증가했다"며 "해양 부문에서 신규 프로젝트가 들어왔고, '체인지 오더' 등으로 전체 매출의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해양 부문에서도 흑자를 낸 게 눈에 띈다. 해양 및 플랜트 부문은 수주 잔고가 바닥났고, 손상차손 등이 잡히면서 적자를 내왔다. 2018년 수주한 '킹스 키(King's Quay) 공사가 건조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발생했다. 이 공사는 현대중공업이 약 4년 만에 수주한 해양 플랜트 공사로 미국 멕시코만에 반잠수식 원유개발설비(FPS)를 건설하는 공사다. 2021년까지 공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해양 부문은 한동안 흑자가 예상된다.

왼쪽이 2019년 발표한 연간 실적. 오른쪽이 2020년 발표한 연간 실적. 사업부별로 실적과 영업이익이 한눈에 알 수 있게 표시됨

◇올해 실적 악화 요인 '낮은 수준', 달라진 경영 전망

시장은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실적에 대해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분석했다. 플랜트 부문(영업이익 - 627억원)을 제외하면 △조선(2816억원) △해양(2312억원) △엔진기계(494억원) △그린에너지(222억원) 부문 모두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반등한 만큼 올해 수주 및 영업 전망 모두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조선사의 실적을 끌어 내리는 △공사손실충당금 △강재 가격 △환차손 △하자보수충당금 등의 부정적 요인도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조선사는 선박을 수주할 때 미리 공사손실충당금을 책정한다. 선박 건조 시 발생할 수 있는 손해액을 미리 회계에 반영하는 것이다. 예상 손실을 보수주의 회계 원칙에 따라 당해연도 손익계산서에 손실로 미리 인식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선박 건조에 따른 예상 손해액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충당금을 적게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공사손실충당금이 0.5% 이내에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00억원 규모의 공사일 경우 충당금을 5000만원 이내로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수주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환경 규제로 LNG 추진선과 듀얼 연료(DF·Dual Fuel) 선박의 발주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NG 수요 급증으로 LNG 운반선의 수주도 늘 전망이다.

강재호 현대중공업 상무는 "신조 발주가 위축됐지만 수주 실적을 쌓으면서, 시장 지배력은 이전보다 강화됐다"며 "수주 목표는 작년과 비슷하게 잡았지만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일감 부족을 우려했던 이전 컨퍼런스콜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날 실적발표회에 참석한 한 애널리스트는 "수주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조선업종 실적 발표회에는 부정적 지표들이 많았다"며 "조선업이 천천히 회복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이 모처럼 우수한 실적을 내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환율 등 각종 외생변수에도 손실은 최소화하고, 흑자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의 CFO는 경영지원실장 겸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 조영철 부사장(사진)이다. 조 부사장은 198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그룹 내에서 줄곧 재무 및 경영관리 업무를 맡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적자 실적이 쌓이면서 CFO가 느꼈을 무게가 남달랐을 것"이라며 "이번 실적은 확실히 이전과 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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