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이마트, '라스트마일 배송' 관심 갖는 배경은 '정체' 슈퍼마켓 사업 돌파구…인수대금 조달 여력 관건

전효점 기자공개 2020-02-11 11:04:0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지분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슈퍼마켓 사업에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통해 성장 엔진을 달아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는 이마트가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자 하는 직접적인 배경으로 이마트에브리데이 슈퍼마켓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는 할인점 및 이커머스 사업을 중심으로 '쓱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륜차를 활용한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 경험은 거의 없다.

유통업계 한 전문가는 "이마트에게 슈퍼마켓 사업은 당장 손을 뗄 수는 없고 단기적으로는 고정비 등 각종 부담이 큰 사업"이라면서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라스트마일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선 라이더 모델을 활용하는 방안도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전국 210여개 기업형 슈퍼마켓(SSM) 직영점을 거느린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통해 슈퍼마켓 사업을 하고 있다. SSM 사업은 할인점 사업과 마찬가지로 지난 수년 간 좀처럼 실적이 반등하지 못했다. 작년 기준 이마트에브리데이 연매출은 1조2000억원 내외다. 영업이익률은 1% 미만으로 간신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점포 대부분이 직영점이라 고정비 부담이 막대했다. 이마트는 작년까지 꾸준히 부진한 매장을 정리하는 한편 새 상권에 매장을 출점하면서 운영 효율을 모색해왔다.


이마트는 슈퍼마켓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을 위해 몇 년 전부터 이륜 배송 서비스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사업이야말로 메쉬코리아의 이륜 배송 서비스를 통해 가장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라스트마일 배송은 이마트 쓱배송이나 새벽배송 등 기존 배송 서비스가 담당하지 못했던 시장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구매 단가가 5000원 내외로 훨씬 낮고, 소포장과 식품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는 특징이 때문이다. 1인 가구나 즉시성의 성격이 더 짙다.

유통업계에서는 편의점업계가 가장 발빠르게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이 작년 초 가장 먼저 이륜 배달대행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달 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이마트24 역시 올초부터 딜리버리히어로와 손잡고 직영점 35곳을 중심으로 라스트마일 배송을 시도하고 있다. 배달업체가 이륜 배송 인프라를 발판 삼아 역으로 유통 시장에 진출한 사례도 생겨났다. 외식 배달 플랫폼업체였던 배달의 민족은 보유한 이륜차를 기반으로 최근 자체 유통사업 'B마트'를 테스트 중이다.

이마트도 메쉬코리아 인수를 통해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면 기존 유통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다.

관건은 이마트 주머니 사정이다. 메쉬코리아 지분 45% 가치는 최대 2500억원까지 거론된다. 이마트가 얼마만큼의 지분을 확보할 지에 따라 조달해야 할 자금 규모가 달라지지만 현재 이마트 유동성 여력은 낮은 편이다.

이마트 작년 3분기 말 기준 연결 현금성자산은 7974억원이다. 4분기에는 부동산 세일스앤리스백으로 9000억원 내외 유동성이 추가로 유입됐다. 연간 약 1조원 내외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1조7000억원, 연간 1조원 내외로 예상되는 CAPEX(자본적지출)을 감안할 때 여력이 별로 없다. 자금을 조달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메쉬코리아에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역시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하지만 현재 재무 상황을 검토해봤을때 2500억원에 이르는 지분 가치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마트가 이 정도 대금을 내고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메쉬코리아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맞다"면서도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