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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상트코리아, 부진 여파에 일본 본사까지 '흔들' 일본 데상트 지난해 순적자 109억 전망…한국 진출 17년만에 역성장 위기

정미형 기자공개 2020-02-11 09:02:3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데상트코리아가 국내 진출 17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 위기에 놓였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한국법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일본 데상트 본사 실적까지 흔들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의류업체 데상트는 최근 지난해 회계연도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데상트는 지난 6일 2019년도(2019년4월~2020년3월) 순이익 예상치를 기존 7억엔(약 76억원) 흑자에서 10억엔(약 109억원) 적자로 수정했다. 매출액 예상치는 동결했다.

데상트의 실적 전망치 수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한차례 실적 전망을 대폭 낮춰 잡았다. 당시 매출액 예상치는 기존 1440억엔(약 1조5656억원)에서 9.2% 줄인 1308억엔(약 1조4214억원)으로 낮췄고 순이익도 53억엔(약 576억원)에서 86.8% 줄인 7억엔으로 수정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지난해 7월부터 한국에서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데상트는 2000년 한국에 진출해 데상트코리아를 세웠다. 100% 일본 데상트 자회사로 16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왔다. 2002년 매출액 207억원에서 2018년 7270억원으로 3400% 넘게 뛰었다. 국내에서 아웃도어 스포츠 의류로 자리 잡으며 롱패딩 등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끈 덕분이다. 현재 국내에서 281개 점포(홈페이지 기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상품 불매운동 시작과 함께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2의 유니클로가 됐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주력 판매 시즌인 겨울에도 기를 펴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세키 슈이치 데상트 사장은 “7~9월 한국 매출이 전년대비 30% 줄었다”며 “상당히 심각한 매출 감소”라고 평가했다.

데상트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은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해 10월~12월에도 일본 불매운동이 지속되고 데상트가 지난 6일 추가로 실적 전망치 하향에 나선 것으로 보아 국내 법인의 역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데상트코리아의 지난해 회계기준은 2019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다.

한국법인 실적이 부진해지자 일본 데상트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데상트는 한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다. 일본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법인인 데상트코리아는 데상트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영업이익의 경우 대부분이 한국에서부터 비롯되고 있어 데상트코리아의 실적 부진은 일본 본사에 고스란히 전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본 데상트는 지난해 18년 만에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부진한 실적에 기말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데상트코리아도 배당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유니클로의 경우 일본 상품 불매운동 여파로 9년 만에 기말 배당을 중단했다. 데상트코리아는 최근 5년간 매년 배당에 나서면 배당금으로 총 765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 배당까지 할 경우 더욱 불매운동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아 무배당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미 데상트코리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과 투자 등 일체를 보류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데상트코리아 매출이 올해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다만 상반기까진 불매운동 여파가 없던 점을 고려하면 적자 전환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상트코리아 관계자는 “내부 지침상 실적이나 적자 전환 등과 관련해 답변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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