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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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행장 내정자, 손태승 체제 영향 미칠까 내부 카드 버리고 외부 인물 선택…컨틴전시플랜까지 고려한 판단

김장환 기자공개 2020-02-12 14:06:4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1일 18: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의 우리은행장 선출 과정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입김은 최소화된 모양새다. 손 회장이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 대신에 권광석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가 우리은행장 내정자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호각을 이뤘던 경쟁자들과 달리 외부로 몸을 옮겨 2년 동안 우리금융을 떠나 있던 인사다.

이로 인해 권 대표의 행장 내정자 선출이 손 회장 체제 유지와 관련해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회장과 행장의 첫 분리 선출을 이룬 상황에서 현 체제 유지에는 아직까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권 행장 내정자 선출은 이에 대한 앞길을 보여주는 일일 수도 있다.

11일 단행한 우리은행장 분리 선출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평이다. 일단 손 회장이 중도 하차할 것이란 관측을 깨고 현 자리를 유지하며 회장과 행장 이원화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의지로 볼 수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6일 간담회를 열고 손 회장 지배구조를 금융당국 중징계 통보가 오기 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의 파생결합상품(DLF) 손실을 두고 기관장 문책경고까지 내리면서 손 회장의 입지는 불안정해졌다. 정작 우리금융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구성된 이사회는 손 회장의 중도하차 대신에 '일단 보류'를 선언했다.

당초 손 회장 체제 유지가 확실하다면 권 행장이 아닌 다른 인물을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뽑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경영체제 이원화 시도는 회장은 지주를 맡아 우리금융의 '대외적 역할'에 힘을 쏟고, 은행장은 전체 사업에서 90% 넘는 비중인 본연의 은행업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판단에 기초한다. 이를 감안하면 손 회장과 합이 잘 맞는 내부 인사를 행장으로 선임하는 게 보다 그럴듯한 그림이다.

권 행장 내정자와 마지막 순간까지 경쟁했던 3명의 행장 후보군 중에서는 김정기 집행부행장이 이에 보다 가까운 인사로 여겨졌다. 기본적으로 권 대표는 떠났던 사람이다. 2017년 2월 우리PE 대표를 맡은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새마을금고로 몸을 옮겼다. 2018년 3월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오른 박차훈 회장이 50조원 자산 운용을 맡을 신용·공제 부문 '카운터파트너'로 권 대표를 추천했기 때문이다. 반면 김 집행부행장은 우리은행에서 근무하며 손 회장을 오랜 기간 보필해온 인사다.

일각에선 손 회장과 다소 결이 맞지 않아 보이는 권 대표를 행장 내정자에 선출하자 이사회가 현 체제가 깨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말도 있다. 최악의 경우 회장 유고 상황에서 직무대행 체제를 통해 우리금융 경영을 끌어가야 하는 상태였다. 이사회가 지난해 말 수립한 컨틴전시 플랜에 따르면 최동수 우리금융지주 경영지원본부 부사장이 대행을 맡는다.

이런 가운데 경영 공백이 길어지면 우리금융은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부사장 대행 체제 하에서 회장을 새롭게 뽑는 것은 여러 모로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회장 선출 절차가 외풍에 보다 취약해질 우려도 보다 커진다. 우리금융이 권 행장 내정자 선출을 서둘러 단행한 것도 결국 이 같은 상황이 갑작스럽게 불거지는 걸 피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엿보인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어떤 경우든 모든 판단 결과를 금융당국이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 통보를 해온 시점 후에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손 회장의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결론을 내리면 행정소송으로 징계 효력을 정지시키는 수를 꺼내들어야 한다. 반대 경우에는 손 회장이 사퇴하고 서둘러 신임 회장 선출 절차에 나서야 한다. 이 상황에 이르게 되면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차기 회장이 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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