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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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先소액금융 後은행업 ‘미얀마 단계별 진출’ [미얀마 은행업 3차 개방] ⑦현지 2개 MFI 집중육성, 목표 ROE 상향조정… 현지 금융업 발전 속도 모니터링

진현우 기자공개 2020-02-17 14:19:12

[편집자주]

국내 시중은행들의 마지막 신남방 격전지로 미얀마가 부상하고 있다. 미얀마는 2014년과 2016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은행업 문호를 개방한다. 특히 법인 설립과 리테일 금융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면서 국가별 경쟁양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저금리·저수익·저성장 ‘3低’ 시대에 봉착한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남방 진출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0: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들은 2010년대만 하더라도 해외 진출 자체에 무게중심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렸다. 당장 가시적인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 성장가능성에 조금 더 공격적인 베팅을 한 셈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최근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실제 자본투입량 대비 수익 창출가능성도 글로벌 의사결정을 내릴 때 주요 판단 지표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미얀마가 은행업 개방 공고문을 낸 건 작년 11월 7일이다. 아직까진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낮은 터라 제1금융권보단 소액금융업(MDI·MFI)이 발전한 나라였지만, 한국·태국·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은 새로운 '캐시카우’로 각광받는 미얀마에 앞다퉈 진출의사를 타진했다. 제도권 금융소비자가 전체 인구의 약 10% 정도에 불과해 향후 은행업 잠재 성장성이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도 3차 은행업 도전과 현지 진출 로드맵 재구상을 위한 내부협의에 착수했다. 결론은 은행업 진출을 잠시 미뤄두고 소액금융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진출노선을 정리했다.

우리은행의 글로벌 순이익에서 동남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50%대로 꽤 높다. 미국과 유럽 등이 대부분 마진율 높은 수수료 이익 기반의 CIB(기업금융+투자금융) 사업임을 감안하면 리테일 중심의 신남방 국가에서 현지 로컬 금융기관과 경쟁해 얻은 우리은행의 성적표는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고민 끝에 내린 우리은행의 결론은 미얀마 금융시스템이 조금 더 발전단계에 진입한 뒤 진출을 모색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미얀마는 외국계 은행에 이자율 16% 상한으로 담보물 없는 여신을 허용하며 법 개정을 통해 개방의 폭과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1차·2차 인허가 때 진출한 13개 외국계은행 모두 아직까진 지점 한 개로 자국 기업금융 중심의 제한적인 영업을 펼쳐 온 건 사실이다. 물론 2018년 말부터 로컬기업 여신도 가능해졌지만 현지 로컬은행과의 정면 대결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은행·카드, 2개 MFI ‘투트랙 전략’… 시간차 둔 단계별 진출 시사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각각 우리파이낸스미얀마와 투투마이크로파이낸스를 통해 서민금융에 초점을 맞춘 시장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미얀마 소액대출 수요는 약 1.2조원대로 추정된다. 더욱이 공급량이 수요 대비 30% 수준에 머물러 있고 '돈을 빌리면 꼭 갚는' 불교문화 영향으로 연체율이 낮아 MFI 시장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각 국의 금융기관들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소액대출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지분비율 관련 규제나 영업 제한규정도 없어 은행업에 비해 진입장벽도 비교적 낮다.

우리은행은 미얀마 MFI 법인의 자기자본수익률(ROE) 목표치를 예년보다 상향 조정했다.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제일 중요한 건 단연 연체율 관리다. 일정한 담보물과 개인 신용등급이 없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자체적인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현지에 맞게끔 보완해나가는 작업과 함께 차주의 경제상황을 근거리에서 살펴보고 관리하는 밀착마크도 필요하다.

지속적인 거래관계 유지로 신뢰도가 향상되면 대출한도를 조금씩 상향 조정해주는 방향으로 여신규모를 늘려가겠다는 게 우리은행의 계획으로 전해진다. 자산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잡겠다는 포석이다. 미얀마 소액금융법에 따르면 MFI 사업자는 금융포용과 빈곤완화라는 설립취지에 맞게끔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지역을 세분화해 각자 사업영역에 특화된 곳을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30개 지점을 갖고 있는 우리파이낸스는 주로 소액대출에, 20개 지점을 보유한 투투마이크로파이낸스는 소액대출과 할부금융을 병행하고 있다. 우리파이낸스는 매년 자산성장과 함께 연평균 약 6~8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우리카드의 자회사 투투마이크로파이낸스도 2016년 설립된 후 갖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작년 9월 기준 1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작년 4월 약 11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확충에 힘을 실어줬다. 투투마이크로파이낸스는 미얀마 북부에 위치한 만달레이를 거점으로 2017년엔 남부 바고까지 영업망을 차차 넓히며 사업이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금융업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투트랙으로 시장공략에 나서 확보한 MFI 고객들은 추후 은행업에 진출했을 때 리테일 비즈니스의 근간이 될 수 있다”며 “4대 시중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불참한 우리은행은 미얀마 금융시스템이 조금 더 성숙단계에 이르렀을 때 추가 라이선스 개방에 발맞춰 진입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사례 회자, 차주 상환능력 감안한 심사툴 마련 중요

우리은행이 당분간 미얀마 소액금융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면서 캄보디아에 보유한 우리WB파이낸스(MDI)와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MFI)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은행은 2014년 여신전문회사 말리스(Malis)를 인수해 캄보디아에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는 2018년 순이익 기준 시장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MFI와 별도로 여·수신이 모두 가능한 MDI 한 곳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2018년 비전펀드 캄보디아를 인수한 우리은행은 WB파이낸스로 상호명을 변경해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WB파이낸스는 7개 기업으로 구성된 MDI 시장에선 아직 자산 규모가 뒤떨어지지만 2017년 1.7%였던 NPL비율을 해마다 개선하며 내실 다지기를 통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경제 발전단계와 국민성향, 문화가 비슷한 캄보디아와 미얀마의 MFI 운영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며 신남방 시장공략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특히 갈수록 소액금융업 시장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만큼 다양한 상품개발과 더불어 차주의 상환능력을 추정할 수 있는 자체적인 심사시스템 마련이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캄보디아와 미얀마는 아직 은행업보단 소액금융업 발전 속도가 크다는 게 국내 시중은행 글로벌 담당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예금을 받아서 대출을 주선하는 은행 본연의 사업구조를 생각해 보면 미얀마는 아직 국민소득이 1000달러 정도에 머물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겐 은행에 예금을 맡길 돈은 커녕 재테크를 위한 각종 금융상품 가입 필요성도 느끼지 못할 수밖에 없다.

은행 계좌보유율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도 은행을 이용하려는 니즈가 아직까진 낮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우리은행이 은행업보다 MFI에 집중하겠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올해부터 우리은행의 글로벌금융그룹은 황규순 상무가 총괄한다. 글로벌금융그룹은 △글로벌전략부 △글로벌영업추진부 △글로벌업무지원부를 산하 조직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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