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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맨파워분석 2020]돌아온 흰머리 과학자들…해외파 1세대 '펩스'①친목모임에서 시작해 신약개발 교육프로그램 조직화…해외 경험 전수하는 선순환 구조

서은내 기자공개 2020-02-24 08:10:09

[편집자주]

신약개발업계 만큼 인재들이 모인 곳도 드물다. 특정 범주를 구분하기 어려울만큼 여러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다. 생물, 화학, 유전공학, 약학, 의학, 통계, IT, 농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맥들이 자리잡고 있다. 더벨은 2019년에 이어 신약개발 키맨들을 살펴보고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제약 바이오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한걸음 뒤쳐져 있다. 해외의 경험과 해외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해외에서 제약 산업계를 경험 후 국내로 돌아와 한국 신약개발계의 한 축을 형성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신약개발 생태계의 '현재'만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청사진을 그린다.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에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기초를 닦는 셈이다.

주인공은 '펩스'란 이름의 생소한 단체다. 펩스(FEBPS)는 'Foreign Experienced Korean Biotech/Pharmaceutical Societies'의 약자다. 친목 모임으로 시작해 2011년 조직화했다. 구성원은 대부분 외국에서 제약 산업체에 소속했다가 귀국해 산업계에 자리했다. 현업에서 개발과 창업을 이어가며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후배 양성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 제약계는 제네릭에서 신약개발로 완전한 태세 전환을 이뤘다. 그 과정에서 해외파 인력들의 숨은 역할이 있었다. 이들은 초기 신약개발 전파자였던 셈이다.

펩스의 초대 회장을 지낸 장종환 박사는 "15년 전 고국으로 돌아온 당시 국내 제약사들은 모두 제네릭에 집중하는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신약개발에 목숨을 걸고 매진하고 있다"며 "해외파 신약개발자들이 귀국해 좀더 조직화 된 형태로 산업의 발전에 기여해보자는 게 펩스의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펩스 멤버들은 주요 제약사에서 연구개발을 리딩하고 있으며 신약개발의 중요한 한 축을 이뤘다. 총 100여명 남짓되며 그들 중 절반 이상은 미국에서 생활하며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에 소속됐던 이들이다. 매년 펩스는 11월~12월 서울에서 정기 컨퍼런스를 연다. 산업 발전에 필요한 조언을 전할 해외 연사를 초청한다.
펩스는 매년 가을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사진은 2017년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 주최한 항암심포지엄에 참석한 한국 1세대 신약개발자들의 모습이다. 왼쪽부터 장종환 박사,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 이성숙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합성신약본부장,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 배진건 배진사이언스 대표,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 순.
펩스 주요 멤버로는 장종환 박사 외에도 박영환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 단장, 배진건 배진사이언스 대표(전 JW중외제약 연구총괄), 김성곤 종근당 효종연구소장,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 윤태영 동아에스티 수석부사장, 송정식 연세대의대 교수(현 FEBPS 회장), 신헌우 애스톤사이언스 부사장(전 한국MSD BD 및 라이선스 담당 상무), 최순규 하나제약 연구개발본부장(전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 장은현 스타셋인베스트먼트 대표, 한용해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사장(전 CJ헬스케어 이노베이션센터장) 등이 있다.

장 박사는 미국에서 15년간 학계, 그 후 15년은 제약산업에 몸담았다. 듀폰파마슈티컬스, BMS에서 일하다 귀국해서 녹십자 부사장, 오송첨복단지 신약개발센터장을 거쳤으며 현재는 메티메디제약을 창업했다. 그는 미국 제약계를 경험하며 "한국에 돌아오면서 목표로 삼았던 것이 세 가지 있었다"며 "뛰어난 한인 과학자들을 다학제적 관점이 필요한 '신약개발'이란 사업적 목표로 연결짓는 것, 한국 제약업의 글로벌화, 열성있는 젊은 과학자들을 북돋워줄 환경 조성을 꿈꿨다"고 회상했다.

최근 펩스는 '다음세대'에 방점을 찍었다. 야심차게 후배 양성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그동안 이같은 조직화된 양성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산업계에서 신약개발에 몸담고 있는 젊은 과학자들을 멘토링하는 과정을 만들고 있다. 가칭은 '멘토 부트 캠프'(Mento Boot Camp)다. 오는 5월 첫 행사를 열고 후속 행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장 박사는 "참가비 없이 행사 비용은 멘토들 자비로 스폰서할 것"이라며 "젊은이들을 끌어주고 글로벌 산업계의 네트워크도 만들어주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또 "미국 제약사들이 제공하는 드루 유니버시티 프로그램(Drew University Residential School on Medicinal Chemisty)를 모델로 신약개발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다룰 것"이라며 "신약 후보물질의 타겟을 찾는 방법과 중요성을 비롯해 개발의 전 과정을 폭 넓게 가르쳐주는 실속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드루 유니버시티의 프로그램은 미국 제약사에 합류한 젊은 과학자들이 2주일간 숙식하며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멘토 부트 캠프는 2박3일 프로그램으로 짜고 있으며 우선은 케미스트리(케미컬의약품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펩스 멤버 위주로 멘토단을 꾸리고 멘티들은 산업체 소속을 대상으로 한다. 이후 멘토 멘티 매칭을 통해 개발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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