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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의 초과수익]'영업이익만 1.2조', 돈 버는 방법은②면세점 등 임대사업 매출 비중 최대…"복합 기능 및 부대사업 많기 때문"

유수진 기자공개 2020-02-24 09:48:39

[편집자주]

항공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항공사 영업적자 규모는 대략 5000억원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적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항공 연관 산업은 항공사의 부진에도 불구 호황을 지속한다. 지상조업 업체, 케이터링 업체, 공항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본 산업이 수렁에 빠지고 있는데 연관 산업은 호황이 계속되는 기이한 항공산업 구조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특히 조단위 흑자를 내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수익구조를 내밀하게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항공산업 시스템의 문제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조537억원→1조3081억원→1조4641억원→1조2987억원.’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공사)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의 영업이익 추이다. 아직 발표되진 않았으나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 업황 악화로 수백~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국내 항공사들과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인천공항공사는 2004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래 15년 연속 흑자행진 중이다. 2015년엔 영업이익 ‘1조 클럽’에도 가입했다. 이후 항공 업황과 관계없이 매년 1조 이상의 이익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처럼 항공업계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인천공항공사는 어떻게 이 같이 안정적으로 돈을 벌고 있는 걸까.


◇운항지원·여객터미널 운영 등 다섯 가지 사업 영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운항지원 △여객터미널 운영 △화물터미널 운영 △공항주변 개발 △해외공항 개발 등 총 다섯 가지다. 이 중 앞의 세 가지는 공항운영, 나머지 두 개는 공항개발과 관련된 사업이다. 공항운영은 공항의 기능을 운항과 여객, 화물 등으로 나눠 각각의 사업부문을 갖췄다. 개발사업은 지역으로 분리해 인천공항주변개발과 해외공항개발 등 두 종류다.

항공사 및 항공 이용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건 운항지원과 여객터미널 운영사업이다. 우선 운항지원은 항공사들이 원활하게 비행기를 띄우고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이착륙시와 정류시, 수하물시설이나 탑승교 등 공항 장비 이용시 인천공항공사에 각각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그냥 가만히 비행기를 세워두더라도 주기료가 붙는다. 즉, 운항지원을 통해 얻는 수익은 온전히 항공사들 주머니에서 나온다. 인천공항공사는 항공기가 많이 오가면 오갈수록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여객터미널 운영사업은 비행기 탑승구가 있는 여객터미널 지역 내 상업시설 공간을 임대해주는 것이다. 입출국시 여객터미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면세점이나 식음료코너, 은행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각 사업자들은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를 지불하고 항공여행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밖에 화물터미널 운영사업은 화물터미널 지역 내 터미널과 창고, 주차 공간 등을 개발하거나 임대하는 사업이다. 공항주변 개발사업은 호텔과 업무·상업시설 등 공항 지원 시설과 복합위락시설을 개발한다. 마지막으로 해외공항사업은 인천공항 건설 및 운영노하우를 활용해 해외공항에 컨설팅 해주거나 지분투자를 하는 사업이다.


◇매출 77%, 시설 임대로 확보…운항지원 매년 '적자'

다섯 가지 사업부문 중 매출 비중은 여객터미널 운영사업이 가장 크다. 2018년 기준 여객터미널 운영사업의 매출은 2조1654억원으로 전체(조정 제외)의 76.75%를 차지한다. 이어 운항지원 4162억원(14.75%), 공항주변 개발 1939억원(6.87%), 화물터미널 운영 278억원(0.99%), 해외공항 181억원(0.64%) 순이다.

2017년 매출로 계산해봐도 수치상의 차이는 있으나 비중 순위가 뒤바뀌진 않는다. 2017년엔 여객터미널 운영(76.78%), 운항지원(15.28%), 공항주변 개발(6.61%), 화물터미널 운영(1.15%), 해외공항(0.18%) 순이었다. 매출 규모를 보더라도 여객터미널 운영과 운항지원이 인천공항공사의 주력 사업이라는 사실이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다르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여객터미널 운영이 부동의 1위를 지키는 반면 운항지원은 매년 적자를 내며 오히려 이익을 까먹고 있다. 특히 2018년엔 제2여객터미널 오픈에 따른 외주용역비 및 감가상각비 등 매출원가 증가로 적자폭이 전년보다 1000억 이상 확대됐다.

당기순손익도 마찬가지다. 운항지원은 2018년을 제외하곤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여객터미널 운영은 매년 수천억~1조원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볼 때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이익을 남기는 건 여객터미널 내 임대사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항공 관련 사업이 아닌 비항공 사업에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건 그동안 국정감사 등에서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수익 구조가 공항이용료 등 본업보다 부업인 면세점 임대수익, 주차장 사용료 등에 치중돼 있다는 건 인천국제공항이 본래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단 의미라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항공수익과 비항공수익간 비중은 공항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공항의 규모와 사업의 종류, 인근 환경 등 각각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처럼 규모가 크고 부대사업이 많은 공항일수록 항공수익보다 비항공수익이 많은 게 일반적이란 의미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주로 공항이 잘 발달하고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록 비항공수익이 많고, 복합 기능 없이 비행기만 뜨고 내리는 한적한 지방공항일 수록 항공수익이 더 많다"며 “인천공항은 세계적으로 가장 면세사업이 잘 되는 공항 중 하나인 만큼 항공수익보다 비항공수익이 더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항공수익 역시 항공사와 항공기이용객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막대한 이익이 공항공사 뿐 아니라 공항 연관 산업으로 재투자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힘을 받는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민영화 말도 있었는데, 항공사 때문에 돈을 벌면서 항공사 어려움을 나몰라라 하는 것은 시스템의 문제"라며 "공항자본의 배분 문제에 대해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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